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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km를 달려 다시 찾은 따뜻한 위로, 백양사 원조광주식당의 다슬기해장국 한 상

​새벽 공기를 가르며 내장사로 향하던 길.오늘부터 차량 통제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쉬움도 잠시,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온기 있는 국물 한 그릇.바로 백양사 앞 ‘원조광주식당’의 속 풀리는 다슬기해장국이었지요. ​내장사 입구에서 뒤돌아서 백양사까지 달려간 거리만 거의 30km.오직 맛있는 아침식사를 향해 달린 셈이지만, 그 길의 끝에는 기대보다 더 큰 반가움과 감동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성과 인심이 가득 넘치는 12첩 반상​식당 문을 열자마자 이른 아침부터 정겨운 미소로 맞아주시는 사장님.자리에 앉아 차려지는 상차림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입이 떡 벌어집니다. ​12첩 찬들과 도토리묵 -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정성 어린 나물과 밑반찬들, 그리..

여행 이야기 09:51:00

​호랑가시나무,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시키는, 백양사의 연못에 붉게 피어나는 동심

2026. 10. 25산사의 단정한 기와 아래, 빗방울을 말갛게 머금은 호랑가시나무가 붉은 등불을 켜듯 고운 자태를 드러냅니다. 아직 성탄의 계절은 멀었건만, 초록 잎사귀 사이로 수줍게 익어가는 둥근 열매들을 바라보노라면 문득 동심 어린 미소가 얼굴에 번지곤 합니다. 세속의 시간과 발걸음을 잠시 내려놓은 사찰 안에서 만나는 이 작은 생명체는, 어릴 적 품었던 따스한 설렘을 고스란히 불러일으킵니다. 차가운 가을바람 속에서도 의젓하게 붉음을 지켜내는 모습이 마치 먼 곳에서 찾아온 옛 친구처럼 다정합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나이가 들어도, 마음 한켠에 이토록 맑고 고운 빨간 동심 하나 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으로 따스한 하루가 되겠지요.https://youtu.be/T0-ESjBdDac?si=6m..

여행 이야기 08:17:45

흐린 가을날, 앙상한 가지의 감나무와 붉게 빛나는 자홍구절초의 매혹적인 만남

가을이 점점 깊어가는 10월의 마지막 주,스산하게 흐린 하늘 아래 자연이 그려내는 깊고 진한 색채의 앙상블을 만나고 왔습니다. 잎을 거의 떨군 앙상한 가지 위로 주렁주렁 매달린 감들은 가을이 무르익었음을 소리 없이 전해줍니다.화려했던 수많은 나뭇잎을 떠나보내고 뼈대만 남은 나무 위에 콕콕 박힌 주홍빛 감들은 그 자체로 소박하면서도 운치 있는 풍경을 선사하네요. 하지만 이 쓸쓸할 수 있는 가을 풍경에 생기를 불어넣는 주인공이 있습니다.대부분의 구절초들이 가을의 끝자락을 향하며 스러져가는 이맘때,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듯 매혹적인 자홍빛 색감을 뽐내며 만개한 자홍구절초입니다. 흐린 날씨 탓에 볕은 숨었지만, 오히려 그 눅진한 날씨 덕분에 자홍구절초의 짙은 분홍빛과 감나무의 주홍빛이 더욱 선명하고 깊이 ..

여행 이야기 202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