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760

​밤하늘을 채운 은빛 침묵

​우중충한 밤, 창을 열자 구름을 살짝 비켜선 달이 고요하게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아파트 불빛들이 하나둘 꺼져가는 시간, 가까이 줌인하여 달의 얼굴을 바짝 당겨봅니다. 억겁의 세월을 견뎌낸 달 표면의 거친 흔적들과 은은하게 빛나는 테두리가 프레임 안에 가득 차오릅니다.​마치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워진 은빛 달을 바라보며, 마음속 시끄럽던 생각들도 서서히 차분하게 가라앉는 밤입니다. 둥글게 차오른 달처럼, 오늘 밤 우리의 마음도 평안과 온기로 가득 채워지길 바라봅니다.

여름 이야기 2026.08.28

여름을 피워낸 너와의 작별

​무심코 지나치던 아침 산책길,여름내 은은하고 감미로운 향기로 발걸음을 붙잡던 꽃댕강나무 꽃과도 이제 작별을 고할 시간이 다가옵니다.​녹음 사이로 아기자기하게 피어나던 하얀 종 모양의 꽃송이들.뜨거운 여름 햇살 속에서도 쉬지 않고 고운 향을 내어주더니, 꽃이 떠난 자리엔 붉게 물든 꽃받침이 마치 작은 별처럼 남아 계절의 깊이를 더해줍니다.​6월의 초입부터 늦여름까지,그 소박하고 다정한 향기 덕분에 매일 아침의 걸음이 참 따뜻하고 풍성했습니다.​꽃은 지지만 그 향기와 온기는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 찾아오는 가을을 맞이할 다정한 마중물이 되어주겠지요.'​여름 내내 고마웠다.'스쳐 가는 바람 속에 너의 향기를 오랫동안 기억할게.

꽃 이야기 202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