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09.
효자의 눈에만 보인다는 수월봉의 효자얼굴바위가 석양빛에 붉어진 채로 반갑게 인사한다.
올레길 12코스에서는 최고로 빼어난 풍광을 지닌, 화산 폭발로 지반이 기울어 절반은 해저에 묻히고, 절반은 바다위에 솟아나 수월봉이 되었고, 용수포구에서 낚시배들이 심심찮게 찾고, 유람선도 찾아가는 무인도 차귀도와 이웃한 차귀오름 까지 지나는 해안도로에 주상절리가 이어지는것이 오래전 화산 분화로 바다속에서 용암이 분출되었음을 짐작케한다.
일몰시간에 맞춰 온 수월봉은 제주도의 최서단이기에, 지역명을 딴 (한경면)고산 기상관측소가 있다.
수월봉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차귀도의 깨끗하고 청아한 자태가 언제봐도 신비롭다.
차귀도 오른쪽 차귀오름을 지나 에메랄드빛 풀장같은 바다를 지나면 풍차가 이국적인 자그마한 용수포구가 나온다.
차귀도와 차귀오름, 그리고 용수포구가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하니, 어느새 효자얼굴바위를 비추며, 바다로 떨어지는 저녁해가 한층 붉어진채로 서서히 바다위 먹구름띠 사이로 숨어버린다.
비록, 수평선 속으로 사라지는 해는 볼 수 없었지만, 아쉬운대로 언젠가(2019년 1월초) 용수포구에서 차귀도를 넘어가던 해가 구름 속으로 수줍게 숨던 모습을 조금 아쉽게 지켜보던 기억을 꺼내, 그 기억옆에 살포시 끼워놓고, 기억의 문을 천천히 닫으며, 언제 다시 찾아올런지 기약도 없이 어둑어둑해진 가을의 끄트머리에서 힐끔힐끔 뒤돌보며 아쉬움을 남겨놓은 채로 수월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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