제주도 이야기 260

제주도 5박 6일 에필로그(하나를 내려 놓으니,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2019년의 첫 여행지로 제주도를 선택하게 된 것은 아마도 3년전 처음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던, 35년만의 폭설과 함께 했던, 2016년 1월의 추억을 찾아 떠난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재 작년까지 올레길을 두번 완주한 이후에는, 더 이상 올레길 완주에 집착하지 않겠노라 마음 먹은 이래로, 작년 10월 부터는 올레길과 상관없이 발길 닿는대로 가고 싶은대로 제주를 즐기고 있다. 올레길에 대한 지나친 눈먼 사랑을 내려 놓으니, 올레길 주변에 있었지만, 관심없이 스쳐지나갔었던....... 예를 들자면, 올레7코스에 있는 외돌개 왼쪽에 있는 황우지해안의 12동굴과 흡사 서귀포항의 새연교와 문섬을 바라보고 있는, 뭔가 할말이 있어 보이는 듯한 남자의 옆 얼굴이 선녀탕 뒤의 바위에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월에 ..

제주도 이야기 2019.01.20

차귀도의 겨울 해넘이와 지난 가을의 향수

2019년 첫 여행인 제주여행의 마침표는 차귀도 해넘이로 하기로 했다. 수월봉과 차귀오름 끄트머리 용수포구가 시작되는 팔각정앞의 해녀상에서 시작해서 차귀오름으로 다가가는 올레길을 두고 저울질하다가, 용수포구로 네비를 맞추고 중산간도로를 시원하게 내 달렸다. 지난 가을 친구와 함께 칮았던 올레12코스의 백미인 수월봉에서 용수포구에 이르는 해안도로에서 바라보던 신비의 섬 차귀도는 하늘이 바다인지 바다가 하늘인지 분간이 안되는, 그저 세상을 단 두가지 색깔인 짙은 코발트색과 조금 덜 짙은 코발트색으로 칠해 놓은 캔퍼스 위의 점들이 눈의 방향에 따라서 대여섯개로 보이다가 서너개로 보이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가을 억새가 운치있게 바다 건너서 차귀오름을 흠모하면서, 동시에 차귀도를 사모하고 있었다. 이제는 해를 ..

제주도 이야기 2019.01.07

한라산의 겨울 풍경

지난 연말의 폭설로 영산(靈山) 한라산은 눈으로 덮여 한층 더 신비스러운 자태를 뽑내고 있었다. 제주도의 중심에 우뚝 솟아있는 한라산은 어리목, 영실, 성판악, 관음사, 그리고 동백길의 종점인 돈내코등 다섯개의 등산로가 갖춰진 대한민국 남단 최고의 명산임에 이의가 없는 사계절이 아름다운, 일찌기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세계속의 명산이 된지 오래된 우리의 자랑이자 우리가 잘 보존해서 후세에 물려주어야할 우리의 자존심인 자연유산이다. 1981년 여름 방학때 선배들과 처음 제주를 찾아 올랐었던, 추억이 가득담긴 어리목으로 향했다. 돈내코 코스가 서귀포를 내려다보는 등산로라면, 어리목은 제주도의 북서쪽을 내려다보는 등산로쯤 되지않나 싶다. 물론, 정상의 백록담 분화구를 내려다 볼수있는 성판악..

제주도 이야기 2019.01.07

우도의 겨울바다, 그리고 봄의 전령사 유채꽃

성산항에서 우도로 출발하는 여객선은 매 정시에 출발하여 하우목동항으로 입항하고, 또한 매 30분에 출발하여 동천진동항 으로 입항한다. 성산일출봉 해돋이를 마치고, 9시 30분에 출발한 동천진동항행 여객선이 9시 50분경 우도의 관문을 지난다. 세상이 참 다양해지고, 음식문화도 많이 변해가고 있다. 매운음식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매콤한 빨간문어해물라면과 매운음식을 싫어하는 고객들을 위한 담백한 하얀문어해물라면이 있어, 매운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당연히 하얀문어해물라면을 주문해서 맛있게 먹고, 세찬 바닷바람을 친구삼아 동천진동항 에서 부터 해안도로를 따라 우도일주를 시작했다. 동천진동항에서 바라본 본섬 제주도, 구름띠를 두른 한라산이 하늘과 맞닿아 황홀경 속의 신비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모래가 없는..

제주도 이야기 2019.01.06

성산일출봉

꽁꽁 싸매고 오르는 성산일출봉 겨울은 춥지도 덥지도 않아 좋았다. 새벽 다섯시를 막 넘기고 출발한 서귀포에서, 신호동의 도움 까지 받으면서 60여 km의 여정을 쉽사리 마무리하고 성산일출봉에서 제일 가까운, 매표소앞에 주차를 했다. 7시가 다된 시간이었지만, 동지가 지난지 보름 남짓한 겨울 성산은 아직 여명이 시작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매표소 직원이 출근전이라, 무료로 성산일출봉 입구를 지나 잘 만들어 놓은 산책로를 따라 30여분을 쉬지않고 걸어 거칠어진 숨소리를 고르며, 정상에 올랐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어느새 해돋이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일출봉 건너 동쪽 하늘을 응시하고 있었다. 일출시간이 다 되어 동쪽 하늘이 조금 붉어지는듯 싶더니, 탐방객들의 출석만 확인하듯, 못내 짙은 구름속으로 태양이 ..

제주도 이야기 2019.01.06

제주 동백(冬柏)

집안 거실의 동백에서 부터 시작된 동백꽃은 서해 춘장대해수욕장 부근의 동백정, 부산의 동백섬, 여수의 오동도, 그리고 요즈음 동백의 대명사로 거듭나고 있는 제주의 동백이 나를 기다린다. 그래서, 제주도 서귀포의 남원을 중심으로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동백농원중 위미리에 있는 위미동백군락지에서 만개한 동백꽃을 만났다. 동백은 한자로 '冬柏'이라 표기하는데, 중국에서는 해홍화(海紅花)라고 부른다 하니, 동백이란 이름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고 있지않나 싶다. 그래서, 동백은 겨울에 꽃이 핀다 하여 동백(冬柏)이란 이름을 누군가가 이름지어 부르기 시작했나보다. 고로, 동백을 겨울의 여왕이라 부르는 것도 낯설거나 이상하지 않으리라 생각해본다. 동백이 유명한, 여수 오동도에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오래전에 이섬에 ..

제주도 이야기 2019.01.05

외돌개(孤立岩)

외돌개는 제주 서귀포에서는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명승지중의 명승지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래서 그랬는지, 제주 올레길 7코스를 지나는 누구나가 이구동성으로 다시 걷고 싶은 멋진 올레길로도 잘 알려져 있다. 외돌개의 높이는 20여 미터에 달하고, 폭은 7~10 미터로 화산이 폭발하여 분출된 용암지대에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돌기둥으로 수직의 해식절벽이 발달한 주변 해안과 해식동굴이 함께 어우러져 특이한 해안 절경을 연출하는 서귀포 뿐만아니라 제주를 대표하는 명승지의 하나다.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할머니가 돌로 굳어 외돌개가 되었다는 할망바위 전설이 있음은 익히 잘 알려진 전설로 기억되고 있다. 올레길 7코스를 통해 외돌개를 내려가면서 만나는 카페는 첫 올레때 부터 ..

제주도 이야기 2019.01.05

사려니숲길에서 겨울비와 노루와 하나되다

그간 세번의 사려니숲길 트레킹 도중 봄과 가을에 비를 두번 만났었고, 오늘 까지 3번째 겨울비를 또 만났다. 물론, 비가 올때 걷기 좋은 길이란 생각에 비 올때만 골라 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사려니숲길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어도 걷기에 그만인 길이란 생각이다. 비려니숲길이 되어버린 사려니의 어원은 오름의 정상에 이루어진 분화구가 북동쪽으로 비스듬하게 트여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추측되고 있으며, 옛 지도의 또 다른 표기에는 사련악이라고도 되어있다. 제주시 봉개동의 비자림로에서 시작되는 사려니 숲길은 삼나무숲이 우거진 1112번 지방도 초입에 위치하고 있으며, 또 다른 사려니숲길 입구인 붉은오름의 사려니숲길은 삼나무 산책로가 오밀조밀 자리잡아, 심심찮게 웨딩촬영을 목격하게된다. 참나무, ..

제주도 이야기 2019.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