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375

영광 불갑사의 가을

2023. 09. 22."백제불교 초전가람지 불갑사" 이는 불갑사(佛甲寺) 홈페이지 중앙 부분에서 제일 크게 눈에 들어오는 문구입니다. 불갑사의 홈페이지에 있는 불갑사의 역사에 대한 서두(書頭)의 이야기를 옮겨 보자면 "불갑사(佛甲寺)는 호남(湖南)의 명찰(名刹)로 유서(由緖) 깊은 고찰(古刹)이다. 삼국시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래한 인도스님 마라난타존자(摩羅難陀尊者)가 남중국 동진(南中國 東晉)을 거쳐 백제 침류왕 1년에 영광땅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에 최초로 사찰을 창건하였는데, 이 절이 제불사(諸佛寺)의 시원(始原)이요 으뜸이 된다고 하여 불갑사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나그네는 불교신자도 불교학자도 아니기에, 단지 "불갑사는 백제불교(百濟佛敎) 초전가람지(初傳伽藍地)"라..

여행 이야기 2023.09.29

영광 불갑산 꽃무릇

2023. 09. 22.고창을 지나 영광에 들어서니 보고도 믿기지 않는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도로변에 마치 오래전 신촌서 시외버스를 타고 강화도 마니산으로 등산 다니던 시절, 강화도에 들어서서 전등사가 가까워오는 길가에 피어 시외버스가 지나가며 일으키는 바람에 하늘하늘거리던 토종 코스모스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소환될 정도로 곱디고운 붉은 꽃무릇이 영광에 온 걸 환영한다고 쌍수 들어 반겨주는 듯싶습니다. 굳이 꽃무릇 축제장을 찾아가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영광군 전체가 작정을 하고 꽃무릇을 관내 전체에 식재해 놓은 듯 영광은 온통 꽃무릇이 지천에 가득합니다. 그런데, 꽃무릇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 대신 상사화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영광에 들어서면서부터 곳곳에 걸려 있더니, 막상 축제장..

여행 이야기 2023.09.28

핑크뮬리가 만개한 청농원

2023. 09. 22. 핑크뮬리(Pink muhly)라고 널리 알려진 털쥐꼬리새는 미국중서부가 원산지이기에 털쥐꼬리새 보다는 핑크뮬리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학원농장 입구로 진입하면서 언뜻 핑크뮬리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을 본듯해, 의심도 않고 당연히 학원농장에 가면 어딘가에 핑크뮬리 군락을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지도 않았던 기대를 안고 학원농장 여기저기를 훑어보았건만 핑크뮬리 군락을 찾을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학원농장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퉁명스럽게 학원농장에는 핑크뮬리가 없다고 잘못 왔다길래, 입구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봤노라 했더니, 거기는 학원농장이 아니라기에,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어 거기가 어디냐고 물으니, 귀찮아 죽겠다는 말투로 짜증을 잔뜩 섞어 "청농원 이에요"라고 쌀쌀맞게 한마디..

여행 이야기 2023.09.27

메밀꽃 필 무렵(학원농장)

2023. 09. 22.가파도가 청보리로 유명하다지만, 선운사에서 아무리 여유롭게 달려도 30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고창의 학원농장 또한 청보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나그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가파도의 청보리가 너무나도 강력해서인지 아직까지 학원농장의 청보리를 만나보고 싶은 마음의 결정을 선뜻 내리지 못한 채로 또다시 가을을 맞아 선운사의 꽃무릇을 보러 온 참에 학원농장의 가을꽃에 대한 좋은 기억을 쫓아, 오랜만에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 학원농장에 도착하니, 코로나19 펜더믹 이전에 보았던 노랑코스모스와 코스모스, 그리고 해바라기등 기대했던 가을꽃들은 온데간데없고 메밀꽃만 너른 메밀밭 위에서 별처럼 반짝이며 가을꽃을 대신하고 있습니다.보리밥 사잇길 대신 지난 이틀간 내린..

여행 이야기 2023.09.26

선운사의 봄풍경 그려내기 (동백나무 숲)

2020. 03. 29.여명을 뚫고 새벽 다섯 시에 길을 나서니 세상이 너무나 고요하고, 차창을 모두 열고 오랜만에 맑은 공기를 마시는 행복을 누린 것까지는 좋았지만, 대시보드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던 마스크가 창밖으로 날아갔네요. 이래서 옛 성현들이 호사다마라고 했나 봅니다.대웅전 뒤편에 자리한 동백나무 숲이 오늘은 눈에 확 들어옵니다.대웅전 앞의 만세루가 선운사의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3호 ‘선운사 만세루(禪雲寺 萬歲樓)’를 ‘고창 선운사 만세루(高敞 禪雲寺 萬歲樓)’라는 이름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하였다고 며칠 전 신문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대웅전을 오르는 돌계단 왼편에는 수선화가 피기 시작했고, 젊은 스님 한분이 무언가를 열심히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아침 햇살..

여행 이야기 2023.09.24

선운사의 가을풍경 스케치

2023. 09. 22.어느덧 추분이 하루 앞으로 바짝 다가온 새벽 4시를 막 지나면서 용서고속도로 오산 방향 서수지 톨게이트를 통과, 장장 238km의 선운사 가는 여정을 3시간 가까이 경부, 천안논산, 당진평택, 서천공주, 그리고 호남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렸지만, 서천공주고속도로 청양을 지나면서 하얀 소복차림의 구미호라도 금방 눈앞에 나타날 것만 같은 으스스하고 음산한 짙은 안개가 군산에 이르러 자동차 백밀러에 발갛게 동이 트는 하늘이 눈에 들어오기까지 이어져 잠시 속도를 늦췄을 뿐, 시속 110km로 정속 주행하면서, 지금은 투병 중인 가수 방실이(서울시스터즈)가 불렀던 가요 "첫차"의 첫 소절을 무의식 적으로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흥얼거립니다. "새벽안개 헤치며 달려가는 첫차에 몸을 싣고 꿈도 싣고..

여행 이야기 2023.09.24

짧았지만(18 시간), 결코 짧지만 않았던(593km) 여행

누 가 : 나그네 언 제 : 2023. 09. 22. 어디서 : 고창/영광/함평 무엇을 : 꽃무릇/메밀꽃/핑크물리 여행 어떻게 : 6개 고속도로 이용 용서/경부/천안논산/당진평택/서천공주/호남 왜 : 소확행을 위해 당일치기를 해야 하나 하룻밤 자고 와야 하나 당일치기는 빠듯하고 1박 2일은 어중간해서 새벽 04시에 출발해서 오후 10시에 원점회귀 8 시간 30 분 동안은 운전하고 4시간, 16.5km, 2.2만 보 걷고 4시간 30분 동안 사진 1,081장과 동영상 6개 얻은 불금의 소확행♡

여행 이야기 2023.09.23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2) (수생원의 습지식물들)

2023. 09. 03.어리연꽃보다는 크고, 물양귀비꽃보다는 가지런하지 못한 다년생 수생식물인 자라풀을 강원도도 아니고 경상도도 아닌 그렇다고 전라남도도 아닌 전주에서도 자라고 있음에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가 수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나그네가 설익은 주장을 펴봅니다. 각종 동식물들의 생명의 근원지가 되어주고, 홍수 조절에도 일조한다는 습지가 점점 줄어들어, 람사르 협약에 따라 람사르 습지로 선정하여 보호되는 습지에 개체수가 줄어들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의 자라풀을 위시한 각종 습지식물들이 오래도록 지구촌에서 공생했으면 하는 소망을 다져봅니다.연꽃이 떠나간 자리에 수련을 보려고 찾았던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의 수생원을 갔던 건데, 기대했던 만큼의 수련은 눈에 많이 띄지 않았고, 연못가..

여행 이야기 2023.09.17

장항송림산림욕장 맥문동

2023. 09. 02.지난 8월 25일부터 닷새동안 첫 번째 맥문동꽃 축제가 열리고 난 뒤라 조금 쓸쓸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축제기간 동안에 꾸준히 내렸던 심술궂은 비가 그치고 축제가 끝나고 첫 번째 맞는 9월의 첫 주말이라 그랬는지, 비교적 늦은 오후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차장 진입로 100여 미터 전방부터 양쪽으로 나란히 일렬주차되어 있는 차량들로 미루어 볼 때 아침부터 방문객이 넘쳐났겠구나 짐작케 합니다. 충남 서천군 장항읍 송림리 산 64-9 번지 일대에 조성된 송림산림욕장의 늦여름은 여름과 가을 사이에 놓인 오작교를 방불케 하는 보랏빛 맥문동이 시원하게 곧게 뻗은 소나무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서두름 없이 조금씩 조금씩 존재감을 나타내는 산책로가 시작되는, 송림산림욕장의 곳곳에 있는 주차장중..

여행 이야기 2023.09.15

서천(舒川)갯벌의 갯패랭이 꽃이 피던 자리에서 서서히 저물어가는 해당화를 바라보는 나그네의 단상(斷想)

2023. 09. 02.서천갯벌은 우리나라에서 13번째로 람사르습지(Ramsar濕地)에 등록되었을 뿐만 아니라, 새만금 갯벌이 사라진 후 금강하구에 남아있는 유일한 하구갯벌이기도 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장항스카이워크(기벌포 해전 전망대) 아래 황량하기 그지없던 갯벌이 일 년 새 잘 정비되어, 갯벌을 따라 조성된 공원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주말을 즐기는 모습이 나름 생동감 있어 보입니다.갯벌 중간중간에 조성된 해당화 군락지에는 여름 내내 피었던 해당화가 여름을 보내면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었고, 간척지 개발로 국토를 넓히고 군산과 변산반도를 잇는 지역 간 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낙후된 서해안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허울 좋은 명목아래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귀하디 귀한 ..

여행 이야기 202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