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완 21

안동 봉정사의 가을풍경

2024. 10. 28.만세루의 보수 공사가 끝나고 완전체가 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2018년 6월)된 바 있는, 봉정사가 만세루 정비 후 처음으로 맞는 깔끔한 가을입니다.울긋불긋 단풍이 물드는 봉정사는 아니기에, 가을이 깊어 갈수록 고즈넉한 고찰 산사의 품격이 돋보입니다.봉정사를 대표하는 만세루와 극락전이 온전히 가을빛에 무르익어가는 가을이 참 곱기도 합니다.비록 화려한 단풍잎은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아직은 맨드라미가 남아있고, 오백 년 된 은행나무를 위시해서 다수의 오래된 은행나무가 즐비한 범종각 왼쪽을 돌아 내려가는 경사진 오솔길 양편에는 노란 단풍잎이 곱게 깔려 봉정사의 가을을 대변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뜰홍초(칸나)가 붉게 익어가는 봉정사의 가을은 담백하게 농익어 갑니다.대웅..

여행 이야기 2024.11.27

국화꽃이 만개한 백양사의 만추(晩秋)

2024. 11. 22.얼음이 얼기 시작한다는 쌀쌀한 소설(小雪) 아침에 찾은 백양사 경내에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보름 전까지만 해도 볼 수 없었던 국화가 만개해 아침 이슬을 머금은 채 대웅전을 감싸고, 늦가을 아침이 이제 막 시작하는 가을인양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코로나19 펜더믹이 시작되었던 2020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백양사 경내 너른 뜰에는 만개한 국화를 가득 실은 어선이 풍어를 상징하듯 가을꽃으로 뒤덮여 있었는데, 작년 가을 까지도 황량했었던 백양사의 만추(晩秋)가 그때 만은 못해도 여전히 따스하게 느껴집니다.비록, 과거와 같은 꽃잔치는 열리지 않지만, 형형색색 국화가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백양사 경내에서 가을을 따스하게 보내줍니다.대웅전 뒤뜰 백양사 팔층석탑을 에워싸고 있는 은목서 나무..

여행 이야기 2024.11.26

보름달, 봄, 그리고 가을이 함께하는 안동 월영교의 만추(晩秋)

2024. 11. 16.시월의 보름달이 속절없이 지고 있는 월영교의 새벽은 한 폭의 수채화를 거짓 없이 그려내고 있습니다.일몰시각부터 일출시각까지 월영정을 밝혀주는 황홀한 불빛이 늦가을의 여명을 부릅니다.아무도 없는 월영정 위에 서서 힘껏 뛰어올라보는 나그네에게도 아직은 동심이 조금 남아있지 싶습니다.물안개를 품은 여명을 뚫고 푸른 월영교의 늦가을 새벽이 서서히 막을 내립니다.비록, 해돋이는 없지만, 월영교에서 바라보는 물안개가 피기 시작하는 아련히 멀리 보이는 안동댐이 흐릿한 호반의 도시 안동의 십일월 중순 깊어만 가는 가을 아침을 우리의 지나간 역사처럼 순리대로, 그리고 시나브로 열어가고 있습니다.월영공원의 철쭉군락에는 철쭉꽃이 소담스럽게 피어있고, 불타는 가을의 주인공 애기단풍과 봄의 여왕 철쭉의 ..

여행 이야기 2024.11.25

강천산 군립공원 만추(晩秋)

2024. 11. 23.시월 하순부터 시작된 애기단풍 앓이를 시나브로 갈무리하고 강천산 군립공원에서 가을을 떠나보냅니다.어느덧,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는 단풍잎과 낙엽이 되어 계곡에 떨어져 있는 단풍잎이 엇비슷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멀리 메타세콰이어길의 제일 키가 큰 나무가 떨어진 단풍잎과 더불어 멋진 데칼코마니가 천재화가의 그림처럼 계곡을 물들입니다.강천사 일주문을 지나면서 지나는 사람들도 자연과 동화되어 강천산 군립공원 만추의 한 축이 됩니다.구장군폭포로 이어지는 다리 입구의 애기단풍도 더할 나위 없이 붉게 물들었고,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니, 한참을 기다렸다 급히 몇 장 담아봅니다. 구장군폭포를 중심으로 가을의 정취가 이제 막 떠나려 합니다.선녀계곡 입구에 나란히 서있는 붉을 대로..

여행 이야기 2024.11.24

내장산 우화정의 만추(晩秋)

2024. 11. 21.늦여름부터 애기단풍을 맞으려고 부단하게 찾아왔던 내장산의 랜드마크 우화정에서 이제는 하릴없이 가을을 놓아 주려합니다.동지(冬至)를 향해 가는 늦가을의 해돋이 시간은 갈수록 늦어지고, 산속의 해돋이는 그나마 한 시간 이상 더 늦어지기에, 여덟 시가 훨씬 지난 산속의 이른 아침에 맑은 연못에 비친 우화정과 완숙해진 애기단풍이 해맞이 직전에 더없이 맑고 깨끗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이윽고, 늦가을의 게으름뱅이 아침해가 동녘 순창 복흥의 산봉우리를 넘어오는 장엄한 의식 속에 우화정을 잠시 어둠 속에 가둬버립니다.이제는 가을을 곱게 보내고, 설국(雪國)으로 변신할 우화정의 동장군을 맞아야 할 때가 돌아온 듯싶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우화정의 아름다운 가을을 오롯이 가슴에 담아봅니다.

여행 이야기 2024.11.23

선성수상길과 선성현문화단지

2024. 10. 30.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는 선성 수상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안동 예끼 마을에 자리한 선성 수상 길은 물 위에 놓인 그림 같은 길이다. 선성현 문화단지와 안동 호반자연휴양림을 연결하는 이 길은 약 1km 길이에 폭 2.75m에 이르는 데크로 조성됐다. 독특하게도 물 위에 뜨는 부교 형태라, 바람이 불어 안동호에 잔잔한 물결이 생기면 선성 수상 길도 따라서 부드럽게 흔들린다. 또 물이 많고 적음에 따라 부교의 높낮이도 달라진다. 그야말로 안동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길인 셈이다. 선성 수상길 중간에는 1974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예안 국민학교를 추억하는 공간이 풍금과 책걸상, 그리고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 마을 흑백사진으로 꾸며져 있는데 그곳이 바로 예안 초등학..

여행 이야기 2024.11.22

수련이 있는 가을풍경

2024. 11. 08.한 달여 왔다 가는 연꽃과는 달리, 연꽃 보다 보름 이상 먼저 와서 연꽃의 뿌리 연근을 채취해서 시장에 내다 팔 때가 지난 십일월에도 수련은 은근과 끈기로 살아남아 해맑게 웃어 반깁니다.각양각색의 모습으로 해가 뜨면 활짝 피고, 해가 지면 바짝 오므리기를 쉬지 않고 반복하지만, 쉬이 사그라지지 않는 수련을 보면서 차라리 놓아버리고 싶은 암울한 현실에 대한 희망의 끈을 다시금 잡아봅니다.구름 한 점 없이 청량한 가을 하늘이 수련을 연못에 풍덩 빠뜨리고, 수련잎도 하나둘 갈잎이 되어가고, 연못 주변의 나무들도 제각각 가을옷을 입었다 벗기 시작하는 늦가을 속으로 줄달음질 칩니다.한껏 멋을 낸 가녀린 수련들이 가을의 따스한 햇볕아래 고운 색이 허옇게 빛바랜 듯 보이지만, 연못 속에서 반영..

여행 이야기 2024.11.21

청송 주왕산 주산지의 가을

2024. 10. 30.해가 많이 짧아 어둡고, 안개가 짙게 깔린 도로를 엉금엉금 기다시피 달려와 동이 틀 무렵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있는 왕버들길을 오르며, 까닭 모를 설렘으로 주산지 위로 성급하게 발걸음을 재촉합니다.신비스러운 물안개에 파묻힌 주산지의 가을이 한량없이 황홀경 속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저수지 중간중간에 그림같이 자리 잡고 있던 왕버들은 치료가 필요해서 저수지 물을 왕버들 밑동이 보이도록 빼내고, 왕버들 노출된 뿌리에 붕대를 감싸고 있기에, 물 빠진 늪지가 되어버린 오랜 시간 떨어져 쌓여 부패된 낙엽들이 스펀지처럼 발을 감싸는 저수지가에 서서 나뭇가지들의 방해 없이 주산지의 남쪽 절경을 담아봅니다.물안개가 조금 거치고, 주산지를 둘러싼 울긋불긋한 주왕산의 가을스런 데칼코마니도 함께 ..

여행 이야기 2024.11.20

담양 죽녹원의 가을풍경

2024. 11. 04.사철 푸르른 담양의 랜드마크 대나무 숲 속에서 가는 가을을 한껏 느껴봅니다.언제부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죽로)차나무 군락과 때마침 늦둥이로 남아있는 차나무 꽃과 반갑게 인사합니다.지난겨울에 죽녹원 후문으로 내려가는 한옥카페에서 맛봤던 댓잎차라떼는 향이 독특했었지요.소쇄원의 광풍각등 지역의 유고한 전통 건축물을 재현한 아기자기한 한옥마을 정원에도 대나무와 애기단풍이 한옥과 어우러져 짧은 가을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죽녹원을 한 바퀴 돌고 정상의 성인봉 둘레길을 돌며, 소원을 빌고, 나가던 길목에서 우직하고 대쪽 같던 바보와 그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그가 꿈꾸던 나라는 지금 방향을 잃은 난파선이 되어 격랑 속으로 속절없이 빠져들고 있는데,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끝내는 막 나가..

여행 이야기 2024.11.19

낙강물길공원 늦가을 풍경

2024. 11. 16.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밤새 내리더니, 온 세상이 촉촉하게 슬픔으로 가을을 보내려 합니다. 낙강물길공원에도 예외 없이 단풍이 조금씩 옷을 벗어내고 가을과의 긴 이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습지의 수생식물들도 갈색옷으로 갈아입고, 겨울을 대비하는 온갖 나무들이 가을의 정취를 뒤로하고 스산하게 가을을 접고 동장군을 영접하려 합니다.안동댐 애기단풍길 숲 속을 오르면서 안동댐 안동루에서 가을의 정점을 찍고, 가을 이삭 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단풍 숲길을 애기단풍이 하늘을 뒤덮듯, 온갖 거짓과 탐욕으로 가득한 어지러운 사바세계의 암울한 하늘도 자연의 순리에 정직한 애기단풍이 대신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단풍숲길을 올라 아득히 발아래 펼쳐진 안동댐 물줄기가 월영교를 지나 낙동강 물줄기를 향해 ..

여행 이야기 202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