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73

내장산 국립공원(4)-백양사 (백양사의 가을을 그리며)

2023. 09. 02.이른 아침 우화정과 내장사 탐방을 마치고, 내장사를 나와 백양사로 가기 위해, 순창군 복흥면으로 올라가는 아슬아슬한 산악도로인 드라이브하기 정말 좋은 깎아지른 듯한 추령로를 조심스럽게 오르면서, 오른쪽에 펼쳐지는 발아래 내장산의 절경은 위험을 감수하고 얻는 덤이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밤에는 가끔 멧돼지가 출현해서 차와 나란히 고갯길을 오를 정도로 험준한 산악지대의 정상에서 시작되는 산골 마을을 지나, 최근에 새로 개통된 장성 가는 도로를, 내장사에서 추령로를 올라오던 만큼의 경사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가노라면 오른쪽으로 백양사로 가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백양사가 비록 내장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엄연히 백양사는 내장산이 아닌 백암산에 있을 뿐만 아니라, 대웅전을 내..

여행 이야기 2023.09.07

내장산 국립공원(2)-우화정 (불발된 해돋이)

2023. 09. 02.내장사 일주문을 향해 가는 길목 왼편에 통과의례 같이 여겨지던 우화정(羽化亭)은 용의 비늘에서 날개가 나와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음 직한, 그래서 일교차가 커지는 가을이 오면, 동이 트는 새벽부터 물안개가 바람에 흩날리다가 아침 햇살이 우화정을 중심으로 뻗쳐 오를 때면 언제든지 용이 승천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듯싶은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는 고즈넉하면서도 신비스러운 기운이 넘치는 내장산 국립공원의 랜드마크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머잖아 내장산의 애기단풍이 찾아오면, 우화정은 온 세상의 가을을 모두 불러 모은 듯 천상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버릴 그날이 그리워집니다.일기예보와는 다르게 해돋이가 불발된 아쉬움을 작년 가을 새벽의 우화정으로 대신하지만, 여전히 가슴 뛰게 하는 우화정의 아침을..

여행 이야기 2023.09.05

내장산 국립공원(1)-내장사 (대웅전의 비애(悲哀))

2023. 09. 02.불의의 방화로 전소된 지 2년이 지나고 3년이 다 되어 가건만, 아직도 해우소 만도 못한 초라한 모습으로 "큰법당"이란 현판으로 대신하고 있는 그 자리에 언제쯤 번듯한 대웅전이 다시 세워질지, 비록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내장사를 방문할 때마다 나그네의 마음은 무겁습니다.창건된 지 1400년 가까이 된, 고찰 내장사는 여러 차례의 전쟁등으로 말미암아 전소되었지만, 불굴의 불심으로 재건과 중건을 거듭해 왔으나, 2012년에 이어 2021년에도 전소된 대웅전을 바라보는 마음이 심란하기만 합니다.비록, 철마다 꽃을 보러 가고, 가을엔 단풍을 보러 가지만, 눈 쌓인 겨울에 정혜루에서 군고구마와 잎차로 몸을 녹이던 수년 전의 기억이 새롭습니다.대웅전이 복원되어 내장사의 중심이 잡히고 나면, ..

여행 이야기 2023.09.04

가을맞이 첫여행 에필로그 (終)

꿈만 같았던 1박 2일, 어느새 세상에서 제일 편한 익숙한 침대에 누워 행복했던 시간들을 되새김질합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지만, 비록 몸은 힘들었을지 모르지만, 마음속 가득 채우고 온 뿌듯함이 모든 걸 보상해 주고도 남습니다. 그래서, 나그네는 여행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아이들이 소풍 가듯 그렇게 설레나 봅니다. 어젯밤에는 전주수목원의 장미와 수련 만날 생각에 붕 뜬 기분으로 새우잠을 청했것만, (가뿐하게?) 거의 뜬눈으로 일어나 정신 차리라고 찬물로 샤워하고, 9시가 지나기가 무섭게 숙소에서 30분 거리의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으로 출발하여, 체감온도 35도를 육박하는 말도 안 되는 가을의 폭염에도 불구하고 장미를 찾아가고 수련도 찾아가다, 끝내 폭염 속에서 양산을 받쳐주었건만, 카메라앱..

여행 이야기 2023.09.03

가을맞이 첫여행 에필로그 (始)

여름이 가을에게 토스 해준 꽃을 따라 공교롭게도 작년과 같은 날 새벽 비슷한 시간에 길을 나섰습니다. 올해는 예보된 비를 피해서 작년과는 역순으로 돌았습니다. 내장사와 백양사의 백양꽃은 작년에는 조금 일찍 먼저 봤기에, 작년 오늘은 장항 송림욕장에 해뜨기 전에 도착해서 맥문동을 만났었고, 송포항엔 오전 아홉 시부터, 그리고 내소사에는 오후 한 시부터 붉노랑상사화를 만났었고, 전주의 한국도로공사수목원에서는 오후 네시부터 장미를 만나 대장정을 마무리했었는데, 올해는 내장사에 아침 여섯 시 반에 도착해서 백양꽃을 만났고, 백양사에서는 오전 여덟 시 반부터 또 다른 원조 백양꽃을 만났고, 오전 열한 시부터는 내소사에서 붉노랑상사화를, 오후 한 시 반부터는 송포항의 부안 마실길 2코스 노루목상사화길에서 붉노랑상사..

여행 이야기 2023.09.03

나그네 해외여행 흑역사(2) (Buy cookie for your kids)

요즈음 일부 택시와 음식점에서 잔잔히 불어오는 팁 바람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지 싶습니다. 나그네에게도 팁에 얽힌 소소한 기억들이 있는데, 첫 해외여행지였던 홍콩의 호텔에서 겪었던 황당했던 흑역사가 그중 하나지요. 인터넷이 상용화가 되지 않았던 당시에는 해외여행, 특히 홍콩과 관련된 정보를 SNS등에서 검색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기에,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지인들에게 궁금 한걸 물어보고, 그 정보를 잘 간직하곤 했었는데, 호텔에서 지불해야 할 팁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등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났기에, 비록 첫 해외여행이었지만 별 두려움 없이 호텔(카이탁 공항에서 멀지 않은 구룡반도 침사추이에 있는 옴니홍콩호텔이라는 5성급 호텔로 기억됨)에 도착해서 택시에서 내리니, 친..

여행 이야기 2023.08.31

나그네 해외여행 흑역사(1) (Any declare???)

1991년 당시의 홍콩국제공항은 카이탁공항이라고 불렸는데, 구룡반도에 있었던, 빌딩숲과 산을 배경으로 바다에 근접한 활주로가 하나뿐인 매우 번잡한 공항으로, 1998년 7월에 홍콩섬의 서쪽에 있는 첵랍콕섬에 새로운 국제공항이 개장되기 전까지 나그네가 열 번 이상 이용했던 다소 스릴 넘치게 이착륙을 했던 짜릿한 추억이 있는 공항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1998년 첵랍콕공항이 개장되면서 카이탁공항은 폐쇄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나그네의 생애 첫 해외여행지였던 홍콩의 관문인 카이탁 공항에서 있었던 흑역사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소개할까 합니다. 당시 아시아 지역본부가 있던 홍콩 센트럴은 말 그대로 스카이라인이 아름다운 세계적인 빌딩들이 즐비했고, 특히 센트럴뿐만 아니라 홍콩섬의 랜드마크인 빅토리아픽에서..

여행 이야기 2023.08.30

나그네의 여권 펼쳐보기(3) (해외여행 사전/사후 절차)

지금은 일반여권(복수)의 유효기간이 10년이지만, 첫 여권부터 다섯 번째 여권을 발급받았던 2008년에도 유효기간이 5년이었고, 2010년에 발급받았던 여섯 번째 여권의 유효기간이 10년인 것으로 유추해 볼 때, 2010년경부터 유효기간이 현재의 10년으로 늘어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은 일정 금액 내의 외국 통화는 주변 은행에서 별도의 절차 없이도 얼마든지 환전이 가능하지만, 그때는 여권과 항공권이 있어야 환전이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환전필 도장도 찍고 환전영수증을 여권에 스테이플러로 찍어주는 친절(?)함도 있었답니다. 여권의 쓰임새가 참 다양했었지요.그리고, 장충동의 남산 자락에 있는 한국반공연맹(현 한국자유총연맹)에 가서 해외여행사전교육(반공교육)을 이수해야만 했고, 남자라는 이유로 출입국 병무..

여행 이야기 2023.08.29

나그네의 여권 펼쳐보기(2) (생애 첫 여권 탄생의 비화)

공교롭게도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첫해인 1989년에 생애 첫 여권을 만들었습니다. 아련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해외여행 자유화와 첫 여권의 인과 관계는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 미국 오하이오 주의 작은 도시 랭커스터에 본사가 있던 다국적기업의 한국 내 현지법인에서 근무할 때였었는데, 민주주의를 갈망했던 격동의 80년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천일 전부터 광화문 네거리에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까지 남은 날짜를 카운트다운 하는 대형 조형물이 있었고, 이를 뿌듯하게 바라보며 출퇴근하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사십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네요.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역사적인 민주화 운동이 꽃다운 학생들의 희생이 도화선이 되어 근로자들 까지 동참하는, 그래서 ..

여행 이야기 2023.08.28

나그네의 여권 펼쳐보기(1)

코로나 19 펜데믹(Pandemic)의 공포가 막 시작되었던 3년여전, 2020년 3월 17일 자로 기간이 만료된 여권을 새로 발급받지 않고 있다가 , 코로나 19 엔데믹(Endemic) 선언 이후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13년 여 만에, 지금까지의 여권과는 완전히 개념이 다른 전자여권을 발급받고, 지금 까지 동고동락했던 6개의 옛 여권을 한 군데 모아놓고 보니, 1991년 처음 홍콩 출장을 시작으로 개인적인 여행을 포함 최근 5년 전 베트남 여행을 끝으로 총 60회의 해외여행으로 20여 개의 공항 관문을 통해 40여 개의 도시를 다녀왔노라고 여권에 찍혀있는 다양한 형태의 출입국 스탬프가 말해 줍니다. 천천히 기억을 되짚어가며, 삼십여 년의 벽도 허물고, 생각만 하면 여러 의미로 미소가 지어지는 기억하고..

여행 이야기 2023.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