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제주의 겨울을 찾아서(8) (동백 포레스트)

Chipmunk1 2024. 1. 20. 08:01

2024. 01. 10.

작년 이맘때 처음 찾았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생기악로 53-38에 소재한 관광농원 동백 포레스트는 나그네가 알기로는 제주에서 유일하게 동백만을 소재로 하여 유료로 입장할 수 있는 자그마한 순수 동백 농원입니다.

입장료를 내고 발행된 입장권도 없이 입구에 예쁜 카페가 있는 농원입구로 들어서면 정면과 오른쪽으로 잘 가꾸어놓은 동백숲이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작년에는 5,000원 했던 입장료가 올해는 6,000원으로 인상되었지만, 인터넷에서는 할인된 입장권 구입이 불가하기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7,560원으로 할인된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는  카멜리아힐이나 8,100원에 구입 가능한 상효원, 혹은 11,600원에 구입 가능한 카멜리아힐과 상효원의 결합 입장권과 비교한다면, 수목원의 규모나 조성된 테마파크등을 견줘 볼 때 상당히 비싼 입장료임에 틀림없지만, 농원 면적보다 훨씬 넓은 주차장에 빈틈없이 가득 차 있는 자동차로 짐작건대, 분명 그만한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5년 전 보다 2배로 인상되어 입장료가 8,000원이 된 비슷한 규모의 위미동백수목원보다는 상대적으로 착한 입장료인 듯합니다.

카페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수 십 년 된 동백들이 마치 위미동백수목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빽빽하게 활짝 핀 동백과 땅에 떨어진 동백꽃 까지도, 동백은 나무에 한번  땅에 한번 마음속에 한번 도합 세 번 꽃을 피운다는 이야기가 실감 납니다.

더군다나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아래 붉은 동백은 햇살에 눈부시고, 하릴없이 발아래 가슴 아프게 밟히는 동백꽃잎이 아파할까 걱정되고, 활짝 핀 동백꽃이 몸에 걸려 떨어질까 조심스럽게 미로 같은 동백숲을 걷고 또 걷습니다.

그런데, 나그네가 동백 포레스트를 찾은 속내는, 동백숲 사이로 하얗게 보이는 설산 한라의 정상을 동백꽃 위에 올려놓고 담아보는 것인데, 설산 한라는 구름 속에 꽁꽁 숨어 하릴없이 내년을 기약하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백꽃 한 송이가 피어있는 듯이 보이는 단정하게 다듬어 놓은 우람하지만 어여쁜 동백나무와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과 붉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발아래 동백꽃잎이 아파할까 살포시  밟고 지나면서, 동백을 맘껏 즐길 수 있는 동백꽃 향기가 가득한 숲 속에 덩그마니 남아 가슴을 활짝 열고 두 팔을 하늘 위로 높이 치켜세워 봅니다.

미로 같은 동백숲을 겨우 빠져나와 줄이 길게 늘어선 카페의 포토존에서 마치 액자 속의 그림 같은 통유리 너머로 잡히는 동백을 한컷 담고, 2층 옥상에 올라 둥글둥글 작은 구릉 같아 보이는 동백숲과 구름에 갇혀있는 한라산과 보일 듯 말듯한 서귀포 앞바다를 무심코 바라보노라니, 기대했던 설산을 볼 수 없어 다소 무겁던 마음이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동백 포레스트에는 오로지 동백만 있는 줄 알았는데,  탐스럽게, 그리고 샛노랗게 익어가는 하귤이 카페 오른쪽 경사로 왼쪽의 붉은 동백과 제법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한겨울의 짧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하고, 햇살에 물든 동백이 한층 붉은 빚을 발하며 황홀하고 운치 있게 동백숲을 한 시간 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바꾸어 놓습니다.

밥을 배불리 먹기보다는 조금 아쉬운 듯싶을 때 숟가락을 놓는 게 좋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을 되새기며, 이 정도면 됐다 싶은 마음으로 조금 아쉬운 발길을 돌려, 십여분 떨어져 있는 새연교의 해넘이를 보러 총총히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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