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제주 동백(冬柏)

Chipmunk1 2019. 1. 5. 22:30

 

 

 집안 거실의 동백에서 부터 시작된 동백꽃은 서해 춘장대해수욕장 부근의 동백정, 부산의 동백섬, 여수의 오동도, 그리고 요즈음 동백의 대명사로 거듭나고 있는 제주의 동백이 나를 기다린다.

 

그래서, 제주도 서귀포의 남원을 중심으로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동백농원중 위미리에 있는 위미동백군락지에서 만개한 동백꽃을 만났다.

 

 

 

동백은 한자로 '冬柏'이라 표기하는데, 중국에서는 해홍화(海紅花)라고 부른다 하니, 동백이란 이름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고 있지않나 싶다.

그래서, 동백은 겨울에 꽃이 핀다 하여 동백(冬柏)이란 이름을 누군가가 이름지어 부르기 시작했나보다.

 

 

 

고로, 동백을 겨울의 여왕이라 부르는 것도 낯설거나 이상하지 않으리라 생각해본다.

 

 

 

 

 

동백이 유명한, 여수 오동도에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오래전에 이섬에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남편은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일을 했다고 한다.

 

 

 

하루는 남편이 고기를 잡으러 나간 사이 섬으로 한 남자가 몰래 숨어 들어와 부인을 해치려고 달려들었고, 부인은 남편이 있는 바닷가를 향해 도망을 가다, 그만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고 한다.

 

 

 

고기잡이에서 돌아오던 남편의 눈에 한 여인이 바닷가에 엎어져 있는걸 보고 다가가서 보니, 자신의 부인인걸 알고 통곡하며 울다 가 부인을 섬에 잘 묻어주고, 사랑하는 부인을 잃은 섬에서는 더 이상 살수 없음에, 황급히 섬을 떠났다고 한다.

 

 

 

그 뒤 남편은 죽은 부인이 너무 보고 싶어 섬에 다시 돌아와 보니, 무덤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서, 붉은 꽃이 피어 있었는데 남편은 그 꽃에서 마치 자신에게 ‘난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어요. 당신만을 사랑 합니다.’라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한다.

 

 

 

동백의 꽃말이 ‘나는 당신만을 사랑 합니다.’가 된 유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제주 남원의 위미동백군락지 동백농원에는 예쁜 연인들이 손에 손잡고 만개한 동백을 즐기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위미동백군락지 초입의 아직 덜 자란 동백농원은 입장료 없이 출입이 가능하도록 개방되어 있기에, 동백 구경의 전초전으로 가볍게 동백을 만날수 있다.

 

 그리고, 작은 무료 군락지를 나와 오른쪽 주차장을 따라 들어가면 마침내 3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본격적인 동백의 나라에 입장하게 된다.

예쁘게 가꿔놓은 거대한 동백나무가 촘촘히 뿌리를 내리고 탐방객들의 추억의 사진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피사의 사탑을 연상시키는 듯, 오른쪽으로 삐따닥하게 제법 기울어진 3단 동백나무에도 꽂은 피었고, 어제 내렸던 비가 꽃잎을 융단처럼 깔아놓아, 동백꽃은 사후에도 여전히 고고한 아름다운 자태로 우리를 반기는 듯 하다.

 

 

2월이 되면, 동백은 더욱 더 만개해서 아름다움을 더하겠지만, 1월의 빼어난 동백도 2월의 동백에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어느새 동백숲 너머로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면서, 빠알간 동백을 더욱더 검붉게 물들인다.

 

 

 

 

 

 

 

지는 해를 급히 쫓아서 큰엉의 한반도 정원에서, 파아란 바다가 사라진 한반도 모형을 버릇처럼 급히 찾아본다.

 

 

 

 

 

어느 봄날에 찾았던 한반도 정원의 수려해 보였던 자태와는 달리, 짧은 겨울 해가 넘어간 한반도 정원의 뒷 모습은 왠지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뭍의 봄처럼 온화한 제주의 겨울도, 제주의 봄과 견줘보니 겨울임에 틀림없는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내 인생의 화려한 봄은 이미 지났을지언정, 인생 후반기에 찾아 올 또 다른 희망의 봄을 기다리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 겨울과 친구하며 그 봄을 참고 기다려보리라...... 마치, 동백이 겨울에 꽃 피우기 위해서, 폭염속의 한여름 부터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묵묵히 해 왔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