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영광 불갑사의 가을

Chipmunk1 2023. 9. 29. 01:54

2023. 09. 22.

"백제불교 초전가람지 불갑사"

이는 불갑사(佛甲寺) 홈페이지 중앙 부분에서 제일 크게  눈에 들어오는 문구입니다.

불갑사의 홈페이지에 있는 불갑사의 역사에 대한 서두(書頭)의 이야기를 옮겨 보자면 "불갑사(佛甲寺)는 호남(湖南)의 명찰(名刹)로 유서(由緖) 깊은 고찰(古刹)이다.
삼국시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래한 인도스님 마라난타존자(摩羅難陀尊者)가 남중국 동진(南中國 東晉)을 거쳐 백제 침류왕 1년에 영광땅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에 최초로 사찰을 창건하였는데, 이 절이 제불사(諸佛寺)의 시원(始原)이요 으뜸이 된다고 하여 불갑사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나그네는 불교신자도 불교학자도 아니기에, 단지 "불갑사는 백제불교(百濟佛敎) 초전가람지(初傳伽藍地)"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찾아보던 중에 불갑사는 "백제불교의 원조격인 절"이라고 불교에 대해 무지렁이인 나그네도 이해할만하게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다른 친근한 표현을 빌리자면, "불갑사는 백제불교의 최초도래지(혹은 전래지)"라고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이처럼 불갑사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불갑사의 기원은 서기 384년( 백제 침류왕 원년)으로, 지금으로부터 약 1,60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니, 옛 백제 땅이었던 호남지역에 있는 고찰 선운사, 소래사, 그리고 불갑사의 큰절 격인 백양사보다도 역사가 오래된 절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는 듯 보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불갑사에 대한 역사적인 가치에 대한 재해석이 최근 들어 불교계와 학계와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음은 꽃무릇에 의지하여 존재가치가 알려져, 백제불교의 원류라는 역사적인 연구가치가 있는 측면에서  바라볼 때 주객이 전도된 듯한 느낌이 들었던 불갑사에게는 퍽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보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해서 대부분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만세루등 경내 부속건물과 탑사를 이어주는 붉은 꽃무릇이 불갑사의 가을을 아름답게 꾸며줍니다.

앞으로는, 불갑사가 영광군에서 홍보하는 대로 '국내 최대 꽃무릇 군락지'로 유명해진 사찰이 아닌, 백제불교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백제불교 원년의 뜻깊은 도량(道場)으로 거듭남으로써, 세상에 널리 알려지고 각광받는 것은 물론이고, 명실상부 백제불교 최초의 고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가을이면 상사화가 아닌 꽃무릇도 볼 수 있는 유서 깊은 사찰로 기억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