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16

담양 명옥헌 원림(潭陽 鳴玉軒 園林)의 동백꽃과 매화에 매료되다

2025. 04. 06. 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 후산길 103 (고서면)에 위치한, 명승 제58호(2009.09.18 지정)된 명옥헌 원림(鳴玉軒 園林)은 조선시대 선조 인조 시대의 오희도가 살던 집의 원림(자연에 약간의 인공을 가하여 자신의 생활 공간으로 삼은 것인데, 그 안에 정자를 짓기도 하고 나무나 꽃을 심어 정원을 꾸미기도 함)을 오희도의 아들 오이정이 그 터에 명옥헌을 짓고, 명옥헌 앞뒤에 네모난 연못을 파서 연못 주위에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꾼 것이 오늘날 배롱나무(목백일홍)의 성지로 거듭나, 여름이면 석 달 열흘 동안 수령이 물경 350여 년 된 배롱나무에서 붉은 꽃이 장관을 이뤄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여름의 배롱나무 꽃 못지않게, 봄이면 명옥헌과 연못 사이에 거대한 연분홍 매..

봄 이야기 2025.04.13

꽃잔디에 맺히는 빗방울

2025. 04. 12.봄이 서둘러 떠나가려나!봄비가 바짝 마른 대지를 적시고,막 피기 시작한 마당의 꽃잔디 위로봄비가 조용히 떨어집니다.이 비가 내리고 나면,봄이 며칠이나 남으려나요?늦장 부리면서 찾아온 봄이너무 일찍 떠나가는 것은 아닌지여름이 일찍 찾아오는 것은 아닌지괜스레 구시렁구시렁 봄비에 흠뻑 젖은 꽃잔디를 보면서봄이 조금 더 있다 갔으면 하고 괜스레 구시렁댑니다.

봄 이야기 2025.04.12

내장사 대웅전, 봄날의 서향

2025. 04. 04.오전 내내 내장산 우화정 앞에서 봄을 기다리다, 역사적인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진정한 봄을 확인하고,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내장산 계곡 산책길을 한 바퀴 돌아서, 49개월 전 방화로 전소되었던 내장사 대웅전의 재건 상황이 궁금하여, 일주문과 단풍터널을 지나 정혜루 앞에 서니, 드디어 가림막 너머 기와를 올릴 뽀얀 나무지붕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목재를 다듬는 전기톱의 굉음과 톱에 잘리는 목재에서 휘날리는 톱밥가루가 관음전을 비롯한 경내의 모든 법당의 문을 닫게 하고, 인적도 끊긴 채로,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석가탄신일에는 대웅전의 윤곽을 어느 정도 나타내고 싶은 심산인지, 분진 마스크를 한 인부들의 손발이 바쁘게 움직이며 막바지 뼈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

여행 이야기 2025.04.12

백양사 벚꽃터널과 단풍터널

2025. 04. 11.며칠새 백양사 벚꽃터널에도 벚꽃이 만개했습니다.가을은 아직 멀리 있고, 벚꽃과 단풍이 전성기에는 만날 수 없지만, 단풍잎이 곱게 물든 가을길 벚꽃터널은 고운 단풍터널에 비해 너무 초라해 보이기에, 벚꽃터널이 끝나는 단풍언덕의 단풍나무 잎이 비록 초록에 가까울지라도, 단풍잎이 물드는 가을의 벚나무보다는 초록의 단풍잎이 벚꽃과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전성기의 벚꽃터널과 초록의 단풍터널을 깊어가는 봄과 함께 담아봅니다.

여행 이야기 2025.04.11

백양사의 봄, 수양매화,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봄의 소리

2025. 04. 03.백양사의 봄은 약수천 소나무 섬에서 시작됩니다.파릇파릇 풀이 자라고, 단풍나무 가지에 붉은 잎이 움트는, 마지막 공영주차장을 지나 본격적인 백양사 가는 길 초입의 약수천 작은 호수 둘레길은 생동감 넘치는 봄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백양사 약수천의 봄은 백양사 뒤 백학봉 너머로, 4월의 눈 소식과 꽃샘추위를 뒤로하고 빠르게 빠르게 북쪽으로 전파되고 있습니다.잠시 잦아진 바람이 쌍계루 앞 약수천에 쌍계루와 백학봉의 있는 그대로 데칼코마니를 만들고, 파릇파릇한 봄이 백암산 산등성이를 감싸고, 산벚꽃나무인지 이스라지인지 분간은 안되지만, 온갖 봄꽃들이 개화를 시작합니다.봄과 함께 개화를 시작하던 붉은 인동덩굴도 사라진 청운당 앞 작은 연못이 왠지 허전해 보이지만, 산앵도나무 꽃의..

여행 이야기 2025.04.11

서향 향기 짙은 백양사의 봄

2025. 04. 03.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온실이 아닌 노지에서 향기가 천리를 간다 하여 천리향이라 불리기도 하는, 뭍에서는 꽤나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군락이 있는 장성 백양사의 서향 한그루가 청운당 앞 연못가에 덩그마니 서서 겨우내 빨간 열매가 맺혀있던 청운당 끄트머리 호랑가시나무 너머 신비롭게 만개한 고불매를 바라보며, 붉은빛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합니다.그리고, 나그네의 짧은 지식으로, 육지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자생 군락지로 알고 있는 사천왕문과 범종각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서향의 향기가 고불매의 은은한 향기를 지우고, 살랑이는 봄바람에 실려 백양사 경내를 찾은 뭇사람들의 코끝을 짙은 향기로 사로잡습니다.바위틈에 한 그루씩 띄엄띄엄 자리하고 있는 제주도 남원의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의 그것 과는 ..

여행 이야기 2025.04.10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

2025. 04. 02.일찍이 1978년 여름, 지금의 춘장대 해수욕장은 나그네의 기억 속에는 동백정이라 불렸었고, 당시 까까머리 학생이었던 나그네는 평소 친분이 있던 선배와 동기생등 여섯 명이 의기투합해서 바다와는 조금 이질적으로 들리는 서해안 동백정으로, 피서라는 이름으로 바다에 가서 캠프파이어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던 그곳이, 사실은 서천 마량리의 수령이 놀랍게도 물경 오백여 년이나 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나무 여든두 그루가 자생하는 동백나무 숲이 있고, 그 숲 정상에 동백정이란 정자가 있음을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동백꽃을 보러 처음 왔던 것은 불과 5년 전이었습니다.이제는 동백정과 해수욕장이라는 다소 이질적이었던 단어보다는 동백정과 동백나무 숲이란 친근감 ..

여행 이야기 2025.04.09

서산 간월도 영양굴밥, 간월암, 그리고 길마가지나무 꽃

2025. 04. 02.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는 나그네에게 먹거리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기에, 유기방가옥에서 삼십여분 해안으로 달려간 곳은 바로 간척지로 유명한 천수만 옆에 있는 간월도(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된 섬)이고, 거기에는 비록 굴의 계절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입맛 돋우는 영양굴밥과 십여 가지 이상의 정갈한 반찬과 굴전 까지, 혼밥 하기에는 나무랄 데 없을 뿐만 아니라, 친절한 응대는 덤으로, 거리는 조금 있더라도 역시 기대에 부응하는 만족스러운 아점을 하고, 식당 창 너머로 보이는 천수만에 갯벌이 보이니, 아직은 간월암 가는 길에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았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150 미터 전방의 간월암 주차장으로 서둘러 나갑니다.조선초기 무학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간월암은 하루에 두 번..

여행 이야기 2025.04.08

서산 유기방가옥 수선화

2025. 04. 02.드디어 수선화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오랜만에 서산의 유기방가옥을 가기 위해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으로 달려갑니다.유기방가옥을 불과 2.5km 정도 남겨놓고, 진출로를 지나쳐 5km를 돌아서 출발한 지 2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유기방가옥에 도착하니, 주차된 차량은 두대 정도, 입구로 올라가는 주차장 둔턱에서는 오느라 애썼다고 수선화가 위로하며 반갑게 맞아줍니다.매표소에는 직원 한 사람이 주변을 지켜볼 뿐, 이제는 대세가 되어버린 키오스크(Kiosk)라 통용되는 무인매표 기계가 덩그마니 놓여있어, 그중 한대를 골라 아직도 낯선 익숙하지 않은 기계와 대화하며, 표를 구입합니다.입장료는 코로나19가 팬더믹이 막 시작됐던 5년 전 보다 1,000원이 인상되었으니, ..

여행 이야기 2025.04.07

서우봉 옥색 바다와 유채꽃

2025. 03. 20.서우봉(犀牛峰)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위치한 작고 아담한 오름으로, 물소의 형상을 띄고 있기에, 물소가 바다에서 올라가는 모습을 본뜬 한자 표기인 서(犀)와 우(牛)를 차용해서 서우봉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나그네에게 서우봉은 올레길 19코스 함덕해변을 지나, 다된 저녁에 해가 떨어지기 전에 숙소를 예약해 놓은 김녕해변에 도착하기 위해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앞만 보고 바삐 걸었던 기억이 다였는데, 올레길을 두 차례 완주한 후에, 추억이 많은 함덕해수욕장에 들렀다가 우연찮게 코스모스와 백일홍이 만발했던 2018년 가을의 서우봉에 매료되어, 매년 봄과 가을에 습관처럼 방문하게 된 지도 어언 7년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빛깔 고운 옥 보석만 골라서 풀어놓은 듯한 청정..

제주도 이야기 202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