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75

마재성지에 가을이 오는 풍경

2024. 09. 19.다산길 또는 다산생태공원 근처에 갈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곳이 바로 마재성지다 다산과 그의 형제들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다산이 삶을 마감한 곳이 마재 마을이고, 다산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마재 마을은 다산이 나고 자라고 생을 마감한 곳이기에 그의 생가도 묘지도 마재 마을에 있다. 하지만, 나그네는 마재성지를 생각하면, 다산의 맏형인 정약현의 장녀 정난주와 그녀의 남편 황사영과 그들의 아들 황경한의 비극적인 삶을 종교가 뭐라고 종교로 인해 황사영은 거열형을 당해 장흥에 묻히고 그의 처 정난주는 제주에서 노비로 살다 대정성지에 묻히고, 그들의 두 살배기 아들 황경헌(한)은 추자도 예초리에 홀로 버려져 평생 어머니가 떠나간 제주도를 바라보다 예초리에 묻혔다. 그들은 2년도 채 되..

여행 이야기 2024.09.25

내장산 계곡길 제주상사화

2024. 08. 28.내장산 계곡을 옆에 핀 백양꽃을 따라서 5리 길을 걷다가 언뜻 황미백색의 못 보던 상사화 군락과 맞닥뜨리고, 백양꽃을 잠시 뒷전으로 미뤄두고 제주상사화와 꿈같은 시간을 보냅니다.하늘은 시리도록 푸르고, 제주에서 처음 자생한 토종 제주상사화가 이제는 전국 각지로 세를 넓혀서, 제주도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양평의 세미원 백일홍 꽃밭 옆에도 지금쯤 십여 그루 꽃을 피우고 있겠지 싶은데, 생각지도 못했던 내장산 계곡 옆의 제주상사화군락은 더 이상 백양꽃 때문이 아니라, 제주상사화가 궁금하여 8말 9초에 내장산 계곡을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여행 이야기 2024.09.24

무지개 뜬 낙강물길공원

2024. 09. 17.가을비가 오락가락하는 사이 낙강물길공원 위에 뜬 무지개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은 건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혹시 로또라도 사야 되는 건가?안동댐의 낙차를 활용한 분수, 밤새 가동해도 전력소비 없는 기분 좋은 분수가 가을 폭염에 한줄기 시원하게 솟아오르고 가을의 화려한 변신을 꿈꾼다세차게 쏟아지는 인공폭포도 안동댐에서 낙차 크게 흐르고 물소리로 가을 폭염을 달래고 한가위가 지나가고 낙엽 지면 단풍잎도 폭포를 지나가리라안동댐 위로 현란한 아침노을이 뜨거운 태양을 한껏 받아들이고 오늘도 이글이글 호수의 윤슬이 지겨운 가을의 폭염 예견케 하고 세상은 불의 지옥으로 달려간다

여행 이야기 2024.09.23

한가위 추석 연휴가 끝나고 물의정원 노랑코스모스 개화 시점을 예견해 보다

2024. 09. 19.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봄은 왔지만, 아직 봄이 오지 않은 듯한 날씨를 비유하듯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는 가을은 왔지만, 아직 가을이 오지 않았음의 비유로 적절할까?제대로 가을이 온 거라면, 물의정원에는 노랑코스모스가 개화를 시작했을 시기이겠지만, 물의정원은 추래불사추가 분명했다.다행히도 해가 구름에 숨어 아침을 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쪽 하늘이 발그스름하게 뜨거운 열기를 뿜기 시작한다.가을이 어디까지 왔는지 개화시기를 가름질 하려는 듯 가을의 척후병인 듯 띄엄띄엄 노랑코스모스가 목을 길게 빼고 사방을 둘러본다.노랑코스모스가 꽃망울을 열지 못하고 짙은 녹색 옷을 단단하게 입고 있지만, 가을비에 젖고 폭염이 지나가면 꽃잎을 활짝 열어 주려나?물의정원 랜드마크 뱃나들이교 아래서..

여행 이야기 2024.09.22

내장산 계곡 골짜기 백양꽃

2024. 08. 28.백양사 약수천 계곡에서만 자생하는 줄 알았던 백양꽃이 백학봉 너머 내장산 계곡에서도 자생하고 있음을 작년에서야 알았다까딱했으면, 백양꽃 자생단지가 백양사 약수천 계곡에만 있다고 알고 먼 길을 떠날지도 모를 뻔했는데, 옛 어른들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언듯 떠오른다. 저승에 가기 전에 내장산 계곡에서 자생하는 백양꽃(가을가재무릇)을 볼 수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지......처음 백양꽃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사람이, 만일 내장산 계곡에서 백양꽃을 처음 발견했다면, 백양꽃은 내장꽃으로 불리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내장산 계곡의 백양꽃들이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투덜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독특하게도 예닐곱 종류의 상사화 중에..

여행 이야기 2024.09.21

제천 비행장 활주로 백일홍

비행기의 이착륙이 전혀 없는 제천 비행장 동편 끝, 비행기가 있다면, 이륙을 시작해야 하는 활주로에는 온갖 종류의 백일홍이 다양한 색깔을 하고 흐릿한 초가을을 맞고 있다. 백일은 피어있다 하여 백일홍이니, 추석 지나고도 한참을 지나 시월 초까지는 황량하고 척박한 이곳 비행장을 아름답게 꾸미고, 어려운 시기에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나 같은 외지인들에게도 적잖은 위로를 준다 그나마, 가까이서 음미할 수 있는 소망스런 꽃들이 있어 삭막하고 기약도 없는, 시련과 고통의 시간들을 그럭저럭 넘기고 견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피고 지고, 백일을 견디는 백일홍, 적어도, 백일 동안은 활짝 웃을 수 있는 백일홍을 보면서, 암울한 시간 속에서 다시 한번 희망을 품고 기운을 차려본다.비록, 잦은 가을비로 뿌연 하늘이 우울..

여행 이야기 2024.09.20

곤줄박이의 추석 나기

2024. 09. 17.곤줄박이의 외모가 참 아름답지요. 추석날 이른 아침, 곤줄박이가 미용에 진심인 현장을 목격했습니다.안동의 개목나루문화공원 작은 도랑에 맑은 물이 작은 소를 이루고 있고, 바위 위에서 몸풀기를 하던 곤줄박이 한 마리가 잠시 망설이다 물가로 뛰어내립니다. 그리고, 물 가운데로 들어가는가 싶었는데 마치, 추석을 맞아 깨끗하게 목욕재계하고 조상님들께 차례라도 드릴 모양으로 현란하게 목욕하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여행 이야기 2024.09.19

폭염 속 소금쟁이 삶의 현장 르포

2024. 9. 10.때 아닌 폭염에 연못 속의 소금쟁이들도 그늘로 그늘로 모여듭니다.나그네 같은 보통의 소금쟁이들은 좁은 그늘에 바짝바짝 붙어 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반면에, 힘 좀 있어 보이는 소금쟁이들은 연잎 위에 올라앉아 다른 소금쟁이들이 얼씬도 못하게 경계를 서고 있습니다. 소금쟁이 같은 미물들도 권력의 맛을 알고, 힘없는 소금쟁이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일부의 극소수 기득권자들이 7성급 호텔 같은 연잎을 수호하며 유유자적하고 있습니다. 사바세계 인간들의 사는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음에 씁쓸하기만 합니다. *여기는 광주광역시 시립수목원 한국정원입니다.

여행 이야기 2024.09.16

내장산 계곡길 붉노랑상사화

2024. 08. 28.변산의 노루목상사화길과 내소사의 전나무숲에서만 군락을 이루고 있는 줄 알았던 붉노랑상사화가 내장산 계곡 옆에도 군락을 이루고 있음에, 이제는 내장산 계곡에서도 붉노랑상사화를 만날 수 있음에, 또한 제주상사화 군락과 이웃하고 있음에 행복한 미소를 감출 수가 없습니다.물론, 붉노랑상사화가 백양사에도 있고, 전주수목원등 곳곳에 상사화의 일종으로서의 구색을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노루목상사화길이나 내소사 전나무숲보다는 규모가 다소 작기는 하지만, 내장산 계곡의 붉노랑상사화 군락은 전북지역에서만 자생한다는 상사화로서의 가치와 무더운 여름에도 시원한 계곡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내장산 계곡의 붉노랑상사화는 또 하나의 정통성 있는 붉노랑상사화의 자생군락지로 자리매김하기에 부족함이 없지 않나 싶습..

여행 이야기 2024.09.14

백양사 백양꽃

2024. 08. 27.여름이 지나갈 즈음 열흘 남짓 만나게 되는 백양꽃 쌍계루 앞 약수천에서 시작해서 약수천 계곡을 따라 듬성듬성 피어있는 백양꽃을 찾아보는 늦여름의 즐거움알게 모르게 여기저기 사방에서 백양꽃을 만날 수는 있지만 여느 곳의 백양꽃 보다 백양사의 백양꽃이 색상과 모양이 비교불가 매혹적이기에 변함없이 아름다운 자태로 거듭날 내년을 하릴없이 기다립니다.

여행 이야기 2024.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