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188

어렵사리 본 정월대보름달

2025. 02. 12.새벽부터 내리던 눈은 한낮이 다 되어 그치고, 진눈깨비가 내리더니, 오후 늦게 산책을 나서 눈 덮인 천변길을 걸으면서 혹시 달이 뜰까 연신 어두컴컴한 하늘을 바라본다.그렇게, 세 시간 여 탄천 오리교 지나 징검다리를 건너갔던 길을 되돌아오니, 어느새 어둑어둑 무심하게 정월대보름은 달도 없이 깊어가나 싶은 조바심에 시간시간 하늘을 올려다본다.그러다, 열 시가 가까워올 무렵 졸린 눈을 비비고 베란다 문을 열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둥근 보름달이 휘영청 내려다보고 있다.잃어버렸던 애장 장난감을 찾은 어린아이처럼 함박웃음을 지으며,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30 배율부터 시작해서 100 배율까지 천천히 온 힘을 다해 보름달을 담기 시작한다.마지막 100배 줌으로 담아 본 달이 조금 왼쪽으로 ..

나의 생각 2025.02.13

입춘(동백꽃)

입춘(立春)입니다.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이라더니,오늘부터 한파가 시작된다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입춘대길 건양다경 (立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 입춘은 봄의 시작은 물론이고, 진정한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기에 덕담이 담긴 교훈이 될만할 좋은 글귀 몇 개 나눠봅니다.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 (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부모는 천년을 장수하시고 자식은 만대까지 번영하라. 수여산 부여해 (壽如山 富如海) 산처럼 오래 살고 바다처럼 재물이 쌓여라. 소지황금출 개문백복래 (掃地黃金出 開門百福來) 땅을 쓸면 황금이 생기고 문을 열면 만복이 온다. 거천재 래백복 (去千災 來百福) 온갖 재앙은 가고 모든 복은 오라. 재종춘설소 복축하운흥 (災從春雪消 福逐夏..

나의 생각 2025.02.03

중대백로의 허허실실(虛虛實實)/ 전광석화(電光石火)

2025. 01. 15.차가운 얼음 계곡에 가냘픈 다리를 담그고, 무심한 척 딴전을 피우다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순식간에 물고기를 입에 물고 나오는 중대백로의 허허실실/ 전광석화 사냥기법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사전에 미리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리고자 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변죽을 울린다"는 말과는 달리 "전광석화 (電光石火)"는 부지불식간에 일을 해치우는 경우를 두고 이르는 말인데, 허허실실 딴전을 피우던 중대백로가 전광석화같이 물고기를 낚아채 삼키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또다시 무심하게 앞만 바라보는 모습에서 무방비 상태에서 중대백로의 사냥감이 된 물고기의 신세와도 같았던 작년 12월 3일 밤이 연상됩니다.어쩌면, 중대백로 무리는 그들만의 언어로 알듯 모를 듯 음흉하게 극악무도한..

나의 생각 2025.01.16

왜가리가 사는 방식

2025. 01. 14.지나친 욕심을 부리거나, 별다른 노력도 없이 전부 가지려는 탐욕스러운 사람에게 "털도 안 벗기고 통째로 삼키려 한다"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닙니다.정평천의 왜가리가 쥐를 통째로 삼키려고 긴 시간 가느다란 두 다리를 물속에 단단히 고정하고, 커다란 몸집과 긴 목과 날카롭고 긴 부리를 쉬지 않고 움직이지만, 쉽게 삼키지 못하고 오랜 시간 공을 들입니다.한참 후 다시 만난 왜가리는 쥐를 통째로 삼킨 듯, 목 아래가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습니다.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침이 뚝 떼고 처량하게 외다리로 서서 삼킨 쥐를 소화시키고 있습니다.이것이 왜가리가 사는 방식인가 봅니다.왜가리가 살아가는 모습에서, 하루아침에 모든 걸 한꺼번에 집어삼키려 했던 탐욕스럽고 극악 무도한 세력들이 겹쳐 보이..

나의 생각 2025.01.15

밤 하늘을 날아서

2024. 12. 19.4박 5일간, 꿈만 같았던 제주의 겨울여행은 눈 깜빡할 새 지나가고, 조금이라도 더 제주에 머물고 싶은 제주를 향한 짝사랑이 가능한 늦은 저녁 제주를 이륙해서 제주의 밤을 사정없이 빠르게 날아갑니다.검은 바다 위를 지나자마자 착륙준비를 알리는 차분한 기장의 안내방송이 들려오고, 김포 상공을 몇 차례 선회하며 착륙 기회를 엿보는 듯합니다.그리고, 제주공항을 이륙한 지 50여분 만에 김포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합니다.그간의 항공기 탑승 기록을 살펴보니, 1985년 10 월 26일 생애 처음으로 대한항공 국내선에 탑승한 이래로, 40년 동안, 대한항공 150여 회, 아시아나항공 50여 회, 그 이외 외국 국적기 20여 회, 그리고 국내외 LCC(Low Cost Carrier, 저비용 항공사..

나의 생각 2025.01.07

동짓달, 서귀포항에 떠오른 보름달을 대하는 나의 단상

2024. 12. 15.오랜만에 서귀포항에 왔습니다.보름인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하고,서귀포항의 야경이 그리워 왔는데,무심코 밝은 빛을 따라 하늘을 바라보다 구름에 가려져 마치 반달인 듯이 보이는 보름달을 보았습니다.그런데, 서서히 구름이 벗겨져 가면서 달이 찌그러져 보이기도 합니다.그리고, 한순간 구름이 달 위로 급하게 움직이니, 이번에는 보름달이 위쪽은 구름에 가린 채로 아래쪽만 보입니다.예사롭게만 보아오던 구름에 가린 달이 오늘따라 유독 살얼음 판 위를 조심스럽게 걷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 주려는 듯싶은 간사한 심정이 동짓달에 뜬 보름달조차도 예사롭지 않게 보이니, 큰 일은 참으로 큰 일인가 봅니다.솔잎에 가린 보름달의 모습이 또한 가시방석에 앉아있지 싶은 대한민국 대다수 선량한 국민들의 ..

나의 생각 2024.12.19

엄마찾는 아기 오리 오형제

오리병아리 오형제가 어느덧 아기 오리가 되었습니다. 잠시 엄마 오리가 시야에서 멀어지자 아기 오리 오형제는 어쩔 줄 몰라하면서, 밥도 못 먹고 엄마가 지나간 시내 가운데서 우왕좌왕합니다. 그 시간에 엄마오리는 아기 오리들을 떠나보내려고 수로 위에서 어린 오형제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습니다.쇠백로가 아기 오리 가까이 날아오고, 아기 오리들은 얼음이 되어 경계를 합니다. 엄마 오리가 순식간에 뛰어내려 아기 오리들 곁으로 다가가고, 그제야 아기 오리들은 맘 놓고 활기를 찾습니다. 병아리 티를 벗은 아기 오리들은 독립해도 될 듯 하지만, 엄마가 눈에 보이지 않으니,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해합니다. 하기야, 반백년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늘 어머니가 그리워 가슴 한가운데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입장에서 아기 오..

나의 생각 2024.06.08

물까치의 끝없는 자식 사랑

아기 물까치가 배고플까 쉴 새 없이 먹이를 나르고 보살피는 엄마 물까치를 보면서 많은 걸 배웁니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니 불감훼손이 효의 근본이라 외치면서, 화살에 박힌 자신의 눈을 씹어먹었다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조조 휘하의 장군 하후돈을 떠오르게 하는(엄마 물까치가 배변 활동이 익숙지 않은 아기의 배변을 직접 입으로 빼내어 순식간에 삼켜버리는) 장면이 가슴을 찡하게 만듭니다.

나의 생각 2024.06.01

해돋이를 보는 나의 단상

봄이 쉬이 오는 것을 시샘하는 동장군이 간밤에 산골짜기에 흩뿌려 놓은 눈을 녹이려, 따스한 아침해가 봄을 거느리고 거침없이 산등성이를 넘어 산골짜기 구석구석 깊은 곳까지 햇살을 보내 차가운 눈을 시나브로 녹이기 시작합니다. 근심 걱정이 먹구름처럼 몰려와 마음속에 한기 가득한 눈을 품고 밤새 녹이다 눈을 뜨면, 또 그렇게 종일 근심 걱정이 먹구름처럼 몰려와 또다시 마음속에 한기 가득한 눈을 품고 잠이 들겠지요! 얼마나 세월을 지내야 근심 걱정 없이 따스한 마음으로 편한 쉼을 할 수 있을까요? 오늘도 어제와 같은 물음에 아무런 답도 얻지 못한 채로, 봄을 데려오는 해돋이를 맞이하며, 언젠가는 마음속에 쌓이는 근심걱정을 잠들기 전에 모두 녹여줄 따스한 봄이 내 마음에도 시나브로 찾아오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나의 생각 2024.03.03

갑진년(甲辰年) 새해 설날 아침에 붙임

진정한 새해인 오늘, 갑진년(甲辰年)은 육십 간지 중 41번째 해로, '푸른 용의 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육십 간지의 근간이 되는 십간십이지는 동양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 바, 월력을 음력이라 칭하여 사용해 왔는데, 우리는 통상 양력 1월 1일이 새해인 것은 맞지만, 지난 양력 1월 1일에도 청용의 해가 밝았다 하고 갑진년을 주제로 덕담을 나눴는데, 서양력을 기준으로 육십 간지를 적용하는 것은 왠지 난센스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으로는 그때(1월 1일) 까지도 계묘년(癸卯年)이었던바, 진정한 갑진년 새해는 1월 1일이 아닌 바로 설날인 오늘 2월 10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철 지난 얘기일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이중과세를 하지 말자는 주장은, 육십 간지를 양력 음력 각각 적용..

나의 생각 2024.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