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75

한여름 밤의 바비큐 파티

2024. 08. 01.펜션에서는 야외바비큐를 즐겨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열대야가 시작된 한여름에 대부분 에어컨 시원한 펜션에서 저녁식사 후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을 때, 이열치열의 갸륵한 마음으로 우직스럽게 격포의 하나로 마트에서 고기와 쌈과 쌈장과 버섯과 햇반을 사서 아무도 없는 바베큐장에서 저녁을 지나 밤이 되어도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빨간 숯불 앞에서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면서 고기를 굽고 새송이 버섯을 구워 아귀아귀 쌈을 싸서 펜션의 밤을 고기 굽는 냄새로 뒤덮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케한 숯 타는 냄새와 지글거리며 먹음직스럽게 익어가는 고기를 보면서 펜션에서의 바비큐 파티는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듯합니다.펜션에 숙박 중인 다른 투숙객들은 찾아볼 수가 없는 바베큐장 주변을 맴도는..

여행 이야기 2024.08.17

추억 속의 격포와 채석강

2024. 08. 01.초등학교 오 학년 여름방학에 혼자서 동대문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정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부안의 줄포에서 천주교 공소회장을 맡으셨던 외할아버지 댁으로 가기 위해 두 번의 시외버스를 더 갈아타야 했다. 옆구리에는 초코파이 한 상자 버겁게 끼고...... 아마도, 나그네는 그때부터 역마살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외삼촌 손을 잡고 해수욕하러 간다고, 격포에 와서 채석강 돌틈에 옷을 숨겨놓고 지금의 격포해수욕장에서 개헤엄 치던 기억이 색 바랜 흑백사진처럼 아스라이 스쳐 지나간다.그때의 기억으로 채석강은 해수욕할 때 탈의한 옷 숨겨놓기에 안성맞춤인 떡시루 같이 생긴 편리한 바위돌이라고만 생각했다.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술을 마시며 놀았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하다고 하여 채석강이라 불리게 되..

여행 이야기 2024.08.15

덕진공원에 홍련이 필 무렵

2024. 07. 17.처음부터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런대로 연화교의 왼쪽에는 홍련아씨 뾰족뾰족 오른쪽은 말끔하게 연꽃자취 하나없고 연지정의 데크길은 사라진채 덩그마니연화교의 한가운데 그림같은 배롱나무 사방팔방 피고있는 연꽃들과 어우러져 고풍스런 덕진공원 연꽃축제 코앞인데 천둥번개 집중호우 일기예보 어이할꼬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잎사이 홍련아씨 고운자태 드러내며 장마폭우 나몰라라 수줍은양 두팔벌려 어둔세상 밝히려고 한겹한겹 겉옷벗고 고운속살 발광하네

여행 이야기 2024.07.26

벽련암과 자색달개비

2024. 05. 29.서래봉 아래 고즈넉한 벽련암 암자라고 하기엔 넘치는 고찰 내장산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내장사는 수풀에 가려져있고 벽련암은 훤하게 눈앞에 있네연못 가운데 자리한 좌불상은 사시사철 한자리를 지키면서 벽련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하곤 연못 속 피기 시작한 수련을 바라본다대웅전 진공당 천불전 담장밑 자색달개비가 올망졸망 반짝 이른 아침 피었다가 아침햇살 받으면서 꽃봉오리 오므리네올봄 들어 벽련암서 처음 만나 생각지도 못했었던 기쁨주니 세상만사 모든 일이 그랬으면

여행 이야기 2024.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