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혼인지의 아름다운 수국

Chipmunk1 2022. 10. 24. 05:43

2022. 06. 09.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에 위치한 혼인지 (婚姻池)는 삼성혈에서 태어난 탐라의 시조 고.양.부 3신이 수렵생활을 하며 지내던 중에, 동쪽에 있는 나라 벽랑국에서 온 세명의 공주와 합동혼례를 올렸다는 연못이 있는 곳이다.

올레길 2코스를 지나는 길 위에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한 겨울과 늦은 가을에 지나치며, 전통 혼례식이 열리는 곳이라고만 알고 있던 곳이라, 별 감흥없이 올레길 걷기에 만 열중했었는데, 별 기대없이 찾았던 초여름의 혼인지는 말 그대로 수국만이 가득한 수국천국이었다.

전통혼례를 치르는 전통가옥 주변의 키가 큰 수국은 대부분 눈이 부실정도의 푸른 빛깔을 하고, 초여름의 맑고 깨끗한 쪽빛 제주 하늘과 어울려 혼인지를 산뜻하고 아름답게 꾸며준다.

기존 혼인지 주변에 키가 큰 파란 수국이 정갈하고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반변에, 혼인지 전통가옥 오른쪽에 새로이 조성된 듯한 너른 정원의 형형색색 키 작은 수국이 화려하고 기품이 넘치는 혼인지 수국의 아이돌 처럼 개성이 넘치고 사랑스런 자태로 혼인지의 이유있는 변신을 주도하고 있었다. 이제 부터 나에게 혼인지는 더 이상 올레길의 중간 기착지가 아닌, 6월의 수국이 있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기억되는 단골 방문지가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