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171

배롱나무(목백일홍) 개화가 시작된 병산서원의 초여름 새벽 풍경 스케치

2023. 07. 11.칠월이 시작되면서 여기저기서 배롱나무(목백일홍) 꽃 소식이 들려오니, 불현듯 병산서원의 배롱나무 개화 소식이 궁금하여, 여기저기 기웃거려 봤지만, 금년 여름 병산서원의 배롱나무 개화 관련 공유된 정보를 찾지 못하고, 오전 늦게 내려진 장맛비 예보를 피해 새벽 다섯 시에 병산서원에 도착했으나, 병산서원의 관문 격인 복례문(復禮門) 앞 어린 배롱나무에는 붉은빛이 조금 감돌뿐 배롱나무 꽃은 눈에 띄지 않아 조금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서둘러 병산서원 현판이 붙어있는 건물 뒤꼍에 있는 수령이 400년 가까이 된 배롱나무 다섯 그루가 있는 곳으로 한 걸음에 달려갔지만, 배롱나무 꽃의 개화가 아직은 멀어만 보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백살된 배롱나무 뒤편과 병산서원 왼쪽 정원에서 보기 좋게 개..

꽃 이야기 2023.07.12

두물머리 세미원에 연꽃이 만개했습니다

2023. 07. 02.여름에 꽃을 관람하기에는 이른 아침 시간대가 제격이건만, 사시사철 오전 9시에 개방되는 세미원은 관람객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아 못 마땅하지만, 목마른 자가 샘을 파야하는 형국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장 30분 전에 이미 빈틈이 없어진 주차장과 길게 늘어선 관람객을 보건데, 이곳 세미원은 적어도 연꽃이 만개한 날 만큼은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됨을 인정하고 태양이 달궈지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세미원 보다는 24시간 개방된 두물머리 연꽃단지를 선호하는 까닭이 세미원 보다 연꽃이 많아서가 아니라, 해가 올라오기 전에 연꽃을 관람할 수 있고, 강기슭에 자연스럽게 조성된 연꽃 군락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백련이 풍성한 두물머리가 ..

꽃 이야기 2023.07.07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에는 연꽃을 기다리는 수련이 한껏 만개해 있습니다

2023. 06. 27. 연꽃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듯이 피는 수련이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에는 수련이 연꽃에 한참 앞서 장관을 이룹니다. 연못에 반사되는 햇볕의 방해로 잘 보이지도 않는 수련을 제대로 담는 것이 쉽지 않기에 위치를 바꿔가며 초점을 맞추다 보니 보이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 수련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꽃잎은 작지만 수술이 가득 찬 샛노란 수련꽃잎이 몇 개인지 셀 수 없이 많은 풍성한 수련마치 연꽃이 연못 한가운데 떠 있는 듯, 연꽃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연꽃을 쏙 빼닮은 수련잠자리의 선택을 받은 막 개화를 시작한 수련연못에 투영되어 아련하게 데칼코마니를 만들어내는 수련까지, 지금 관곡지 연꽃테마파크는 연꽃의 만개를 기다리는 수련들의 아름다운 각축장이 되고 있습니다.내가 사는 ..

꽃 이야기 2023.07.06

물레나물 꽃이 피었습니다

어제 아침 기존의 산책길을 조금 바꿔 걸어봤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수도 있는 노란 꽃이 마치 물레 모양을 하고 드문드문 피어있었습니다. 나물로 먹는다는 물레나물이지만 먹어본 기억이 없기에 물레처럼 바람개비처럼 생긴 모습이 신기해서 한 장 한 장 기억에 담고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언뜻 작년 여름에도 같은 장소에서 봤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어느새 일 년이 지났음이 실감 났습니다.간밤에 세차게 내린 빗속에서 잘 견디고 있는지 궁금해서 비가 그친 새벽에 다시 찾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세찬 비바람 속에서 별 흐트러짐 없이 깨끗한 빗방울을 머금은 채로 어제 봤던 그대로 서 있음에 온화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부디 인간과 자연이 서로 보호하고 무한하게 유익한 존재로 남기를 소망해 봅니다.

꽃 이야기 2023.07.05

백련과 함께 하는 두물머리의 흐릿한 아침풍경 스케치

2023. 07. 02. 햇볕의 간섭 없이 사진을 선명하게 담아보려 흐린 날을 골라 달려간 두물머리의 연꽃단지는 적당한 습기를 머금은 채로 제법 연꽃의 개체가 일 주 전에 비해 늘어나서 풍성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풋풋한 연잎마저도 시원하게 연꽃을 품어주며 초여름 이른 아침 칠월의 첫 번째 일요일을 서서히 열어갑니다.두물머리 위로 떠오르려던 태양은 짙은 안개에 갇혀 그저 하얀 도화지에 짙어지는 초록 연잎과 하나 둘 순백의 무리를 이루는 백련의 모습을 가득 담은 풍경화가 되었습니다.연꽃단지 너머 두물머리 기슭에도 연잎이 넉넉하게 자리하고 백련이 툭툭 튀어나오는 풍경은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고 독백하는 나그네를 흡족하게 합니다.연잎에 숨어서 활짝 핀 백련과 숨바꼭질 하며 하나 둘 찾아내어 조심스럽게 호흡에 흔들..

꽃 이야기 2023.07.04

세미원에 서식하는 털부처꽃은 곤충들의 참 유토피아

2023. 07. 02.습지나 강가에서 분홍색의 꽃이 마치 석가모니가 세상에 나오면서 외쳤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연상될 정도로 당당하게 눈에 튀는 꽃이 바로 부처꽃이요, 연꽃을 구하지 못해 연꽃대신 부처에게 받쳤다는 꽃이 바로 부처꽃인데, 문헌에 의하면 부처꽃은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서식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반면에, 줄기나 입에 잔털이 있어 매끈한 부처꽃과 구별하여 부르는 털부처꽃은 우리나라가 원산지라고 합니다.세미원에도 수련이 서식하는 연못가에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범상치 않아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마치 곤충들의 쉼터인양 벌과 잠자리와 나비가 한데 뒤섞여 허기진 배를 채우고 쉬어 가도록 풍성하게 꽃을 피우는 털부처꽃은 키가 150cm까지 자라는 늘씬하고 고운 색을 지닌 자비로운 ..

꽃 이야기 2023.07.03

만개한 부레옥잠(부평초)을 대하는 유월 마지막 날 새벽 나의 단상

연꽃처럼 연못 바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동그란 공기주머니에 의지해서 물에 떠있는 부레옥잠은 그래서 부평초(浮萍草) 혹은 부초라고도 부릅니다. 사전적 의미로 부평초는 "의지할 데가 없어 정처 없이 떠도는 신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그런데, 부레옥잠은 동그란 공기주머니에 의지해서 떠 있기에, 부평초라는 의미는 조금은 억울한 누명일지도 모릅니다.오히려 물고기의 부레처럼 생긴 공기주머니가 있다 하여 부레옥잠이라 붙여진 이름이 매우 적절해 보입니다. 부평초란 부정적인 이미지가 붙어버린 부레옥잠이 더 이상은 부평초니 부초니 하는 떠돌고 방황하는 듯한 부정적인 수생식물이 아닌, 공기주머니와 더불어 환한 바깥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의 꽃이 되기를, 우리네 인생도 방황하고 떠도는 부평초..

꽃 이야기 2023.06.30

관곡지 연꽃테마파크의 노랑어리연

2023. 06. 27. 관곡지는 예로부터 연을 재배해 온 곳으로 유명한데, 이는 조선 시대의 농학자로 널리 알려진 강희맹(1424~1483)이 세조 9년(진헌부사가 되어) 명나라에 다녀올 때 남경의 전당지라는 연못에서 전당연의 씨를 가지고 들어와 지금의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에서 연 재배를 시작하여 점차 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관곡지는 강희맹의 후손들에 의해 관리되어 온 사유지이지만, 일찍이 1986년에 지방문화재(향토유적 제8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는데, 사유지인 만큼 주말에만 개방을 하기에 평일에는 낮은 담장 밖에서 바라다봐야 하지요.사실 관곡지는 집안의 작은 연못이라 그리 많은 연꽃이 필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기에, 인근에 삼만여 평의 대단위 연꽃 단지를 조성하고 연꽃테마파크라 명명하여 매년 7..

꽃 이야기 2023.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