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259

휴애리에서 서향(천리향)에 취하고, 봄에 취하다.

2023. 03. 20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 들어와 꽃향기에 이끌려 유채꽃도 잊고 서향에 둘러싸여 발길을 멈추고만개한 서향 앞에서 자동 미소 발사 3주 전 온실에서 맡던 서향 향기는 진정한 서향의 향기가 아니었음을 한라산에서 햇볕을 직접 받고 한라산의 정기를 온전히 받아 완성된 서향의 향기를 따라서휴애리 곳곳에 향기를 퍼뜨리는 서향이 내뿜는 짙은 향기에 취해 서향을 데려온 봄이 정말 고맙다

제주도 이야기 2023.03.27

새연교 봄밤의 풍경

2023. 03. 20.가 본 곳을 또 간 거냐고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웃기도 하지만 금년에도 어느덧 세번째 습관처럼 찾아온 새연교서귀포항을 내려가는 찻길에서 멀리 낯익은 불빛이 반짝일 때면 내 마음도 덩달아 설렘으로 가득주황불빛 융단이 깔린 새연교를 건너면상큼한 밤공기가 달콤도하고 새로이 단장된 새섬 산책로가 지나간 추억들을 되살려준다서귀포항의 야경에 취해 무념무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새섬의 중간지점 새섬둘레길 끄트머리에서 현란한 새연교의 밤풍경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부스럭 소리에 놀라 길섶을 보니 새끼고양이도 밤마실 나와있다아쉬운 새섬 둘레길이 끝나갈 즈음 새연교를 바라보는 반짝이는 눈들 노란 유채꽃이 새연교를 추앙한다 어느덧 새연교가 조금씩 가깝게 보이는 것은 새연교와의 짧은 만남이..

제주도 이야기 2023.03.26

유채꽃이 흐드러진 휴애리

2023. 03. 20.해 뜨는 제주의 동쪽 성산 일출봉 주변과 우도에서 두세 달 전부터 일찍 피기 시작한 봄의 화신 유채꽃이 제주의 동남쪽으로 그 세력을 넓혀 서귀포 남원의 휴애리 너른 유채밭에 노란 유채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멀리 한라산 백록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구름에 가려진 민족의 영산(靈山) 한라의 정기를 고스란히 유채꽃에 담으려고 아련하게 구름 사이사이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무한 반복하는 백록담 남벽 골짜기 잔설이 쾌활한 유채꽃을 은근한 눈빛으로 애정을 가득 담아 온종일 바라봅니다.잎과 줄기는 나물이나 김치가 되어 소박한 봄의 밥상에 오르고, 카놀라유(Canola Oil)라는 일반명사화된 유채씨 기름은 유채를 상업적인 목적으로 대량재배해 온 캐다나(Canada)의 'Can'과 기름(Oil)의 ..

제주도 이야기 2023.03.24

유채꽃이 피어 봄인가 싶었던, 우도의 겨울을 대하는 설날 자정 나의 단상(斷想)

2023. 01. 08. 청정 우도도 피해 가지 못한 미세먼지의 공습에도 아랑곳 않고, 성산항에서 부터 함께 온 갈매기가 하나둘씩 자취를 감출 즈음 성산항에서 겨울바다를 건너 우도의 천진항이 아닌 하우목동항에 발을 딛었습니다. 여짓 껏은 성산항에서 천진항으로 입도했다가, 우도봉을 지나 하우목동항을 통해 성산항으로 출도 하곤 했었는데, 천진항의 공사로 인하여 당분간은 하우목동항으로 입도해서 하우목동에서 출도 해야 하기 때문인지 하우목동항이 많이 북적이는 듯 보였습니다. 물론, 전날의 풍랑으로 인하여 배가 결항되는 바람에 여객선이 예정보다 이른 시간부터 운행을 시작해서 정원이 차면 지체 없이 운항하는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어 하우목동항이 더 북적거린다는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릅니다. 가파도의 일곱 배, 마라도의..

제주도 이야기 2023.01.22

새연교와 서귀포항의 야경, 그리고 새섬 산책길이 다소 새롭기도하고 낯설기도 한 겨울밤 나의 단상(斷想)

2023. 01. 07. 새연교 야경을 보기 위해 찾았었던, 2021년 4월에는 불이 꺼져 적막한 새연교였었고, 작년 가을에 찾았었던 새연교는 코로나19 펜더믹 이전과 같은 야경은 볼 수 있었으나, 새섬은 보수공사가 한창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새연교를 지나 새섬의 산책길이 활짝 열려, 코로나19 펜더믹 이전의 새연교와 새섬으로 거듭났습니다. 음력 섣달 보름을 막 지나 예전에 새섬에서 보았던 밝고 둥근달이, 야속하게 내 곁을 떠났던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온 듯이 반가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귀포항과 서귀포항 뒤편 서귀포 칠십리공원이 있는 언덕 위의 휘황찬란한 불빛은 초유의 길었던 코로나19 펜더믹과 상관없이 묵묵히 서귀포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주도 이야기 2023.01.21

어두움이 내려오는 한겨울 중문색달해변의 저녁풍경

2023. 01. 07. 제주가 궁금할 때마다 실시간 CCTV를 통해 보던 익숙한 풍경을 두 달 만에 다시 접합니다. 미세먼지와 무관하게 청정제주의 색달해변은 언제나처럼 포근하게 품어줍니다. 종일 서핑을 즐기던 젊은이들이 꽁꽁 얼어버린 몸을 서핑슈트 안에 숨기고 서핑보드를 이고 들고 바닷속에서 하나둘씩,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빠져나올 즈음, 뭐가 그리 서러운지 수평선 위 하늘에 드리워진 붉은 저녁노을이 색달해변 앞까지 붉게 비춰오면서 점점 흐느낌이 더해가는 겨울바다의 파도 소리가 구슬프게 저녁노을을 타고 광활한 색달해변에 긴 여운을 남깁니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오는 해변카페의 초저녁 불빛이 젊은이들의 색달해변 밤문화를 설레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입니다. 서핑족들이..

제주도 이야기 2023.01.20

중문대포해안의 주상절리대는 지금 대대적인 변신중

2023. 01. 07. 두 달 전 해넘이의 좋았던 기억을 더듬어 오후 5시경 도착한 대포주상절리는 경관개선작업으로 인하여 금년 여름까지 부분통제 한다는 현수막이 굳게 닫힌 출입문에 커다랗게 걸려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리서나마 주상절리대 끄트머리를 조금이라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직은 통제되지 않은 야자수가 무성한 공원의 끝 부분에서 마침 시작되는 해넘이를 기다렸다. 주상절리대가 있는 해안 전망대 쪽이 완전 통제가 되어 아쉬웠지만, 커다란 야자수와 낙양이 드리워지고 있는 한라산 백록담 북벽의 조화로운 풍광이 곧 시작될 대포해안의 낙조를 알리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윽고, 짙은 미세먼지를 뚫고 달처럼 환한 태양이 해송 사이에 밝은 얼굴을 들이 밀고, 선명하게 보이지는 ..

제주도 이야기 2023.01.19

애기동백과 설산(雪山) 한라(漢拏)의 절묘한 만남

2023. 01. 07.설산(雪山) 한라(漢拏)와 절묘하게 잘 어우러지는 서귀포 남원에 애기동백숲이 있다 하여, 사려니숲길에서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따금씩 나타났다 사라 지기를 반복하는 설산 봉우리 백록담 남벽을 올려다보면서, 큰 기대 없이 찾은 동백포레스트......,그러나, 유럽풍의 하얀 카페 옥상에서 내려다본 애기동백 군락이 마치 동그란 아기 머리에 촘촘하게 꽃을 꽂은 양, 조화로운 아름다움이 멀리 설산 한라에 더해져 색다른 제주의 멋을 한가득 품고 한껏 반겨줍니다.자연스럽게 살짝 삐뚤어진 애기동백의 실사화를 걸어 놓은 듯한 카페의 창문 너머 보이는 풍경은 동백포레스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백미 중의 백미가 아닌가 싶습니다.종일 짙은 미세먼지에도 불구하고, 애기동백 사이로 비교적 선명하고 친..

제주도 이야기 2023.01.17

눈덮인 사려니숲길에서, 사려니숲길의 四季節을 되새김질 하는 나의 단상(斷想)

2023. 01. 07. 사려니숲길을 처음 알게 된 것은 17코스를 시작으로 올레길 첫 번째 완주 중에 추자도를 포함해서 서너 개 코스를 남겨둔 2016년 3월 어느 날, 봄비는 내리고, 비 맞으며 걷는 건 아닌 듯싶어 남원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던 중, 머잖은 곳에 우산을 쓰고도 걷기 좋은 숲길이 있다 하여 무작정 버스를 타고 갔었던 곳이 바로 사려니숲길이었고, 그렇게 봄비 내리는 날 사려니숲길과 첫 인연을 맺은 이래로 계절이 바뀔 때면 으레 찾게 되는 곳이 되었습니다. 2009년 이전까지만 해도 사려니숲길은 자동차가 다니던 운치 있는 한라산에 즐비한 도로 중의 하나였지만, 2002년도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Biosphere Resev)이 되면서 자연 그대로의 숲길을 보존해야 한다는..

제주도 이야기 2023.01.16

폭설 속에 갇혀버린 한라산 1100고지의 설경을 대하는 나의 단상(斷想)

2023. 01. 06. 지난 연말 연초 사이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하루가 멀다 않고 내려 쌓인 눈이 어디라 특정 지을 수 없을 만큼, 한라산 전역은 알프스의 두꺼운 빙하계곡을 연상시키는 눈과 얼음의 제국으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지체 없이 이루어진 지자체의 제설작업 덕분에 516로와 1100 도로등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최적의 거리로 일직선에 가깝게 연결하고 있는, 한라산의 고지대를 지나는 도로도 비교적 원활하게 잘 정비되어 설경 삼매경에 빠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제설차가 도로 양쪽 끝 부분에 밀어놓은 눈 둔턱을 넘어 눈 부시게 하얀 숲 속에 서서 아름다운 설경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이 전혀 남아있지 않음을 안타까워하며, 제주시에서 서귀포를 향해 1100도..

제주도 이야기 2023.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