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259

🌈코로나19 팬데믹 하에서 미세먼지의 공습을 피해 떠난 제주도 여행 스케치 I🌈

2021. 03. 29. 2019년 1월초 이래로, 생각지도 못했던 2년간 공무원양성기관에서의 다사다난했던 기억들을 뒤로하고, 2년만에 제주를 찾는 마음이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시작은 다분히 뭍에 예보된 황사의 전례없던 횡포를 피하려는 의도였지만, 죽을 수만 쓴다는 머피의 법칙과도 같이 하필 이번 황사의 공습으로 제주의 미세먼지 농도가 극심했던 수도권의 3~5배를 웃도는 웃픈 현실을 뒤늦게 인지하고서도 하릴없이 김포공항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했다. 김포공항 출국장에는 평일 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여행객들이 살짝 붐비고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이 시국에도 여행객들은 아랑곳 않고 그들만의 일상을 즐기고 있었다. 더우기 기내에서는 거리두기는 커녕 가림막도 없이 비좁은 공간에서 다닥 다..

제주도 이야기 2022.12.23

유월 어느날, 사려니숲길

2022. 06. 03. 때죽나무 꽃님들이 수를놓은 융탄자를 사뿐사뿐 즈려밟고 산수국이 띄엄띄엄 군락지를 이어간다 까마귀들 합창하고 온갖새들 지저귀는 삼나무숲 언저리엔 경쾌하게 뛰어노는 야생노루 정겹구나 동지팥죽 쒀논듯한 붉은오름 산책로는 삼나무숲 시작이고 물찻오름 지나치면 비자림로 기다린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하늘빛이 더바뀌고 초록숲길 반겨주니 유월초순 사려니숲 네가있어 행복했다

제주도 이야기 2022.12.21

정방폭포와 소정방폭포

2022. 11. 15. 한달살이라는 미명아래 제주에 입도한지 23일째, 제주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하고 제주의 구석구석을 뒤지고 다녔는지 의문이 생길즈음, 그리고 이제는 제주를 떠날수 있겠다싶은 마음이 생길즈음, 어디를 갈까 고심끝에 떠오른 곳이 딱 한곳 있었으니, 바로 올레길 6코스 중간스탬프를 찍던 소정방폭포였습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했던가요! 소정방폭포 아래로 내려가는 진입로는 공사중이었고, 제주에 온지 이튼날 새벽에 찾았던 돈내코 원앙폭포도 공사중이었지만, 계곡으로 내려가는 우회로를 통해 목적을 달성했던 기억을 되살려, 해안 언덕을 따라 올레길 6코스를 역올레하듯 한참을 올라 소정방폭포가 있는 해안을 보려했지만, 밀림처럼 우거진 나무와 수풀 사이로 어렴풋하게 폭포 줄기인듯한 물줄기가 떨어지는 모습..

제주도 이야기 2022.11.29

카멜리아힐에 두고 온 가을을 추억합니다

2022. 11. 14. 뒤로는 한라산이 보이고, 앞으로는 바다가 보이는 중문과 산방산 중간쯤 언덕위에 동백꽃으로 시작해서 핑크뮬리와 참억새가 춤을 추는 테마파크 가을정원에서 마무리되는 동백꽃동산이 바로 카멜리아힐입니다. 동백꽃이 피기 시작하면 가 볼려고 아껴두었다가, 제주에 입도한지 스무이틀째 되는 날, 더 이상은 미룰수가 없어 찾은 카멜리아힐......, 이름 그대로 동백꽃이 제법 만발한 한라산 중산간의 언덕에는 홑동백꽃, 겹동백꽃, 유럽동백꽃, 아기동백꽃, 그리고 왜동백꽃 까지 다양한 종의 동백꽃이 피고 지기 시작한지 좀 되어보입니다. 겨울에 핀다하여 동백(冬柏, Camellia seeds)꽃이라 이름 지어졌나 생각하다 사전을 찾아보니, 동백나무의 열매라고 합니다. 그동안 봄에 핀 동백꽃을 억지스럽..

제주도 이야기 2022.11.28

겨울을 부르는 강정포구의 저녁풍경

2022. 11. 13. 해양의 기후가 변화무쌍한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흐렸다 개였다 종잡을수 없는 저녁무렵 강정포구의 바다와 하늘과 구름과 태양은 잠시도 가만 있지를 못하고, 몸을 가눌수 조차 없는 강풍에 밀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옅은 구름을 뚫고 비추는 빛줄기가 빛기둥이 되어 파도치는 바다위에 붉은 색감을 얹어주니, 어느 천재화가가 구현한 태초의 천지창조 그림이 현실로 나타난 느낌이 바로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녁노을에 물든 한라산 윗세오름의 북벽과 남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강정포구의 겨울같은 가을은 입동(立冬)이 지난지 엿세가 지났으니, 비록 기온은 영상을 유지한다해도, 살을 에는 듯한 강풍을 맞닥뜨리고나니, 겨울의 문턱을 넘어섰음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해안의 나무기..

제주도 이야기 2022.11.27

가을비가 오락가락하는 보목포구, 촉촉하게 젖은 등대길의 저녁풍경

2022. 11. 12. 겨울을 부르는 가을비가 사납게 밤새 내리고, 아침부터 오락가락하던 비가 주춤해진 다된 저녁에, 제주에 온 이래로 처음 비 때문에 종일 갇혀있던 답답함을 해소할겸 제일 가까운 바다를 찾아, 비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있는 섶섬과 조금 멀리 보이는 서귀포항의 범섬과 중문 가는길의 문섬이 조금씩 시야에 들어오는 보목포구 등대길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니, 강풍에 몸은 휘청이고 성난 파도가 등대길 위를 넘어올듯 바닷물 알갱이가 얼굴에 하나둘 부딪치고, 이따금씩 비가 한두방울 바람에 날리어 이마를 때립니다. 남동쪽 하늘은 복잡한 구름이 겹겹히 쌓여, 강풍에 등 떠밀린 파도와 노을에 물들어가는 하늘이 환상적인 앙상블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섶섬과 범섬 사이에 후광이 비치니, 범섬에 가려진 문섬위..

제주도 이야기 2022.11.26

수월봉의 석양

2022. 11. 09. 효자의 눈에만 보인다는 수월봉의 효자얼굴바위가 석양빛에 붉어진 채로 반갑게 인사한다. 올레길 12코스에서는 최고로 빼어난 풍광을 지닌, 화산 폭발로 지반이 기울어 절반은 해저에 묻히고, 절반은 바다위에 솟아나 수월봉이 되었고, 용수포구에서 낚시배들이 심심찮게 찾고, 유람선도 찾아가는 무인도 차귀도와 이웃한 차귀오름 까지 지나는 해안도로에 주상절리가 이어지는것이 오래전 화산 분화로 바다속에서 용암이 분출되었음을 짐작케한다. 일몰시간에 맞춰 온 수월봉은 제주도의 최서단이기에, 지역명을 딴 (한경면)고산 기상관측소가 있다. 수월봉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차귀도의 깨끗하고 청아한 자태가 언제봐도 신비롭다. 차귀도 오른쪽 차귀오름을 지나 에메랄드빛 풀장같은 바다를 지나면 풍차가 이국적인 자그..

제주도 이야기 2022.11.25

협재해변의 가을풍경

2022. 11. 09 협재하면 떠오르는 에메랄드빛 청정 바다와 그 바다 끝에 그림같이 외로이 떠있는 비양도, 그리고 야자수가 철에 따라 조금씩 색의 변화가 있을뿐, 언제나 변함없이 협재해변을 포근하게 감싸안고 서 있다. 짧아진 해가 늬엿늬엿 떨어지고 있지만, 차가워 보이는 바닷물에 들어가 무엇을 잡는 것인지, 지난 여름을 아쉬워하며 겨울이 오기전에 발이라도 담글 요량인지 속내를 알수는 없지만 첨벙첨벙 청정바다를 즐긴다. 신비의 섬 비양도의 최고봉인 비양봉에서 바라보이는 협재해변은 한라산 아래 환상의 낙원처럼 보여 누구나 가고픈 마음이 들 정도로 한폭의 그림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협재해변의 진면목은 가까이서 보는 청정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맑고 푸른 하늘이 하나가 되고, 잔잔하고 청아한 파도소리가 귓가..

제주도 이야기 2022.11.22

마라도(麻羅島)의 가을

2022. 11. 09. 마라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건 불과 120여년전 이었고, 마라도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칡넝쿨이 우거진 섬"이라는 의미로, 마라도(麽羅島), 마라도(摩蘿島), 마라도(麻羅島) 등으로 표기되고 있으며, 마라도(馬羅島)라고 표기되기도 합니다. 10만평 정도의 작은 섬에는 있을건 있고 없을건 없으니, 130 명 남짓한 섬의 인구에 비하면, 초등학교, 파출소, 보건지소 등 공공 편의시설과 성당, 교회, 사찰 등의 종교시설이 차고 넘치는 수준이지만, 취학아동이 몇년째 없어 초등학교가 휴교중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100여년전에 세워졌다는, 해발 36미터가 최고점인 마라도 최정상에 우뚝 세워진 등대가 마라도의 상징처럼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무인도 시절 울창했던 산림이 모두 불태..

제주도 이야기 2022.11.21

석양에 물든 중문색달해변

2022. 11. 08. 야자수가 즐비해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카페들을 지나 도착한 중문색달해변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에서 가장 청정하다는기다란 해수욕장은 긴 모래해변이라해서 붙여졌다는 진모살이란 옛스런 이름도 제법 잘 어울립니다. 올레길 8코스가 지나는 길이여서 두어번 걸었었던, 걸어도 걸어도 끝없이 지루했던 그 해변 위에서, 천제연폭포와 대포주상절리를 지나 강정포구 위로 떨어지기 시작한 저녁 해를 무심히 바라봅니다. 흙색, 회색, 적색, 백색의 4가지 각기 다른 색의 모래가 한데 섞여 해가 비추는 방향에 따라 해변의 모래 색깔이 달리 보인다해서 지어졌다는 색달해변이라는 예쁜 이름이 새삼 정겹다 생각하면서...... 해넘이 시간은 2~3분에 불과하기에, 석양에 물들기 시작한 하늘과 바다가 환상..

제주도 이야기 2022.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