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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우화정의 만추(晩秋)

2024. 11. 21.늦여름부터 애기단풍을 맞으려고 부단하게 찾아왔던 내장산의 랜드마크 우화정에서 이제는 하릴없이 가을을 놓아 주려합니다.동지(冬至)를 향해 가는 늦가을의 해돋이 시간은 갈수록 늦어지고, 산속의 해돋이는 그나마 한 시간 이상 더 늦어지기에, 여덟 시가 훨씬 지난 산속의 이른 아침에 맑은 연못에 비친 우화정과 완숙해진 애기단풍이 해맞이 직전에 더없이 맑고 깨끗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이윽고, 늦가을의 게으름뱅이 아침해가 동녘 순창 복흥의 산봉우리를 넘어오는 장엄한 의식 속에 우화정을 잠시 어둠 속에 가둬버립니다.이제는 가을을 곱게 보내고, 설국(雪國)으로 변신할 우화정의 동장군을 맞아야 할 때가 돌아온 듯싶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우화정의 아름다운 가을을 오롯이 가슴에 담아봅니다.

여행 이야기 2024.11.23

선성수상길과 선성현문화단지

2024. 10. 30.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는 선성 수상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안동 예끼 마을에 자리한 선성 수상 길은 물 위에 놓인 그림 같은 길이다. 선성현 문화단지와 안동 호반자연휴양림을 연결하는 이 길은 약 1km 길이에 폭 2.75m에 이르는 데크로 조성됐다. 독특하게도 물 위에 뜨는 부교 형태라, 바람이 불어 안동호에 잔잔한 물결이 생기면 선성 수상 길도 따라서 부드럽게 흔들린다. 또 물이 많고 적음에 따라 부교의 높낮이도 달라진다. 그야말로 안동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길인 셈이다. 선성 수상길 중간에는 1974년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예안 국민학교를 추억하는 공간이 풍금과 책걸상, 그리고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 마을 흑백사진으로 꾸며져 있는데 그곳이 바로 예안 초등학..

여행 이야기 2024.11.22

수련이 있는 가을풍경

2024. 11. 08.한 달여 왔다 가는 연꽃과는 달리, 연꽃 보다 보름 이상 먼저 와서 연꽃의 뿌리 연근을 채취해서 시장에 내다 팔 때가 지난 십일월에도 수련은 은근과 끈기로 살아남아 해맑게 웃어 반깁니다.각양각색의 모습으로 해가 뜨면 활짝 피고, 해가 지면 바짝 오므리기를 쉬지 않고 반복하지만, 쉬이 사그라지지 않는 수련을 보면서 차라리 놓아버리고 싶은 암울한 현실에 대한 희망의 끈을 다시금 잡아봅니다.구름 한 점 없이 청량한 가을 하늘이 수련을 연못에 풍덩 빠뜨리고, 수련잎도 하나둘 갈잎이 되어가고, 연못 주변의 나무들도 제각각 가을옷을 입었다 벗기 시작하는 늦가을 속으로 줄달음질 칩니다.한껏 멋을 낸 가녀린 수련들이 가을의 따스한 햇볕아래 고운 색이 허옇게 빛바랜 듯 보이지만, 연못 속에서 반영..

여행 이야기 202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