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4. 02.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는 나그네에게 먹거리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기에, 유기방가옥에서 삼십여분 해안으로 달려간 곳은 바로 간척지로 유명한 천수만 옆에 있는 간월도(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된 섬)이고, 거기에는 비록 굴의 계절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입맛 돋우는 영양굴밥과 십여 가지 이상의 정갈한 반찬과 굴전 까지, 혼밥 하기에는 나무랄 데 없을 뿐만 아니라, 친절한 응대는 덤으로, 거리는 조금 있더라도 역시 기대에 부응하는 만족스러운 아점을 하고, 식당 창 너머로 보이는 천수만에 갯벌이 보이니, 아직은 간월암 가는 길에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았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150 미터 전방의 간월암 주차장으로 서둘러 나갑니다.

조선초기 무학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간월암은 하루에 두 번은 섬이 되었다가, 두 번은 뭍이 되는, 모세의 기적이 하루에 두 번씩 이루어지는 기도 도량으로, 달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 하여 간월암(看月庵)이 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간월암을 배경으로 멋진 인생샷을 찍을 수 있도록, 천수만 갯벌 위에 스카이웍을 세워놓아 철새도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잘 갖추어 놓았네요.
거기에다, 입장료와 주차료가 무료로, 각박한 세상에 충청도의 넉넉한 인심을 맛볼 수 있게 합니다.

아직은 밀물이 시작되기 직전인지라, 걸어서 간월암에 들어서니, 사찰에서는 낯설지만, 나그네에게는 꽤나 익숙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해, 향기를 쫓다 보니,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어디에서도 본적 없을 정도로 무성한 갈마가지나무에 꽃이 다닥다닥 피어 오묘한 향기를 내뿜고 있어 한참 동안 그 앞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석가탄신일이 들어있는 양력 5월이 오면 하트모양의 열매가 빨갛게 농익어 세상에 부처의 사랑을 널리 전파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길마가지나무가 간월암에 무성하게 꽃을 피웠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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