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02.애기단풍을 만나러 오리라 마음먹은 지 오래 건 만 이 핑계 저 핑계로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어서야 백양사를 찾습니다. 지난 9월 초, 백양꽃을 만나러 온 지 정확히 세 달 만에 찾은 백양사는 아직 가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숨 쉬고 낙엽은 바싹 말라서 작은 바람조차 이겨내지 못하고 이리저리 나뒹구는 백양사 가는 길이 많이 쓸쓸해 보입니다. 더군다나, 사흘 전 불교계를 쥐락펴락 하면서 사바세계를 구하기보다는 더욱더 혼돈스럽게 만들던 승려가 화마 속에서 국가 정보기관에서 수사할 정도의 커다란 의문을 남긴 채로 입적을 했고, 백양사 일주문 현판 아래에는 조문 현수막이 가뜩이나 호젓한 초겨울의 아침을 무겁게 만들고 흐릿해서 우중충한 날씨가 을씨년스럽기 조차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