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일주문 꽃무릇단지 외곽을 거닐며
일주문 꽃무릇단지의 바깥 테두리를 따라 걸으며단지 바깥에서 안쪽을 지그시 설렘 가득 들여다봅니다.울창하게 우거진 녹음의 단풍나무들이차분하게 그늘을 드리워 준 길목,그 거룩한 경계 너머로 놀람의 눈길을 돌립니다. 나무와 나무 사이,줄기 끝마다 피어난 붉은 불꽃들이끝도 없이 이어지며 커다란 비단 융단을 깝니다.바깥의 정적을 깨고 안쪽으로 스며들수록가슴 한구석이 붉게 물들어가는 듯합니다. 잎은 꽃을 알지 못하고꽃은 잎을 보지 못한 채 피어나는 서글픈 인연,그러나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모여이토록 찬란한 붉은 바다를 이루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투명한 가을 햇살과초록과 붉음이 빚어내는 아늑한 경계선.단지 바깥에서 그 깊숙한 안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선운사의 가을은 나그네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