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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광교산을 넘어간 달님을 그리며

​일주일 넘게 낮 하늘에 하얗게 피어나던 낮달을 보며, 오늘 밤엔 맑고 환한 달님을 제대로 마주하리라 내심 기대를 품었습니다.​밤이 깊어 창가를 서성이며 카메라를 들어보았지만, 밤하늘엔 얇은 비단처럼 흐르는 구름만 가득할 뿐 달님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구름 뒤에 조용히 숨어있나 싶어 한참을 서성이다 퍼뜩 깨달았습니다.​초승을 지나 차오르는 요즘의 달은 아침 일찍 떠올라, 어둠이 채 깔리기도 전인 해 질 녘 무렵 이미 서쪽 광교산 능선 너머로 서둘러 걸음을 옮긴다는 것을요.​밤을 기다린 이의 마음도 모른 채 달님은 해지기 전에 진즉 퇴근해 버렸지만, 고요 속을 묵직하게 지키는 광교산의 산선과 그 위를 스치는 운치 있는 구름, 그리고 아파트 창가마다 밝혀진 따스한 불빛들이 달님이 남기고 간 여운처럼..

가을 이야기 22:5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