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 24

내장사의 봄은 관음전 앞뜰 서향으로부터 오나 보다

2025. 03. 09.열흘 전만 해도 눈이 가득 쌓여있던 내장사 천왕문과 정혜루 사이의 작은 연못 둘레길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겨울의 흔적을 말끔히 지운 채로 봄을 맞습니다.가림막 안에서 크레인이 바삐 움직이고, 쇠망치 소리가 경내를 울리던 열흘 전과는 완전 다른 모습의 대웅전 공사 현장은 석가래와 통나무 기둥을 내리고 있는 대형트럭을 보고 있노라니, 내장사 경내에서도 살짝 봄이 느껴집니다.그러나, 진정한 내장사의 봄은 하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얼음 알갱이에 덮여있는, 곧 터뜨릴 것 같은 서향(천리향)의 붉은 꽃망울에 안착해 있습니다.머잖아 석가래가 올라갈 대웅전이 웅장하게 내장사 경내의 중심이 될 즈음 중생들은 서향의 향기에 취할 듯합니다.내장사를 나와 내장산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서 봄을..

여행 이야기 2025.03.11

내장사의 봄은 꿈틀꿈틀

2025. 02. 27.내장사의 봄이 꿈틀거리며, 관음전과 극락전을 내려다보는 서래봉이 겨우내 삭풍을 막아내니, 형제봉을 넘은 춘풍이 무혈입성하며, 경내 가득 봄기운을 채우기 시작합니다.방화로 소실된 지 삼 년여 만에 재건을 시작한 대웅전 공사는 겨우내 많은 진척이 있었는지, 키 큰 크레인이 가림막 안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나르고 있는 듯한 움직임에서 봄의 희망이 엿보이고, 코로나19 펜더믹 직전까지 겨울이면 주지스님이 손수 덕으셨다는 따스한 차 한잔에 구수한 군고구마 두어 개 껍질 벗겨 먹는 재미로 눈이 가득한 단풍터널길도 마다하지 않고 찾았던 정혜루는 인적이 끊긴 채 어느새 여섯 번째 봄을 맞습니다.관음전 앞뜰 서향(천리향)은 향기를 가득 모둠은 꽃망울을 잔뜩 부풀린 채로 봄을 기다립니다.뭍에서는 온실..

여행 이야기 2025.03.02

내장사의 만추와 서향(瑞香)

2024. 11. 21.단풍으로 붉게 물든 내장산 서래봉 아래 화마가 앗아간 대웅전의 신축 공사도 원만하게 진행 중인 듯싶은 만추의 내장사는 수수한 가을의 완숙미가 돋보입니다. 이른 봄부터 백일 가까이 향기가 진동하는 대웅전 공사 가림막 오른쪽 관음전 앞의 야트막한 서향나무에서 천리향(千里香)이라 불릴 정도로 향이 짙은 서향(瑞香) 꽃이 대웅전의 신축공사 진척상황이 궁금해서인지, 아니면 혼탁한 사바세계에 희망을 전해주려는 것인지 대여섯 송이 살포시 피어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왕문을 나와 부도전 앞에서 시작되어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내장사 가을의 상징과도 같은 단풍터널도 단풍잎이 떨어져 수북이 쌓이고, 얼마 남지 않은 단풍잎이 가을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내장사의 만추는 자못 절정에 도달해 있습..

여행 이야기 2024.11.30

내장사는 가을 앓이 중

2024. 09. 29.한 달 정도 늦게 핀 여름꽃 지각쟁이 백양꽃(내장사에서는 내장상사화라 함)들이 단풍 터널길가에 다소곳이 가을의 서늘함에 떨고 있습니다.제주상사화가 서있던 자리에는 꽃무릇이 천하를 호령합니다.천왕문 앞 연못에는 절정기를 막 넘기고,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꽃무릇이 천왕문을 바라보며 천상에 가기 전 마지막 삶을 불태우고 있습니다.대웅전 중건이 시작되어 조금 어수선해 보이는 경내에서 바라보는 가을하늘이 오늘도 눈이 시리도록 파랬고, 그 정갈함이 속세에서 답답해진 가슴을 뻥 뚫리게 합니다.성급한 애기단풍이 조금씩 물들어가는 내장산의 가을은 정점을 향해 달려갑니다.일주문을 지나서 단풍터널이 조금씩 붉어지면, 내장사의 대웅전도 조금씩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겠지요.

여행 이야기 2024.10.07

내장사의 初가을 풍경

2024. 09. 24.와! 드디어 내장사의 대웅전 조감도가 황량했던 내장사 경내에 등장했습니다.삼 년여 아팠던 긴 세월 아랑곳 않고 잦은 화재로 세금으로만은 언감생심 십시일반 뜻 모여 첫 삽을 뜨다니요!내장산계곡 누리장나무 열매가 온전히 여물고,내장사 진입로 단풍터널이 붉게 물들고,우화정의 연못에 애기단풍이 데칼코마니를 만들 때쯤 대웅전의 석가래를 받쳐 올릴 기둥이 우뚝 솟아오르면 궁금증 어쩌지 못하고 일주문 단풍터널 걷고 있겠지요

여행 이야기 2024.09.30

늦여름 봉정사는 극락정토

2024. 08. 16.서방 정토의 극락세계에 머물면서 불법을 설한다는 대승 불교의 부처인 아미타불(阿彌陀佛)이 살고 있는 아주 깨끗한 세상이라는 극락정토(極樂淨土)가 실제 존재한다면, 그곳이 바로 봉정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광에 마음을 빼앗깁니다.일주문에서 대웅전에 이르는 꽃길은 마음을 정화시키고, 속세의 근심 걱정을 잠시 잊게 할 뿐만 아니라, 지친 마음 대신 안락한 마음을 가득 품게 만듭니다.경내에 가득한 맨드라미, 메리골드와 백일홍이 한데 어우러진 봉정사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8대 산사가 아닌 꽃대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대웅전과 극락전을 올려다보고 활짝 핀 부처꽃은 천년고찰 봉정사의 마스코트이기에 충분합니다.극락전 앞뜰의 삼층석탑을 둘러 핀 맨드라미와 메리골드..

여행 이야기 2024.08.31

내장사의 상사화

2024. 07. 24. 한겨울이 지나가고 이른봄에 새잎나고 봄을지나 여름맞아 잎이지고 꽃이피니 못만나는 잎과꽃은 안타까운 연인인가 사찰마다 상사화와 꽃무릇이 웬일인가상사화와 꽃무릇의 꽃말과는 무관하게 진통효험 있다하여 사찰마다 재배하여 요긴하게 쓰였으니 스님들의 혜안으로 상사화가 전래되어 여름꽃의 총아됐네대웅전이 있던자리 컨테이너 대법당뒤 대웅전을 사모하는 상사화가 활짝폈네 저상사화 지기전에 대웅전의 조감도가 대법당뒤 언덕위에 상사화와 함께하길

꽃 이야기 2024.07.25

사월 초파일 사흗날 백양사

2024. 05. 17.석가탄신 봉축일이 이틀지난 백양사는 일주문을 지나면서 백양사로 가는길목 대웅전은 물론이고 팔층석탑 화려하니 천상천하 유아독존 모든시름 내려놓네백학봉의 정기받은 백양사의 입석표지일광정앞 약수호수 백학봉을 반영하고백양사의 랜드마크 쌍계루는 녹음지네석가모니 쉬어가던 보리수가 융성하고청운당앞 작은연못 백학봉과 붉은인동일맥현상 대나무에 영롱하게 아침맺고고불매의 담장아래 해당화가 반색하고아침햇살 듬뿍받는 고불매가 창연하네

여행 이야기 2024.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