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171

폭염 속의 무궁화

역대급 폭염 속에서 팔월에 활짝 핀 무궁화를 영흥수목원에서 만났습니다. 오분 이상은 촬영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카메라앱의 성토에 잠깐씩 조금씩 담아 온 무궁화가 종류에 따라 다양한 자태와 색감으로 폭염 속에서 잘 견뎌내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지는 무궁화, 늦은 아침까지 피어있는 무궁화, 종일 피어있는 무궁화, 각기 개성 있는 무궁화를 사흘에 걸쳐 담아봤습니다.모쪼록, 막바지 기승을 부리는 폭염을 무궁화 같은 은근과 끈기로 잘 이겨내는 무탈하고 행복한 불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꽃 이야기 2023.08.04

폭염 속에서도 당당한 (털)부처꽃을 보면서 막바지 폭염을 견뎌 봅니다

2주 전 강원랜드에서 담아 온 털부처꽃들과 어제 폭염 속에서 카메라앱이 5분 간격으로 작동을 멈추는 악전고투 끝에 수목원에서 담아 온 부처꽃에 가까운 털부처꽃들을 보면서 막바지에 이른 폭염을 마음으로 다스려 봅니다.연못이나 개울가 습지에서는 물론이고, 폭염으로 척박해 보이는 바짝 마른땅에서도 예쁘게 피어난 부처꽃을 보고 있노라니, 주어진 환경 속에서 잘 적응하면서 근근이 잘 살아 낸 세상의 주역이지만, 항상 부와 권력의 뒷전에서 역사를 지켜 온 민초들의 고단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싶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인고의 세월을 잘 견뎌내는 상큼한 부처꽃 같이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풍요롭고 평화로울 가을을 기다립니다.

꽃 이야기 2023.08.03

여름의 꽃 옥잠화와 시작하는 팔월의 첫 날에 붙입니다

폭염이 예보된 팔월 첫날, 오후 4시경 피기 시작해 이른 아침 진다는 옥잠화를 만나기 위해 영흥 수목원에 서둘러 왔건만, 9시 30분에 개장하는 수목원에서 가장 높은 오솔길 중간쯤 하얀 옥잠화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니, 옥잠화의 꽃말 중 하나인 기다림을 실행에 옮기려는 듯 뜻밖에도 아직 채 지지 않은 옥잠화가 나그네를 반겨줍니다.경사스러운 일보다는 걱정스러운 일이 많았던 지난 시간들을 뒤로하고, 비록 앞으로 열흘 이상 지속될 폭염이 기다리고 있지만, 일주일 후엔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가 기다리고 있고, 입추 이틀 후엔 말복이 기다리고 있고, 입추에서 보름 남짓 후엔 선선한 가을이 시작된다는 처서가 기다리고 있으니, 더위도 한풀 꺾이면서 가을이 찾아오겠지요!계절 이기는 장사 없다 했으니, 여름 꽃 옥잠화가 ..

꽃 이야기 2023.08.01

뜨거운 정열이 담긴 듯한 미국부용 '자엽 부용(Luna Red)'이 만개한, 폭염 속의 칠월 마지막 날 나의 단상

연꽃을 닮아 아름답다 하여 이름 붙어진 부용(芙蓉) 보다 꽂이 큰 미국부용(Hibiscus moscheutos)이라 널리 불리는 '루나 부용' 중에서도 세상을 태워 버릴 듯 거칠 것 없이 작렬하는 태양 아래 활짝 핀 '루나 레드'가 칠월의 마지막 날과 뜨거운 작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뛰어넘어 지구 열대화라는 지옥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대서 특필되고 있는 뜨거운 세상에서 오늘도 피할 수 없는 폭염과의 한판 승부를 겨루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중 90%는 실제로 발생되지 않는다는 정설을 굳게 믿고, 설혹, 원치 않는 지구의 열대화란 지옥의 문이 열린다 하더라도, 그 걱정은 영특하게 정치와 결탁하는 과학자들과 세상을 절망 속으로 빠르게 밀어 넣는 정치꾼들..

꽃 이야기 2023.07.31

기린초(麒麟草)는 기린(麒麟)과 어떤 관계 일까요?

기린초는 키가 20~30CM의 작은 키에 입이 두툼하고, 꽃은 키에 비해 큰 편에 속하지만,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줄기가 기린의 목처럼 곧게 위로 뻗어 있는것이 억지로 기린과 닮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어린 인재를 기린아(麒麟兒)라고 부르듯이, 약초로 이용되는 식물 중에서 그 기능이 가장 우수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니, 기린초가 한결 멋지게 보입니다.

꽃 이야기 2023.07.30

한여름의 긴산꼬리풀

산에서 볼 수 있는 꽃차례가 긴 꼬리 모양의 하늘색빛과 비슷하기도 하고 유혹하는 연보라색과도 비슷한 긴산꼬리풀의 꽃이 여름의 폭염 속에서 피고 지고를 반복합니다. 강원랜드의 긴산꼬리풀은 관리를 잘 받아서 그런지, 아니면 기후조건이 잘 맞아서 그런지 정원의 꽃들 중에서 풍성한 모습이 부티가 나는 듯합니다.반면에, 개장한 지 얼마 안 된 영흥수목원에 방치된 듯한 긴산꼬리풀은 가까이 가서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조금씩 세력을 키워가는 듯합니다. 스프링클러라도 설치해서 아침저녁으로 물을 준다면 훨씬 새뜻하게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숲이 무성한 만항재의 긴산꼬리풀은 귀티가 흐르는 듯합니다. 이처럼 식물들도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생존을 위..

꽃 이야기 2023.07.29

꽃범의꼬리(강원랜드)와 더불어 폭염도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내길 소망하면서......

2023. 07. 20.멀리 숲 속에서 꽃처럼 화려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는 호랑이의 꼬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꽃범의꼬리가 아닌가 싶습니다.좀 더 가까이에서 보면은 아래턱이 세 개나 되는 호랑이가 맛있게 식사를 하고 포효하면서 누워있는 듯한 재미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예쁜 이름 꽃범의꼬리가 카지노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강원랜드의 하이원광장 뒤편 정원에서 나도 여름꽃이라고 항변하듯 아담한 키 때문에 주변의 키 큰 식물들에 가려 적당히 습기를 머금고 만발해 있습니다.원산지가 미국인 꽃범의꼬리는 미국명으로는 피소스테기아(Physostegia)라고 하는데, 미국의 원주민인 인디언들 사이에서는 매우 신성시하는 꽃이라고 하며, 꽃말도 "강건한 영혼"이라 하여, 자연을 있는 그대로 숭배하는 순수한 그들의..

꽃 이야기 2023.07.28

정선 만항재 큰까치수염 꽃

2023. 07. 20.멀리서 보면 휘어진 동물의 꼬리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익은 곡식이 매달려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는, 까치수염 꽃보다는 꽃차례(서화)가 크고, 잎이 크며 잔털이 없는 큰까치수염은 큰까치수영이라고도 불리는데, 정확하게 이름의 유래가 정설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꽃차례가 까치의 날갯죽지에 있는 흰 무늬 깃털 같아 보인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하는 속설이 가장 우세해 보이기는 하지만, 까치라는 부분은 그렇다 해도 수염이라고 하는 부분은 하얗고 작은 꽃이 마치 흰 수염 같다고 하여 이를 합성해서, 꽃차례나 잎이 까치수염 보다 클 뿐만 아니라 잔털이 없기에 큰까치수염이라 부르게 된 것은 아닌지 나름 정리해 봅니다. 물론, 멀리서 보면 꽃차례가 잘 익은 곡식의 이삭으로 보이는 수영이라..

꽃 이야기 2023.07.27

산책길에서 만난 풍로초

꽃의 생김새가 마치 불을 피울 때 요긴하게 사용하던 풍로처럼 생겼다 하여 풍로초라 부르기도 하지만, 잎이 쥐의 발바닥 혹은 손처럼 생겼다 하여 쥐손이풀이라 더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공기정화식물로 알려져 실내에서도 즐겨 키우고 있습니다.쥐손이풀은 이질풀과 흡사하지만, 다섯 장의 꽃잎에 세로로 세 개의 줄이 선명한 것이 다섯 줄 이상되는 이질풀과는 다른 무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질풀보다는 꽃잎이 단순하고 청순해서 새색시라는 이질풀의 꽃말이 풍로초에 더 잘 어울릴 듯싶네요. 그래서, 풍로초는 끊임없는 사랑이라는 꽃말 이외에도 새색시란 꽃말도 함께 붙여진 듯합니다. 뿐만 아니라, 쥐손이풀도 이질풀과 마찬가지로 약명으로는 현초(玄草) 혹은 노관초(老觀草)라 불리며, 달여 마시면 설사병인..

꽃 이야기 2023.07.26

정선 만항재의 이질풀 꽃

2023. 07. 20.잎이 쥐의 손을 닮았다 하여 쥐손이풀과에 속하지만, 다섯 장의 꽃잎마다 다섯 줄이 넘는 선명한 줄이 그어져 세줄뿐인 쥐손이풀 꽃과는 구별되는, 예로부터 민간에서 설사병인 이질에 효험이 있다 하여 이름 지어진 이질풀의 꽃인 이질풀 꽃이 만항재를 완전히 점령해서 여름꽃임을 실감 나게 합니다.물론, 이질풀 꽃을 볼 목적으로 만항재에 온 것은 아니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이질풀 꽃이 맑고 깨끗한 여름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처럼 만항재를 반짝이게 하는데, "꽃은 하나도 없이 풀만 무성하네"하며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실망 가득한 푸념을 이질풀 꽃이 듣지 못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송이 한송이 정성을 다해 담아봅니다.작년 여름, 붉노랑상사화가 만발하던 부안 변산의 마실길(노루목 상사화길)에서 ..

꽃 이야기 2023.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