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야기 24

노루목상사화길의 팔월 초 풍경

2024. 08. 02.변산반도 송포항에서 시작되는 부안마실길 제2코스, 그러나 노루목상사화길로 더 알려진, 우리나라 토종 상사화로 전북지역에서만 자생한다는 팔末구初의 붉노랑상사화가 환상적인 해안둘레길인데, 아직은 붉노랑상사화의 척후병 격인 위도상사화가 어느덧 해안을 뒤덮으며, 한 달 후면 만개할 붉노랑상사화와 앙상블을 이루기 위해 해안 언덕을 밝혀줍니다.그리고, 간간히 분홍상사화가 해안의 구색을 맞추는 폭염 속의 노루목상사화길은 시나브로 무르익어갑니다.노루목상사화길의 마스코트 검은물잠자리들이 달궈진 팔월의 해풍에도 아랑곳 않고 그늘진 해안오솔길을 훨훨 날아다닙니다.멸종위기의 빨간발말똥게 한 마리가 오솔길을 가로질러 부리나케 숲 속으로 몸을 숨깁니다. 이렇듯, 폭염 속에서도 노루목상사화길은 다가 올 가을..

여름 이야기 2024.08.21

소금쟁이의 작은 파문(波紋)

2024. 07. 17.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유발할 수도 있겠다는 가설이 만들어 낸 나비효과는 실제로 발생될 확률은 거의 없다지만, 카오스이론의 토대가 되었듯이, 덕진공원 연못에서 마치 비가 떨어지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잔잔한 연못에 작은 파문을 만드는 소금쟁이들의 가냘픈 발차기도 분명 지구상 어디엔가는 괄목할 만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더군다나, 직접적이고 파괴력 있는 일부 몰지각한 중생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끝없는 혹세무민과 권력남용과 불법과 탈법을 즐기는 기득권자들은 물론이고, 도를 넘는 탐욕과 사리사욕을 위해서는 매국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는 위정자들의 목불인견이 나비의 날갯짓이나 소금쟁이의 발차기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세상을 빠르게 ..

여름 이야기 2024.08.05

연못가의 실잠자리

2024. 07. 15.이른 아침 아직 림노카리스과(물양귀비)가 채 피기도 전에 꽃봉오리에 앉아 아침을 시작하는 부지런한 실잠자리와 함께 초복의 아침을 맞습니다.림노카리스과의 빈 꽃봉오리를 찾지 못한 실잠자리는, 심지어는 연못 밖으로 나와 땅 위의 풀에도 앉아있을 뿐만 아니라, 이른 아침부터 사랑을 나누는 애틋한 커플들도 눈에 띕니다.

여름 이야기 2024.08.02

백양사 약수천의 여름 요정 검은 물잠자리가 대서(大暑) 아침에 시원하게 날갯짓하다

2024. 07. 22.검은날개 펄럭이며 비행하는 물잠자리 백양사의 여름계곡 약수천에 자리하고 일광정앞 작은호수 백학봉을 올려보며 더위정점 대서아침 날갯짓이 우아하네이리날고 저리날고 뭣이저리 분주한지 삼십여분 멈춰서서 뙤약볕도 마다않고 이리보고 저리봐도 매력만점 검은요점 약수천의 폭포청음 대서폭염 압도하네날갯짓은 물론이고 예술적인 스트레칭 물소리와 새소리에 리듬타는 검은요정 민첩함과 유연함에 대서폭염 잠시잊고 요산요수 공자말씀 약수천에 울림있네

여름 이야기 2024.07.23

저어새와 조우하다

2024. 07. 15.천년기념물로 지정해서 보호할 정도로 개체수가 지구상에 오천여 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은 저어새를 우연찮게 시흥 관곡지 연꽃테마파크 옆 실개천에서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검은색 다리에 검은색 부리의 쇠백로가 떼를 지어 먹이사냥하는 모습이 기이하다 생각하고 한참 지켜보다, 쇠백로의 걸음걸이 보다 민첩하고 절도 있고 질서 있게 성큼성큼 개천을 걷는 모습이 여태껏 봐 왔던 쇠백로의 모습과는 다르다는 생각에, 자세히 지켜보니, 부리 끝이 밥주걱처럼 납작하고, 물속에서 먹이를 사냥할 때 무거워 보이는 크고 납작한 부리를 저어대 듯 흔드는 모습에서 쇠백로가 아닌 저어새임을 확신했습니다.잠시도 멈춤이 없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통에 한 군데 오래 머무는 백로나 왜가리와는 달라서, 한 마리만 집중해서..

여름 이야기 2024.07.18

관곡지 수세미 꽃

2024. 07. 15.설거지용 수세미의 어원이된 수세미가 고향집의 우물가서 그릇씻고 요강씻던 얼기설기 헝클어진 섬유질을 떠올리며 관곡지의 수세미꽃 옛추억을 소환한다주렁주렁 길쭉길쭉 탐스러운 수세미가 기억저편 추억속에 아스라이 자리하고 빈곤했던 어머니의 부엌살림 수세미가 배고팠던 그시절을 아련하게 소환한다어린시절 수세미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관곡지의 수세미와 숨박꼭질 놀이하며 그시절의 향수찾아 무더위속 그늘돼준 푸른터널 머물면서 어머니를 추억한다

여름 이야기 2024.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