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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주왕산 주산지의 가을

2024. 10. 30.해가 많이 짧아 어둡고, 안개가 짙게 깔린 도로를 엉금엉금 기다시피 달려와 동이 틀 무렵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있는 왕버들길을 오르며, 까닭 모를 설렘으로 주산지 위로 성급하게 발걸음을 재촉합니다.신비스러운 물안개에 파묻힌 주산지의 가을이 한량없이 황홀경 속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저수지 중간중간에 그림같이 자리 잡고 있던 왕버들은 치료가 필요해서 저수지 물을 왕버들 밑동이 보이도록 빼내고, 왕버들 노출된 뿌리에 붕대를 감싸고 있기에, 물 빠진 늪지가 되어버린 오랜 시간 떨어져 쌓여 부패된 낙엽들이 스펀지처럼 발을 감싸는 저수지가에 서서 나뭇가지들의 방해 없이 주산지의 남쪽 절경을 담아봅니다.물안개가 조금 거치고, 주산지를 둘러싼 울긋불긋한 주왕산의 가을스런 데칼코마니도 함께 ..

여행 이야기 2024.11.20

담양 죽녹원의 가을풍경

2024. 11. 04.사철 푸르른 담양의 랜드마크 대나무 숲 속에서 가는 가을을 한껏 느껴봅니다.언제부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죽로)차나무 군락과 때마침 늦둥이로 남아있는 차나무 꽃과 반갑게 인사합니다.지난겨울에 죽녹원 후문으로 내려가는 한옥카페에서 맛봤던 댓잎차라떼는 향이 독특했었지요.소쇄원의 광풍각등 지역의 유고한 전통 건축물을 재현한 아기자기한 한옥마을 정원에도 대나무와 애기단풍이 한옥과 어우러져 짧은 가을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죽녹원을 한 바퀴 돌고 정상의 성인봉 둘레길을 돌며, 소원을 빌고, 나가던 길목에서 우직하고 대쪽 같던 바보와 그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그가 꿈꾸던 나라는 지금 방향을 잃은 난파선이 되어 격랑 속으로 속절없이 빠져들고 있는데,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끝내는 막 나가..

여행 이야기 2024.11.19

낙강물길공원 늦가을 풍경

2024. 11. 16.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밤새 내리더니, 온 세상이 촉촉하게 슬픔으로 가을을 보내려 합니다. 낙강물길공원에도 예외 없이 단풍이 조금씩 옷을 벗어내고 가을과의 긴 이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습지의 수생식물들도 갈색옷으로 갈아입고, 겨울을 대비하는 온갖 나무들이 가을의 정취를 뒤로하고 스산하게 가을을 접고 동장군을 영접하려 합니다.안동댐 애기단풍길 숲 속을 오르면서 안동댐 안동루에서 가을의 정점을 찍고, 가을 이삭 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단풍 숲길을 애기단풍이 하늘을 뒤덮듯, 온갖 거짓과 탐욕으로 가득한 어지러운 사바세계의 암울한 하늘도 자연의 순리에 정직한 애기단풍이 대신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단풍숲길을 올라 아득히 발아래 펼쳐진 안동댐 물줄기가 월영교를 지나 낙동강 물줄기를 향해 ..

여행 이야기 202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