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183

입춘(立春)의 대명사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떠오르는 이른 아침 나의 斷想

절기상으로는 분명 봄이 왔건만, 아직 봄이라고 하기에는 심술굿은 겨울 한파가 떠날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니, 몸과 마음으로 체감되는 봄은 아직도 창문 너머 멀치 감치 떨어져 있는 듯합니다. 겨우내 꽃이 핀 채로 봄을 기다리는 장미의 모습을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 일상으로의 복귀를 알리는 예비신호가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산책길에서 마스크를 굳건히 착용한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은, 아직도 우리들 마음속에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크기 때문이 아닌가 싶으니, 아직도 한참을 그대로 유지할 듯싶은 겨울장미의 시들은 저 모습이 춘래불사춘의 또 다른 유형으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산수유 열매가 가을을 지나 겨우내 저리 매달려 있으니,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 새 술을 담을 새 부대가 되고 싶은 ..

나의 생각 2023.02.04

입춘(立春)을 나흘 앞둔 일월 마지막날 새벽 나의 斷想

머잖아 토종새 직박구리가 매화나무 위에 앉아 매화 꽃잎을 탐하는 계절이 돌아옵니다. 지난봄의 그 매화나무는 초록빛 꽃망울만 잔뜩 맺은 채로 서두름 없이 초연하게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소 설레는 마음으로 두 차례의 새해 인사를 주고받았던 일월이 시나브로 떠나가고 있는 흰 새벽에 불현듯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은 의문이 일어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도 합니다. 그것은 역사(歷史)라는 수레바퀴를 통해 현재의 당면한 과제를 풀어가는 지혜를 배우고, 막연한 미래를 올바른 방향으로 예측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스승임을 의미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세상은 지나온 역사를 돌아보고 어려운 현실을 풀어가는 교훈으로 삼기보다는, 아무런 노력도 없이, 어려운 현실을 ..

나의 생각 2023.01.31

소천지(小天池)의 한겨울 저녁무렵, 미세먼지로 뒤덮힌 세상을 바라본 나의 단상

2023. 01. 07. 하루 전 동틀 무렵 찾았던, 맑은 소천지에 대한 갈증을 풀어보려 또다시 찾은 해 질 녘 소천지가 한층 선명해진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이른 아침과는 달리 소천지를 찾는 사람들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기암괴석 위를 곡예하듯 아슬아슬하게 지나 마치 승천하기 직전, 잃어버린 날개옷을 찾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듯, 자연의 신비에 취해버린 모습이 자못 편안해 보입니다. 소천지의 맑고 투명한 수면 위에 투영되는 설산 한라와 하늘은 온통 미세먼지로 뒤덮인 세상에서도 실제 모습보다 훨씬 깨끗한 모습의 데칼코마니를 연출하고 있음에,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한 소천지의 긍정적인 변신을 만족스럽게 바라봅니다. 서귀포항의 문섬 왼쪽으로 떨어지는 한겨울의 짧은 해가 서서히 소천지에 석양을 내릴 즈음 서둘러..

나의 생각 2023.01.18

2023 마수걸이 여행중, 이호테우해변에서 뜬금없이 떠오른 여행(旅行 Travel)과 관광(觀光 Ture)에 대한 나의 단상(斷想)

2023. 01. 06. 빨갛고 하얀 말모형 등대는 이호테우해변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호테우해변을 떠올릴 때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곳이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6년 1월 중순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올레길을 처음 시작했던 올레길 17코스. 그리고, 올레길 17코스의 백미가 바로 이호테우해변이 아닌가 싶다. 때마침 눈보라와 맞닥뜨린 이호테우해변에서 작은 몸뚱이 하나 피할 곳을 찾지 못하고, 하릴없이 그 눈을 온몸으로 맞으며 고행의 길을 지속해야만 했다. 그때는 올레길 각 코스를 시작하는 지점과 중간 지점과 끝나는 지점에서 스탬프를 찍는 것도 스탬프북이 있는 것도 알지 못했을 정도로 올레길에 대해 무지했었고, 길을 걷다 만난 올레꾼들로부터 귀동냥한 정보를 통해 올레길은 총 26개 코..

나의 생각 2023.01.13

2023 마수걸이 여행을 앞둔, 흰새벽 나의 단상(斷想)

새해가 시작된 지도 그럭저럭 나흘이 지났건만, 온갖 상념 속에 파묻혀 지내다가 닷새만에 또다시 길을 떠난다. 갔다 온 지 불과 달포가 지났을 뿐인 제주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생애 첫 번째 제주 여행인양 마냥 설렌다. 지난가을여행 때 혹시나 하고 챙겨갔던 아이젠과 스패츠와 등산스틱은 꺼내 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가져왔던 아쉬운 기억 때문에 더욱더 설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아쉬움에 제주에 입도해서 제일 먼저 윗세오름의 설원으로 달려갈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 지난가을 20여 일간의 제주 여행에서 돌아온 이래로 제대로 된 트레킹을 단 한차례도 하지 못했던 탓에 온몸이 찌뿌둥했었는데,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전 늘 해오던 스트레칭이 오늘 새벽, 몸과 마음을 거뜬하게 준비시켜 주는 간사해진 나의 심신이 자못 기특하기 조..

나의 생각 2023.01.05

2023년 계묘년(癸卯年)새해를 맞는 나의 단상(斷想)

새해인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육십 간지 중 40번째 해로,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한다. 그런데, 육십 간지의 근간이 되는 십간십이지는 동양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 바, 월력을 음력이라 칭하여 사용해 왔는데, 서양력을 기준으로 밝아오는 새해에 육십 간지를 적용하는 것은 왠지 난센스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음력으로는 아직 까지 임인년(壬寅年)인바, 계묘년 새해는 내일이 아니라, 음력 새해인 양력 1월 22일부터가 진정 계묘년 새해가 아닌가 싶다. 철 지난 얘기일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이중과세를 하지 말자는 주장은, 육십 간지를 양력 음력 각각 적용할 것이 아니라, 음력 새해에만 적용해서, 양력 새해에도 계묘년 새해인사 하고, 음력 새해에도 계묘년 새해인사를 건네는 이중과세를 하나로 줄이자는 것이 ..

나의 생각 2022.12.31

최강 한파속에서 눈부신 햇살을 받는 휴일 아침이 무한 행복한 나의 단상(斷想)

음지(陰地)가 있으면 양지(陽地)가 있고, 슬픔(悲哀)이 있으니 기쁨(喜樂)도 있는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다. 따뜻한 봄이 되어야 피는 꽃이 있는가 하면, 찬바람이 불어야 피는 동백을 보라. 사시사철 쉬엄쉬엄 꽃이 피는 장미를 보라. 폭염속에 피었다가, 가을을 지나 한겨울에도 떠나지 못하는 흰눈속의 메리골드를 보라. 한겨울에 노란 꽃망울을 틔우다가 봄이면 온세상을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초여름 부터 열매를 맺어 여름내내 빠알갛게 익어가는 산수유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삭풍이 몰아치는 한겨울에도 빠알간 열정으로 새로운 꽃망울이 진눈개비를 맞아 보석처럼 반짝일때 까지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시들지않은 희망을 보라. 이른 봄이면 파릇파릇 싱그러운 새싹이 돋아, 늦은 여름이면 열흘정도 만개하는 보랏빛 맥문동이 가..

나의 생각 2022.12.18

불현듯 가을을 되새김하는, 폭설을 앞둔 아침 나의 단상

폭염에 지칠대로 지쳐 가을을 기다리다, 막상 가을이 오니, 가을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찾아왔다. 유독 첫눈이 늦은 이번 겨울, 정작 겨울이 왔는지 알아채지 못하고 가을의 끄트머리를 부여잡고 쉬이 놓아주지 못했다. 계절은 언제나 처럼 기다려주지도 서둘러 지나가지도 않지만, 사람들은 그때 그때 마다 제 나름의 감정을 실어 계절이 늦게 오느니 마느니 별 의미없는 대화를 주고받고, 뒤 돌아서면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가 되면 단풍도 찾아오고 창밖에 내리는 함박눈 눈도 내린다. 그저 내 갈길을 뚜벅뚜벅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계절도 만나지고 비도 눈도 만나지건만, 진득하지 못한 조급증과 빠른 포기와 싫증이 언제나 종종거리고 징징거리는 삶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르겠다. 가을이 되면 집앞 마..

나의 생각 2022.12.15

12월 12일 아침 나의 단상(斷想)

실시간으로 제주도의 명소들을, 뭍에서 조차 거실 소파에 앉아 감상할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여명이 밝아오는 순간도 실시간으로 함께 할수 있는 놀라운 세상에 살고 있다. 인간에 의한 과학문명의 발달이 무한하게 전개되고, 이제는 그 무대가 지구별에 국한되지않고, 지구밖 우주를 향한지 오래되었다. 오염된 지구별을 떠나 우주선을 타고 우주의 미아가 되어 떠돌던 영화가 꽤 오래전에 상영되었다. 바람이 있다면, 살아생전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고, 바라지도 않던 일들이 곧잘 일어나 당황스럽게 만들곤 한다. 자정 부터 통금이 있던 시절에, 오후 9시에 통금이 있던 시절도 있었다. 23년전 대통령이 참모들과 저녁식사중에 시애된 1026사태에 이어, 2..

나의 생각 2022.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