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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하늘에 새긴 초가을의 축복

​지난 6월, 초여름 빛으로 가득했던 경복궁 나들이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서울 길에 올랐습니다.​청담동에서 지인 자녀의 아름다운 출발을 축하하고 돌아오는 길, 한남동 육교 위에 잠시 걸음을 멈춤니다. 눈앞에 펼쳐진 남산 위 하늘은 이미 깊고 높은 가을의 색을 머금고 있습니다.​한낮의 뙤약볕은 여전히 묵직하게 내리쬐지만, 이 뜨거움마저 오곡백과를 여물게 하는 고마운 자연의 선물임을 새삼 느낍니다.​가을이 다가오는 길목, 하늘이 내어준 시원한 그늘과 맑은 바람을 바라보며 따뜻한 기운을 마음 가득 담아갑니다.

여행 이야기 2026.09.05

깜둥이창나방의 낮나들이

2026. 09. 02.옻나무 우거진 그늘을 지나검은 비단옷 사뿐히 입고환한 햇살 속으로 나들이를 나선다남들은 어둠 속에 숨어드는 때너는 화사한 들녘을 찾아와개망초 노란 꽃술 위에 내려앉고이질풀 분홍 꽃잎 위를 노닌다검은 날개 위 드리운 하얀 자국마다따스한 볕 한 모금 세차게 차오르고밤의 깊이를 간직한 작은 날개로낮의 활기를 가득 담아내는어여쁜 꽃밭의 손님

여행 이야기 2026.09.05

전나무 그늘 아래 피어난 연가(戀歌) - 내소사 전나무 숲 속, 붉노랑상사화의 미학

2026. 09. 02.계절의 서정이 여물어가는 길목, 능가산의 기운을 품은 변산반도 내소사로 향하는 전나무 숲길은 깊은 침묵과 정갈한 향기로 나그네를 맞이한다. 수령 수백 년의 전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듯 우거진 그늘 아래, 바닥을 미소처럼 밝히는 황금빛 물결이 있다. 바로 오직 이 땅, 전북 변산반도의 품에서만 깊은 뿌리를 내리고 피어나는 대한민국 토종 자생화, 붉노랑상사화다.상사화(相思花)라는 이름에는 아련한 생의 법칙이 담겨 있다. 늦봄 초록의 잎이 먼저 올라와 세상을 품다가 여름이 오면 흔적도 없이 시들어 사라진다. 그리고 늦여름, 잎 하나 없는 매끄러운 꽃대 위로 오롯이 꽃봉오리가 솟아올라 화려한 꽃을 피워낸다. 꽃은 잎을 보지 못하고, 잎은 꽃을 알지 못하니, 하나의 뿌리에서 태어났으면서도 평..

여행 이야기 2026.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