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182

엄마찾는 아기 오리 오형제

오리병아리 오형제가 어느덧 아기 오리가 되었습니다. 잠시 엄마 오리가 시야에서 멀어지자 아기 오리 오형제는 어쩔 줄 몰라하면서, 밥도 못 먹고 엄마가 지나간 시내 가운데서 우왕좌왕합니다. 그 시간에 엄마오리는 아기 오리들을 떠나보내려고 수로 위에서 어린 오형제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습니다.쇠백로가 아기 오리 가까이 날아오고, 아기 오리들은 얼음이 되어 경계를 합니다. 엄마 오리가 순식간에 뛰어내려 아기 오리들 곁으로 다가가고, 그제야 아기 오리들은 맘 놓고 활기를 찾습니다. 병아리 티를 벗은 아기 오리들은 독립해도 될 듯 하지만,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으니,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해합니다. 하기야, 반백년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늘 어머니가 그리워 가슴 한가운데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입장에서 아기 오..

나의 생각 2024.06.08

물까치의 끝없는 자식 사랑

아기 물까치가 배고플까 쉴 새 없이 먹이를 나르고 보살피는 엄마 물까치를 보면서 많은 걸 배웁니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니 불감훼손이 효의 근본이라 외치면서, 화살에 박힌 자신의 눈을 씹어먹었다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조조 휘하의 장군 하후돈을 떠오르게 하는(엄마 물까치가 배변 활동이 익숙지 않은 아기의 배변을 직접 입으로 빼내어 순식간에 삼켜버리는) 장면이 가슴을 찡하게 만듭니다.

나의 생각 2024.06.01

해돋이를 보는 나의 단상

봄이 쉬이 오는 것을 시샘하는 동장군이 간밤에 산골짜기에 흩뿌려 놓은 눈을 녹이려, 따스한 아침해가 봄을 거느리고 거침없이 산등성이를 넘어 산골짜기 구석구석 깊은 곳까지 햇살을 보내 차가운 눈을 시나브로 녹이기 시작합니다. 근심 걱정이 먹구름처럼 몰려와 마음속에 한기 가득한 눈을 품고 밤새 녹이다 눈을 뜨면, 또 그렇게 종일 근심 걱정이 먹구름처럼 몰려와 또다시 마음속에 한기 가득한 눈을 품고 잠이 들겠지요! 얼마나 세월을 지내야 근심 걱정 없이 따스한 마음으로 편한 쉼을 할 수 있을까요? 오늘도 어제와 같은 물음에 아무런 답도 얻지 못한 채로, 봄을 데려오는 해돋이를 맞이하며, 언젠가는 마음속에 쌓이는 근심걱정을 잠들기 전에 모두 녹여줄 따스한 봄이 내 마음에도 시나브로 찾아오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나의 생각 2024.03.03

갑진년(甲辰年) 새해 설날 아침에 붙임

진정한 새해인 오늘, 갑진년(甲辰年)은 육십 간지 중 41번째 해로, '푸른 용의 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육십 간지의 근간이 되는 십간십이지는 동양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 바, 월력을 음력이라 칭하여 사용해 왔는데, 우리는 통상 양력 1월 1일이 새해인 것은 맞지만, 지난 양력 1월 1일에도 청용의 해가 밝았다 하고 갑진년을 주제로 덕담을 나눴는데, 서양력을 기준으로 육십 간지를 적용하는 것은 왠지 난센스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으로는 그때(1월 1일) 까지도 계묘년(癸卯年)이었던바, 진정한 갑진년 새해는 1월 1일이 아닌 바로 설날인 오늘 2월 10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철 지난 얘기일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이중과세를 하지 말자는 주장은, 육십 간지를 양력 음력 각각 적용..

나의 생각 2024.02.10

두물머리의 해돋이를 보면서 마음속에 송구영신(送舊迎新)을 아로 새겨봅니다.

여명이 밝아오는 두물머리에는 제 세상을 만난 오리들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부지런히 새벽을 엽니다.부지불식간에 산 너머로부터 해돋이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어느덧 검은 토끼가 우리의 품을 떠날 채비에 몸단장이 한창입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하고, 다사다단(多事多端)했고, 다사다망(多事多忙)했던 계묘년(癸卯年)은 잘 보내주고, 萬事亨通(만사형통)하고, 萬事如意(만사여의)하며, 無事太平(무사태평)하고, 無思無慮(무사무려)해서 安過太平(안과태평)하기를 학수고대하는 갑진년(甲辰年)을 반갑게 맞이할 계묘년의 마지막 아침이 밝아옵니다. 곧 우리의 품에 안길 푸른 용의 희망을 온전히 품을 채비에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나의 생각 2024.02.09

울릉도와 제주도의 새해 아침은 어땠을까요?

울릉도 도동소공원의 아침은 마치 청용이 바다에서 튀어나와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구름의 모습으로 신비롭기 조차했습니다.그런가 하면, 제주도 한라산 윗세오름에도 청용이 승천하는 듯한 구름이 노을이 되어, 비록 해돋이는 볼 수 없었지만, 청용의 새해 아침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리고, 종일 구름에 갇혀 청용이 승천한 후의 허탈한 세상을 잘 표현해 주었지요. 차라리 청용이라도 승천했더라면, 여의주라도 내려줄까 기대라도 하고 살 텐데, 용인줄 알았는데, 이무기 만도 못한 음흉한 도마뱀이 계속 꼬리를 자르면서 세상을 농락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현실이 암울하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역사는 결국 정의가 승리한다는 교훈을 변치 않는 믿음으로 보여주고 있기에, 절망보다는 희망을, 분노보다는 냉철함을, 불의에..

나의 생각 2024.01.01

2024 새해가 밝았습니다

대망의 새해! 희망찬 새해! 찬란한 새해! 2024년 새해가 찬연하게 밝았습니다. 대망의 새해, 희망찬 새해, 찬란한 새해라는 힘차고 기운 나는 구호를 억지로 갖다 붙이고 싶지 않은 폭풍 전야같이 두렵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차분하게 새해 아침을 맞습니다.진정한 새해는, 마음속의 새해는 아직도 멀기만 합니다.하루하루가 상상할 수 없이 두꺼운 어둠의 장막으로 가려지고 있는 듯싶은 암울한 세상의 장막을 하나씩 하나씩 걷어내는 것이 결코 쉬워 보이지가 않습니다.더 많은 산적한 숙제를 끌어안고 시작하는 청용의 새해가 나그네의 마음을, 나그네의 간을 점점 더 쪼그라들게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새해를 맞기까지 굳건한 마음으로 건강하고 무탈하게 조금 더 단단해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봅니다. 사랑하는 ..

나의 생각 2024.01.01

미리보는 송년 해넘이

어느덧 2023년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도 저물고 있습니다. 해마다 해넘이는 직접 보면서 지난해를 뒤돌아보곤 했는데, 금년은 남은 이틀이 전국적으로 비와 눈이 예보되어 있어, 이틀 당겨서 해넘이를 봅니다. 세상이 좋아져서, 마음만 먹는다면 장소 불문하고 실시간 cctv를 통해 해돋이를 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날로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서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 갈수록 살아내는 것이 버겁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기에도 빠듯했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그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은 보통사람의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아닌가 싶습니다. 부디 좋은 기억만 가슴에 담고, 힘들었던 기억들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해넘이와 함께 넘깁니다.

나의 생각 2023.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