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같으면 11월에 우기가 지나고 날씨가 화창해야할 다낭이 이틀연속 폭우를 쏟아내며 거리를 한산하게 만들었다.
호텔매니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비를 빌려입고 1분 거리의 미케비치로 나갔다.
인적이 끊긴 해변에는 폭우와 세찬 바람과 파도가 앙상블이 되어 스산한 불협화음을 내고 있었다.
한적한 해변에서 파도를 마주하자니, 부서지는 파도 속으로 뛰어들어도 아무일 없을것 같은 평온함이 찾아오면서 세찬 비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우비 속으로 파도가 밀려들어 온몸을 적셔도 파도에 꺼지는 모래속으로 샌들 신은 발이 서서히 파묻혀도 발을 빼지 못하고 무심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리고, 세속에 오염된 심신이 바다에 씻겨 와 하나가 된듯 한참을 넋을 빼고 미케비치와 하나가 되었다.
도리없이, 갑작스런 폭우로 계획했던 일정을 취소하고, 호젓해진 미케비치를 네번째 찾았지만, 언제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되면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여정인 하노이로 향했다.
비록, 구름을 뚫고 질주하는 비행기에서 바라보는 하늘 이었지만, 파아란 하늘과 온갖 구름들의 조화가 운해(雲海)도 만들고, 끝없이 펼쳐지는 설원(雪原)을 만들기를 반복하다가, 2개월 만에 다시금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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