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사파·닌빈 이야기 13

하노이/닌빈/사파 여행(8박 10일) 에필로그

어느덧 3개월이 훌쩍 지났고, 그 사이 지난 12월에는 중부지역인 다낭을 위시해서 호이안과 후에를 거쳐 하노이에서 마무리되는 베트남 여행이 이어졌지만, 뭔가 마무리 안된 여행이 있는듯 싶어 되짚어보니, 작년 10월에 있었던 하노이와 닌빈, 그리고 북쪽의 사파지역 여행에 대한 에필로그가 빠져있었다. 직업병 인듯 싶기도하고, 뭔가 마무리하는 절차가 없이는 마무리가 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드는것은 오랜시간 동안 결산을 통해 한해 한해 삼십여년을 마감해온 몸에 밴 습관이니 어찌하랴.ㅠ.ㅠ 그래서, 기억을 되살려 삼개월 전의 하노이와 닌빈과 사파로의 추억여행을 떠나보려한다. 호치민과 나트랑에 이어 세번째 찾은 베트남의 수도이자 북부베트남의 중심이기도 한 하노이는, 월남의 수도였던 호치민(옛 지명은 사이공)과 쌍벽..

다낭에서 폭우와 함께 하노이로

예년 같으면 11월에 우기가 지나고 날씨가 화창해야할 다낭이 이틀연속 폭우를 쏟아내며 거리를 한산하게 만들었다. 호텔매니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비를 빌려입고 1분 거리의 미케비치로 나갔다. 인적이 끊긴 해변에는 폭우와 세찬 바람과 파도가 앙상블이 되어 스산한 불협화음을 내고 있었다. 한적한 해변에서 파도를 마주하자니, 부서지는 파도 속으로 뛰어들어도 아무일 없을것 같은 평온함이 찾아오면서 세찬 비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우비 속으로 파도가 밀려들어 온몸을 적셔도 파도에 꺼지는 모래속으로 샌들 신은 발이 서서히 파묻혀도 발을 빼지 못하고 무심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리고, 세속에 오염된 심신이 바다에 씻겨 와 하나가 된듯 한참을 넋을 빼고 미케비치와 하나가 되었다. 도리없이, 갑작스런 폭우로 계획했던 일정..

사파(SAPA)의 판시판산 정상에서 안개에 파묻히다.

사파하면 판시판산, 판시판산하면 사파가 연상될 정도로 사파와 판시판산은 한 몸같은 베트남의 보석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베트남 젊은이들의 신혼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 바로 사파다. 비 예보가 다소 걱정스러웠지만, 그냥 갈수 없어서 사파스테이션에서 트램2회 왕복 포함 케이블카 왕복 티켓을 구입해서 케이블카 출발역이 있는 판시판 케이블카역 까지 10분 정도 트램을 탔다. 30여명은 족히 탑승이 가능한 케이블카에는 시골남녀공학중학교 동창들이라는 50대 후반 이나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녀 20여명이 시답잖은 농담으로 낯뜨거운 말들을 쏟아내다가, 우리가 한국인임을 인지하고도 더 뻔뻔스럽게 떠들어 댔다. 제주도의 몰지각한 중국관광객 비난할 일이 아니였다.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 상대하고 싶지 않아 ..

사파(SAPA)의 소수민족 마을의 하나인 캇캇(CATCAT)마을 탐방기

역시 베트남의 기차는 예정된 도착시간을 한시간 이상 넘긴 오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사파의 관문인 라오카이역에 도착했다. 누구하나 연착에 대한 항의도 없이 당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물론, 나를 포함한 외국인들은 이것이 베트남의 현주소라고 조금은 낮춰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라오카이역 앞에서 12인승 승합차에 짐과 사람들을 꾸겨넣듯 싣고, 평균 1,400고지에 조성된 사파를 향해 산허리를 수없이 돌고 돌아 곡예운전 하듯 짙은 안개가 간혹 빗방울과 섞여 가시거리가 불과 십미터도 안돼 보이는 왕복 2차선의 좁고 굽은 길에서 앞서가는 대형트럭들과 트레일러들을 수도없이 추월하면서 반대 방향에서 내려오는 차량들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목숨건 질주 끝에 하나둘씩 숙소에 내려주고 우리 일행과 독일에서 온..

닌빈(Ninh Binh)의 짱안(Trang An) - 바이딘 사원

오전 응오동강에서 2시간에 걸친 작은 대나무 보트 투어를 마치고 주린 배를 잡고 점심식사를 하러 버스를 타고 깊히 깊히 식당이 있어 보이지 않는 숲속 골짜기로 십여분 달리고 또 달렸다. 이윽고 짱안 방갈로 리조트라는 곳에 도착해서 현지식의 부페스타일 레스토랑에서 대충 자리잡고 점심식사를 했다. 맛도 제대로 느낄틈도 없이 식사가 끝나고, 소화도 시킬겸 자전거 투어를 하러 밖으로 나왔다. 편치 않은 흙길 위를 달렸다. 실로 몇십년만에 베트남의 닌빈에 와서 자전거를 탔다. 처음은 어색하더니만, 차츰 적응이 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경치 좋은 곳이 나타나면 자전거를 길옆에 세우고 절경에 푹 빠졌다가 다시 가고 하기를 여러번 반복하다가 약 30여분 자전거 투어를 마치고 바이딘 사원과 파고다를 만나러 갔다. ..

닌빈(Ninh Binh)의 짱안(Trang An) - 보트 투어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1A 국도를 타고 93Km를 버스로 2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닌빈성의 성도인 닌빈에 도달하게된다. 버스가 하노이를 출발한지 약 한시간 반이 조금 지나서 휴게소에 도착했다. 예상은 했지만, 휴게소의 물가는 하노이 시내 보다 적게는 두배 많게는 4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하노이 호텔 근처의 스포츠의류와 배낭을 취급하는 상점에서, 한국내에서는 30만원 정도 호가하는 N모 상표의 등산배낭을 25만동(12,500원)에 흥정을 해놓았는데, 이곳 휴게소에서는 똑 같은 제품에 가격표가 1,050,000동(52,500원)으로 붙어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화장실은 무료 사용이 가능해서 조금 위로가 되었다. 버스가 휴게소를 출발한지 30분 정도가 지난 10시 40분쯤 짱안의 뱀부보트장에 도착했다. 짱안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