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171

🌸꽃사과나무 꽃의 매력🌸

벚꽃이 떨어질 무렵 꽃사과나무 꽃이 개화를 시작합니다.잎이 벚꽃잎과 매우 흡사해서 벚꽃잎사과나무라고도 부릅니다.분홍빛 꽃봉오리가 조금씩 벌어지면서 흰색꽃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옵니다.어찌 보면, 만개했을 때보다 분홍빛 꽃봉오리가 하얀 속살을 조금씩 보여주려 하는 지금이 제일 예쁘게 보이지 않나 싶습니다흠뻑 봄비를 맞고 나니 훨씬 상큼하게 봄의 한가운데에서 봄의 상큼이로 거듭납니다.

꽃 이야기 2023.04.13

미세먼지의 공습을 받은 새벽에 고광나무꽃을 대하는 나의 단상

고광나무꽃은 보통 초여름(6월) 부터 개화를 시작하는데 며칠전 부터 피기 시작했습니다.지구 온난화와 무관치 않겠나 싶습니다.역대급 미세먼지가 공습해온 아침입니다.불필요한 외출은 절대 자제하라는 안전문자를 받고 오늘 일정은 모두 취소하고, 어제 담아온 순백의 고광나무꽃을 보면서 바깥 공기가 깨끗해지길 기다려봅니다.

꽃 이야기 2023.04.12

복사꽃 필 무렵 봄비는 내리고, 꽁꽁 얼어붙어있던 마음속에도 불현듯 따스한 봄이 찾아옵니다

보름 전쯤 협재해변서 만났던 흐드러지게 피던 북사꽃이 이제는 우리 동네에서도 한두 송이씩 피기 시작합니다 빗속에 흠뻑 젖으며 봄의 절정으로 치닫고 기온은 들쑥날쑥 올랐다 내렸다 이러다 얼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은 되지만 이제는 봄을 거역할 수는 없겠지요 미세먼지는 봄비를 타고 오는지 최악으로 치닫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홍색 복사꽃이 세상을 봄으로 바꾸고 있기에 내일은 얼마나 피어있을까 궁금한 마음으로 가득합니다쭈빗쭈빗 진분홍색 작은 꽃망울로 시작해서봄비에 조금씩 꽃잎을 열기 시작하더니어느새 활짝 핀 아이도 있고 아직 단단한 꽃망울인 아이도 있고 조금씩 꽃잎이 벌어지고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하물며 복사꽃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에 나오는 시기가 일정치 않거늘 모두가 최고가 되고자 애쓰는 세상 사람들의 몸부림..

꽃 이야기 2023.04.07

봄비 시작되기 전, 봄의 전령사 크로커스를 추억하며

아주 자그마한 키에 실같이 생긴 꽃대는 실이라는 그리스어 Krokos에서 따와서 크로커스(Crocus)라 부르고, 믿는 기쁨 청춘의 기쁨이라는 온통 기쁨 투성이인 꽃말로, 동면 끝에 겨울이 지나가자마자 잔설도 마다않고 초록빛 봄이 오기 전에 작은 꽃대를 세워 양지바른 언덕에 피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땅 넓은 줄만 아니 매화도 산수유도 알지 못하는 땅속 봄을 세상에 알려주는 진정한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와 더불어 예쁘게 찾아와 기쁨을 전해주는 크로커스가 봄을 만들어 간다 엷은 자적색 크로커스의 자태가 패션의 새로운 장르를 완성하고 여섯 장의 꽃잎과 세 개의 수술 그리고 수술 가운데 암술 하나 샛노란 암술 머리는 노란색 염료가 되고 음식의 향신료 되어 믿는 기쁨 되어주고 패션의 장르가 되어 청춘의 기쁨이 ..

꽃 이야기 2023.03.13

서향(瑞香)이 천리향(千里香)이라고 불리는 까닭은?

보랏빛 꽃잎 테두리가 붉게 물드는 진한 향기가 나그네 발길을 붙드는 불멸과 명예란 꽃말의 서향(瑞香) 꽃 유통업자가 만들어 퍼뜨렸다지만 친숙해진 서향(瑞香)의 이명인 보통명사 천리향(千里香) 서향이든 천리향이든 진한 향기로 나그네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드니 황홀한 향기에 절세의 아리따운 자태 서향의 완벽함에 천리향 만리향이라 이름 붙여 부른 들 그 누가 시비하랴!

꽃 이야기 2023.03.12

제주 저지곶자왈에서 지인이 보내 온 봄꽃(백서향) 소식을 전합니다

처음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고 50일쯤 지날즈음(3/7/16) 설레는 마음으로 11코스 중 무릉곶자왈을 지나면서, 곶자왈이라는 곳이 혼자 걷기에는 너무 호젓하고 두려움이 엄습하는 곳이라는 걸 깨닫고, 걷는 내내 의미 없는 말들을 내뱉으며, 휴대폰 신호도 잡히지 않고, 라디오 전파도 걸리는 것이 없는 완전 고립된 시간을 두어 시간 가까이 겪으면서 조금 더 지속되었다가는 폐쇄공포증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서 인지는 몰라도, 사흘 후(3/10/16)에 가기로 했던 14-1 코스에 포함된 저지곶자왈은 혼자 걷기에 너무 힘들 것 같은 마음에 카페를 뒤져서 소위 아카자봉(올레 아카데미 자원봉사자)의 안내를 받기로 하고, 제주 날씨 치고는 엄청 추웠고, 꽃샘추위로 강한 바람이 불었던 영하의 ..

꽃 이야기 2023.02.23

나는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만을 사랑합니다"는 동백의 꽃말입니다. 세상에는 너무 쉽게 만나고, 너무 쉽게 헤어지는 인스턴트 음식 같은 사랑도 있지만, 반면에, 가마솥의 곰탕처럼 오랫동안 혼자 속만 끓이다가 덧없이 끝나버리는 안타까운 사랑도 있습니다. 아마도 동백은 여름 내내 내색도 못하고 애가 닳도록 누군가를 흠모하다가, 찬 바람이 부는 한 겨울에 살포시 아름답게 피어나, 봄이 올 때까지 그 모습 그대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애끓는 사랑을 품고 견디다가, 끝내 홀로 애달픈 생을 마감하는 우직한 사랑의 그림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집에 온 동백도 어느덧 이십 년 가까이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습니다. 야리야리하던 동백이 이젠 제법 의젓한 근육질 나무로 단단하게 잘 성장해 있습니다. 때로는 나도 그런 동백으로 거듭나고 싶을 때..

꽃 이야기 2023.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