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826

​산책길의 하얀 연가, 흰이질풀

​굽이진 산책로 모퉁이 돌아서면수줍게 고개 내민 네가 있네​하얀 우단 빛 꽃잎 위에누가 옅은 자줏빛 실선 한 올 그려 넣었나​아침 이슬 촉촉이 머금고풀숲 사이에서 맑게 빛나는 얼굴​바람결에 흔들리는 작은 몸짓은잊힌 옛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하다​세상의 번잡함 잠시 잊고네 앞에 머물며순수한 그 미소 닮아가니​지친 마음에 하얀 위로가 채워지고다시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꽃 이야기 17:23:39

산책길에서 조우한 이질풀

​연둣빛 우단 위로보랏빛 실 한 올 틔웠네​누군가 섬세한 붓 끝으로연분홍 바탕에 자줏빛 줄무늬정성스레 그려 넣은 듯​다섯 갈래 꽃잎은가을 아침 햇살을 머금고조용히 미소 짓고​수줍게 내민 붉은 수술은솔바람 타며조잘조잘 옛이야기를 들려주네​가만히 다가가 눈 맞추니그 너머로 보이는잊혔던 고향집 뒷동산​길가에 지천으로 피어나아픈 배 달래주던다정한 손길처럼 따스해​바쁜 걸음 잠시 멈추고가을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며작은 치유의 꽃 앞에서깊은숨 한번 고르고 간다.

꽃 이야기 13:16:48

​등골나물의 가을 수줍음

​가을 햇살 아래, 연분홍빛 수줍음 머금고골짝 한구석, 하얀 암술대 조심스레 펼쳐낸다.​실 같은 하얀 꽃술은 바람에 실려온 옛이야기 전하듯여린 봉오리들, 작은 우주 되어 앙증맞게 피어났구나.​초록 잎새들, 톱니를 세워 든든히 감싸 안고푸른 가을 산 한 자락, 넉넉히 비추어준다.​깊은 숲길, 우연히 만난 소박한 너의 자태에가던 발길 멈추고, 잠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강천산 깊은 곳, 등골나물아!네 소박한 아름다움이, 이 가을을 더욱 빛나게 하누나.

여행 이야기 11: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