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외돌개(孤立岩)

Chipmunk1 2019. 1. 5. 22:00

 

 

외돌개는 제주 서귀포에서는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명승지중의 명승지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래서 그랬는지, 제주 올레길 7코스를 지나는 누구나가 이구동성으로 다시 걷고 싶은 멋진 올레길로도 잘 알려져 있다.

 

 

 

 

 

외돌개의 높이는 20여 미터에 달하고, 폭은 7~10 미터로 화산이 폭발하여 분출된 용암지대에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돌기둥으로 수직의 해식절벽이 발달한 주변 해안과 해식동굴이 함께 어우러져 특이한 해안 절경을 연출하는 서귀포 뿐만아니라 제주를 대표하는 명승지의 하나다.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할머니가 돌로 굳어 외돌개가 되었다는 할망바위 전설이 있음은 익히 잘 알려진 전설로 기억되고 있다.

 

 

 

 

 

 

올레길 7코스를 통해 외돌개를 내려가면서 만나는 카페는 첫 올레때 부터 쉬어 가던 곳인데, 이제는 단골이 되어버린 제주스런 그 카페가 오늘도 변함없이 반겨준다.

 

 

 

 

카페를 내려서서 늘 걷던 올레길인 오른쪽 외돌개로 가는 해안길을 잠시 접고, 왼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몇발짝 지나지 않아 선녀탕을 내려가는 계단 경사로가 나타난다.

 

 

 

 

 

천상의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날개옷을 벗어놓고 목욕을 할것만 같은 신비로운 바위에 둘러쌓인 선녀탕에는 어떤 사내가 선점해서 탐방객들은 아랑곳않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겨울 바다에 몸을 맡기며 유유자적하고 있는 모습이 자못 신기하기만 했다.

 

 

선녀탕의 왼편에는 황우지해변이 자리하고 있고, 황우지 해변에 있는 12동굴을 지나면 서귀포항의 새연교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으며, 새연교 오른편에는 문섬이 정겹게 비켜 서있다.

 

 

 

 

 

 

 

 

외돌개를 수없이 왔다 갔음에도 불구하고, 선녀탕과 황우지해안에 오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또한, 올레길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얻은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선녀탕을 나와 외돌개로 급하게 발길을 재촉하다가 맞닥뜨린 운동장 같은 마당바위에서 둘러본 황우지해안과 서귀포항 일대와 남해 바다의 끝없는 수평선과 멀리서 바라다 보이는 범섬과 외돌개 주변의 풍광은 생전 처음 맛 보는듯한 감동이 함께하는 멋드러진 절경이었다.

 

소나무 사이사이에서 자태를 뽐내는 외돌개의 고즈넉한 의연함과 그리움이 혼재된 쓸쓸함이 스산한 겨울 바다를 더욱 더 낭만 속으로 가둬 두고 있는듯 했다.

 

 노을이 떨어지는 외돌개의 그림같은 해넘이가 짧은 겨울 오후를 순식간에 물들이고,

 

서서히 은은하면서도 황홀한 붉은 저녁노을을 토해 내면서 짧은 겨울 해를 떠나 보내고 있다.

 

 

이렇게 이번 여행에서 세차례나 외돌개를 맴돌면서,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 해넘이 까지 외돌개와 황우지해안과 12동굴, 그리고 선녀탕 까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올레길 완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얻게된 기대밖의 뿌듯한 성과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할망은 외롭게 서 있는 바위가 아닌 지고지순한 사랑의 대명사로 재조명 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혹여, 나는 세상에서 고립된 외돌개(孤立岩)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