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한담해변 해질 무렵은 아름답다고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쓸쓸하다 못해 울적해지고 싶은 장년의 남자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풍경이다.
해 저무는 한담해변의 커다랗고 평편한 갯바위에 올라 왼쪽 끝에 아련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그림 같은 곽지해수욕장과 오른쪽에 펼쳐진 애월 앞바다는 한담해변로를 따라 봄날까페 까지 이어진 아름다운 곡선이 무아지경에 빠져들게 만든다.
어느새 짧아져만 가는 가을 낙조는 구름과 어우러져 수평선 너머로 서서히 작은 괘적의 여운을 남기면서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한담해변이 마침내 올레의 새로운 길(15(B))로 거듭났다.
애월 봄날까페를 지나 한담해변을 30여분 걸어 곽지해수욕장에 이르는 꿈같은 이 길은 지금 까지 내가 걸어 본 길중 제일 기억에 남는 천국에서나 만날 법한 천상의 해변이라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을듯 싶다.
더군다나, 석양에 물드는 한담해변의 추억은 다시금 메말라가는 내 가슴을 뜨거운 호흡으로 흠뻑 물들여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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