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제주 저지곶자왈에서 지인이 보내 온 봄꽃(백서향) 소식을 전합니다

Chipmunk1 2023. 2. 23. 00:00

처음 올레길을 걷기 시작하고 50일쯤 지날즈음(3/7/16) 설레는 마음으로 11코스 중 무릉곶자왈을 지나면서, 곶자왈이라는 곳이 혼자 걷기에는 너무 호젓하고 두려움이 엄습하는 곳이라는 걸 깨닫고, 걷는 내내 의미 없는 말들을 내뱉으며, 휴대폰 신호도 잡히지 않고, 라디오 전파도 걸리는 것이 없는 완전 고립된 시간을 두어 시간 가까이 겪으면서 조금 더 지속되었다가는 폐쇄공포증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서 인지는 몰라도, 사흘 후(3/10/16)에 가기로 했던 14-1 코스에 포함된 저지곶자왈은 혼자 걷기에 너무 힘들 것 같은 마음에 카페를 뒤져서 소위 아카자봉(올레 아카데미 자원봉사자)의 안내를 받기로 하고, 제주 날씨 치고는 엄청 추웠고, 꽃샘추위로 강한 바람이 불었던 영하의 날씨에 14-1 코스를 출발할 약속장소로 완전무장 한 채로 10여 명의 처음 보는 일행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던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이 생생하건만, 덧없는 세월은 무심코 7년 가까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올레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문도지오름을 지나 저지곶자왈에 진입(앞에서 두 번째가 사진을 보내준 지인, 뒤에서 세 번째가 본인)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저지곶자왈의 백서향 향기에 취해 버렸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한데,

지난주쯤인가 백서향 보러 저지곶자왈 간다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백서향 몇 컷을 SNS를 통해 받아 드니, 지나간 7년의 시간들이 압축되어 그때의 감성이 되살아 나는 듯 잠시 추억에 잠겨봅니다.

화창한 날씨에 우수는 지났지만, 아직은 애매하게 많이 쌀쌀했음에도 불구하고, 요청한 대로 파란 하늘과 곶자왈과 백서향이 제대로 담긴 그림 같은 사진을 보내준 지인과 그 일행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