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260

혼인지의 아름다운 수국

2022. 06. 09.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 위치한 혼인지 (婚姻池)는 삼성혈에서 태어난 탐라의 시조 고.양.부 3신이 수렵생활을 하며 지내던 중에, 동쪽에 있는 나라 벽랑국에서 온 세명의 공주와 합동혼례를 올렸다는 연못이 있는 곳이다. 올레길 2코스를 지나는 길 위에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한 겨울과 늦은 가을에 지나치며, 전통 혼례식이 열리는 곳이라고만 알고 있던 곳이라, 별 감흥없이 올레길 걷기에 만 열중했었는데, 별 기대없이 찾았던 초여름의 혼인지는 말 그대로 수국만이 가득한 수국천국이었다. 전통혼례를 치르는 전통가옥 주변의 키가 큰 수국은 대부분 눈이 부실정도의 푸른 빛깔을 하고, 초여름의 맑고 깨끗한 쪽빛 제주 하늘과 어울려 혼인지를 산뜻하고 아름답게 꾸며준다. 기존 혼인지 ..

제주도 이야기 2022.10.24

가파도의 봄오월은 가을꽃의 재롱잔치

2022. 05. 31. 가파도의 봄오월은 가을꽃의 재롱잔치 청보리는 언감생심 황금보리 사라지고 코스모스 나비바늘 가파도를 점령하니 여름없이 가을오나 지구촌의 기상이변 꽃을보니 좋긴한데 맘한구석 불안해요 해안가에 뒤비져서 발랑누운 거북사체 환경오염 적응못한 안타까운 희생인듯 바닷물은 맑아뵈도 바닷속은 오물쌓여 몸에좋다 먹는생선 우리몸에 좋을까요 가을꽃이 봄에피니 가을에는 뭐있을꼬 코스모스 나비바늘 지난봄에 피었으니 이가을에 가파도는 해바라기 피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가을 가파도에 기대없이 건너가서 가을꽃이 안반겨도 섬한바퀴 휘휘돌며 파도소리 즐겨보리

제주도 이야기 2022.10.23

성산, 그리고 성산일출봉(여행의 끝은 곧 새로운 여행의 시작)

2022. 06. 09. 열흘을 지냈던 마을, 아쉬운 마음에 새벽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언제 다시 또 와보려나? 마지막은 아닐까 하는 작은 마음도 생겨납니다. 해안도로의 해당화가 오늘 처음 눈에 들어옵니다. 해당화가 거의 지고 씨앗통이 농익어갈때 까지 해당화에게 눈길 조차 주지않았으니, 해당화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장마를 앞에 두고 유독 비가 많았던 6월 초순, 이제는 곧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에, 새벽 마다 꼬박꼬박 올랐었던 성산일출봉에서 제대로 된 해돋이를 만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더해지니, 이번에는 꼭 보고야 말겠다는 다짐으로, 이틀전 폭우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촉촉한 새벽길. 파도 소리만이 어두컴컴한 새벽의 정적을 깨고, 멀리 성산일출봉 끝자락에 반짝이는 고깃배의 불빛이 간헐적으로 깜빡거리는,..

제주도 이야기 2022.10.23

한라산(윗세오름) 산철쭉

2022. 06. 08. 조금 늦었다 싶은 초여름 한라산 윗세오름 북벽을 향해 산철쭉이 분홍융단을 깔아놓은듯, 신선이 방금 산철쭉 융단위를 성큼성큼 걸어 북벽을 한달음 뛰어 올라 백록담으로 유유히 사라지지않았나 싶을 정도로 신비로운 민족의 영산 한라산의 산철쭉은 아직도 봄을 붙잡고 있었다. 출발점인 어리목 탐방로 입구의 한라산 표지석이 조금 한가해질 무렵 인증샷을 찍고, 한걸음 두걸음 초여름의 열기가 느껴지지않을 만큼 상큼하고 시원한 탐방로의 쾌적함은 조금씩 고지가 높아지면서 1200, 1300, 1400, 1500 미터를 지나 만세동산 까지는 태양이 가까워져서인지 온몸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햇볕을 피할만큼 우거진 숲도없고 탐방로를 벗어난 곳에 간혹 주목이 서 있을 뿐, 다행스럽게도 발걸음이 조금씩..

제주도 이야기 2022.09.29

묵은지 같은 추억을 찾아서 (함덕해변과 서우봉)

2022. 06. 02. 41년전, 그러니까 요즈음 신조어로 파릇파릇했던 MZ세대(대학교 2학년)시절, 학기말시험이 끝나자마자 14박 15일 일정으로 서부역에서 야간 완행열차(아마도 비둘기호)를 타고 목포항에서 안성호를 타고 새벽 일찍 제주항에 도착해서 첫 야영(요새말로 비박)을 했었던, 개인적으로는 잊으려해도 잊을수 없는 유서깊은 함덕해수욕장의 솔밭해변(지금은 사라진), 최근에는 작년 4, 6, 7월에 이어 지금 다시 찾아와, 서우봉에서 잠시 41년 전의, 바로 엊그제 같이 느껴지는 길다면 긴 시간의 카세트 테이프를 되감고, 잠시 그 시절로 되돌아가 미소 지어봅니다. 함덕해변의 야영은 머나먼 옛 추억으로만 남고, 이제는 서우봉에 조성된 꽃밭 정원이 잘 있는지가 제일 궁금하고 기대가 됐었건만, 지금은 뭔..

제주도 이야기 2022.09.23

신비의섬 비양도

2022. 05. 30. 무꽃과 갯메꽃이 가득한 쪽빛 바다위에 신비롭게 누어있는 작은 섬 비양도 다양한 볼거리는 없어도 비양봉 북서쪽에 펼쳐진 자연의 보고인 펄랑못과 화산생성물인 호니토가 애기를 업은 모습으로 북쪽의 해변을 가득채운 비양도는 살아있는 화산 박물관으로 불리고 있는 무척 흥미로운 섬 비양도의 최고봉 비양봉에 우뚝선 하얀 등대가 구름에 갇혀버린 섬의 존재를 세상에 알려준다 비양봉 아래 북서쪽에 넓게 펼쳐진 펄랑못은 바다 아래 화산암반에서 스며든 바닷물이 마치 연못을 연상케하고 해상식물과 조류들로 가득한 자연의 보고로 보존중이다 천천히 걸어도 40분 정도면 충분히 한바퀴 돌 수 있는 해안 산책로는 무꽃과 갯메꽃들이 반겨주는 걷기에도 자전거 타기에도 더 말할 나위없이 아름다운 예쁜 해안 우리나라에..

제주도 이야기 2022.09.22

아름다운 숲길 무릉곶자왈의 지난 가을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제주의 곶자왈...... 곶자왈 중에서 가장 정이 가는 곳이 바로 무릉곶자왈이다. 혼자 걷기에는 너무 호젓하지만, 길을 걷다 사람을 만나도 반갑기 보다는 경계를 먼저 하게되는 곳이 바로 곶자왈이다. 일찍이 10년전에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된바 있는 이 길을 1년 만에 친구와 함께 걸었다. 지난해 초여름 사운드오브뮤직의 도시 잘츠부르크에서는 구경 못한 파아란 하늘을 바라보면서, 보무도 당당히 숲길을 걷는 친구를 바라보면서, 그 때 그 분위기를 되살려 씩씩하게 걷던 추억을 꺼내 보면서, 차일피일 정리를 미뤄뒀던 지난 가을의 무릉곶자왈을 다시금 회상해 본다.

제주도 이야기 2019.01.29

지난 가을 서귀포 치유의 숲

재작년 11월에 이어 10월말에 친구와 서귀포 치유의 숲을 다시 찾았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제주도에 최초로 조성된 치유의 숲으로, 해발 320~760m에 위치하고,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의 다양한 식생이 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평균수령 60년 이상의 전국 최고의 편백 숲이 여러 곳에 조성되어 있다. 또한, 인근의 헬스케어타운 등 의료, 관광산업과 연계 가능한 특색 있는 복합형 휴양/치유 공간으로, 도내, 도외는 물론, 외국인에게도 제주도 숲의 아름다움과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게 하는 곳으로 심신의 회복과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곳에는 호근동 마을숲 산책로, 서호동 추억의 숲길, 한라산 둘레길 등이 지나가거나 연결이 되어 있고 제주도 역사와 옛..

제주도 이야기 2019.01.28

애월 한담해변의 낙조 추억여행

가을 한담해변 해질 무렵은 아름답다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쓸쓸하다 못해 울적해지고 싶은 장년의 남자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해 저무는 한담해변의 커다랗고 평편한 갯바위에 올라 왼쪽 끝에 아련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그림 같은 곽지해수욕장과 오른쪽에 펼쳐진 애월 앞바다는 한담해변로를 따라 봄날까페 까지 이어진 아름다운 곡선이 무아지경에 빠져들게 만든다. 어느새 짧아져만 가는 가을 낙조는 구름과 어우러져 수평선 너머로 서서히 작은 괘적의 여운을 남기면서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한담해변이 마침내 올레의 새로운 길(15(B))로 거듭났다. 애월 봄날까페를 지나 한담해변을 30여분 걸어 곽지해수욕장에 이르는 꿈같은 이 길은 지금 까지 내가 걸어 본 길중 제일 기억에 남는 천국에서나 만날 법..

제주도 이야기 2019.01.25

협재해변의 추억

내가 알고 있는 제주도에서 가장 이국적인 해변 중의 하나로 기억되는 곳이 바로 협재해변이다. 올레길 코스중 몇 안되는 멋진 해변이기도 하다. 으뜸금능해변에서 시작해서 야자수 숲을지나면서 비양도를 사이에 두고 14코스의 종점인 한림항 비양도 여객선 터미널 앞까지 걷는 환상의 해변 트레킹코스이다. 지난 가을, 베트남 여행에서 돌아온 10월 20일, 바로 짐을 챙겨서 10월 22일 새벽에 44년지기 성수와 작년 5월 베트남 여행과 6월의 유럽여행에 이어, 2016년 4월에 이어 또다시 제주에 왔다. 이번에는 올레길이 아닌, 제주를 즐기러 왔기에, 이국적이고 깨끗한 바다가 있는 이곳 협재에 왔다. 가을의 중심에서 겨울로 점차 기울어지는 시월말이지만, 협재해수욕장에는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인파가 몰려 바다를 즐기고..

제주도 이야기 2019.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