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890

꽃무릇 III(분당중앙공원) - 가을을 태우는 붉은 열정, 절정을 향해 만개한 꽃무릇

가을 햇살이 깊어가는 길목, 숲길 한켠이 온통 붉은 양단 자락을 깔아놓은 듯 화려하게 물들었습니다. 바로 절정을 맞아 일제히 봉오리를 터뜨린 꽃무릇(석산)입니다.잎 하나 없이 오직 곧은 꽃대 하나로 올라와, 길게 뻗은 수술을 마치 춤추는 무희의 속눈썹처럼 휘어 늘어뜨린 모습이 참으로 고혹적입니다.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평생 만나지 못하는 잎과 꽃의 운명 때문일까요? 그 붉은빛이 더욱 아련하고도 강렬하게 다가옵니다.나무 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 피어난 꽃무릇 단지는 마치 가을 숲 속에서 펼쳐지는 작은 불꽃놀이 같습니다. 녹음이 짙은 나무들과 대비를 이루며 피어난 모습은 바라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가을이 전해주는 가장 뜨겁고 화려한 선물, 꽃무릇.그 선명한 붉은빛 기운을 마음 가득 담아봅니다...

꽃 이야기 09:18:46

​그늘 속에서 피어나는 횃불

​산 너머 아침 해는 벌써 올랐어도서늘한 그늘 아래 조용히 깃든 시간촛불맨드라미 붉은 꽃봉오리 위로투명한 아침 이슬이 여전히 머뭅니다​햇살 미처 다다르지 못한 그늘진 자락스스로 작고 고운 불꽃을 피워내듯다가오는 한가위의 깊은 설렘을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간직합니다​곧 그늘을 거두고 빛이 차오르듯함께 나누는 마음마다 온기가 퍼져사랑하는 이들과 맞이하는 이번 한가위따스한 평안과 풍성함이 가득하기를

꽃 이야기 07:05:03

​한가위 연휴 첫날 새벽달

​깊은 밤, 도시의 잠을 깨우지 않으려서쪽 하늘 낮게, 조용히 내려앉습니다빌딩 위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얼굴어둠 속에 마지막 붉은빛을 품었습니다밤새 차갑게 식어버린 대기 속으로주황빛 온기를 조금씩 나누어주며긴 여행을 마치듯 평온한 모습으로천천히 잦아들어 갑니다한가위 당일 비소식에 못 볼까 봐가슴 졸이며 지새운 이 새벽지기 직전에 선물처럼 마주한 이 달다행이라는 안도감이 가슴에 차오릅니다오랜 시간, 수많은 소원을 품어온 듯달그림자의 깊고 진한 얼룩은지는 순간에도 여전히 은은하여보는 이의 마음을 아늑하게 합니다줌을 당겨 더 가까이, 더 선명하게어둠을 밀어내는 그 미소를 담아봅니다지는 달의 운치는 마치 오랜 기다림 끝에맞이하는 그리운 소식 같습니다이제 빌딩 숲 너머로 모습을 숨기며새벽 여명 속으로 조용히 저물어..

가을 이야기 03:2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