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교 24

물안개에 갇힌 월영교

2023. 11. 22.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 자부하는 안동이 또한 호반의 도시라 해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것은 여명이 밝아 올 시각에 자욱한 물안개에 완전 점령되어 천지를 분간할 수 없는 월영교 위를 걷다 보면 안동이 호반의 도시임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일출시간까지 환하게 밝혀주던 전등불이 꺼진 아침 7시가 지나고 열 시가 가까워 오건만 월영교는 여전히 물안개 속에 깊이 파묻혀 있습니다.찬란하게 비춰야 할 아침해가 물안개에 파묻힌 채로 둥근달의 모습으로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며 월영교를 여명 속에 가두고 시공을 초월한 채로 오전 열 시가 지나도록 동은 텄으나 어둠은 여전히 월영교를 뒤덮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태양빛을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물안개가 옅어지면서 강 한복판에 비친 태양이..

여행 이야기 2023.12.07

월영교의 가을 아침 풍경 (원이엄마테마길 중심으로)

2023. 10. 06.안동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월영교(月映橋)는 2001년 착공해서 2003년 4월 25일 완공되어 어느덧 20여 년이 된, 안동댐 내 여름이면 안동(애기)무궁화가 가득한 월영공원과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을 옮겨놓은 안동민속촌을 연결하는 총길이 387m, 너비 3.6m의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다리 가운데 월영정(月暎亭)이 중심을 잡고 있는 2021년 기준 국내 최장의 목조 다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 깊어가는 월영교의 가을 새벽은 어찌 보면 눈이 덮인 한겨울 보다도 인적이 뜸한 물안개가 자욱한 월영공원 텅 빈 주차장의 월영교 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 전날 소낙비로 나무다리 월영교의 바닥이 촉촉하게 젖어있는 어스름한, 지난여름 보다 수위가 많이 높아진 ..

여행 이야기 2023.10.21

시월 첫 여행 마침 에필로그

2023. 10. 06.1박 2일 일정이 2박 3일로 일정이 연장된 것은 본래 계획에 없었던, 집에 올라가는 길에 문경 봉천사와 충주 비내섬을 경유하기로 했기에, 이튿날 저녁 무렵 안동을 출발하기로 했던 최초의 일정대로였으면 문경의 개미취와 충주 비내섬의 억새꽃을 볼 수 없을 듯하여, 안동에서 하룻밤 더 머물고, 전날 저녁 무렵 세차게 내린 비로 촉촉이 젖은 새벽의 월영교를 한 바퀴 돌면서 몇 송이 남지 않은 시월의 안동(애기) 무궁화와 관광정 앞 연못에 마지막 몇 송이 남은 수련이 갑작스러운 추위에 바짝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여유롭게 안동을 출발했습니다.안동역과 버스터미널을 옮기면서 안동의 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옥동을 출발해서 예천과 점촌, 그리고 상주와 문경 충주까지 연결되는 국도를 타고 1..

여행 이야기 2023.10.07

시월 첫 여행 안동 에필로그

2023. 10. 05.여행 첫날은 제천, 영월, 영주, 그리고 안동의 월영교 야경을 끝으로 막을 내렸고,이튿날은 여유롭게 아침을 맞고, 갑자기 기온이 급강하한 탓에 오전 9시경 안동시 서후면에 있는 봉정사와 작년 가을부터 시작되었던 보수공사가 거의 끝난 한국의 10대 정원으로 선정된 바 있는 영산암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이제 머잖아 보수공사가 끝날, 이른 봄부터 시작된 듯싶은 봉정사의 현관문과 같은 유서 깊은 만세루가 공사 가림막을 벗은 모습이 반갑더라고요. 봄부터 피기 시작했던 만수국이 여름을 지나면서 절정을 맞았지만, 아직도 대웅전 옆구리에서 만개한 만수국과 함께 오전 내내 봉정사와 영산암에서 고즈넉하게 익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안동의 대표적인 축제인 2023 탈춤 페스티벌을 ..

여행 이야기 2023.10.06

안동의 랜드마크 월영교(月暎橋)의 한낮 풍경 스케치

2023. 08. 06.지난봄, 개통된 지 어언 20년을 넘긴 국내 최장의 목조다리인 월영교가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도 아랑곳 않고 선비의 고장이자 그들이 자부하는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다운 선비의 면모를 뽐내듯 숨 막히게 뜨거운 여름까지 담담하게 품고 있는 모습이 듬직해 보입니다. 한 달 전, 오랜 가뭄 끝에 허리까지 보이던 물이 폭염 전까지 지루하게 내린 비로 인해 아직 까지 황톳빛 물이 목까지 차있고, 월영교의 반달배도 개점휴업 상태로 흐린 물이 무심하게 월영교를 지나 낙동강으로 흐르고, 주변 카페는 줄을 서서 입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됩니다.겨우 창가에 자리를 잡고, 이곳 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달콤 쌉쌀하고 시원한 안동대마라테 한잔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그렇다고, 마냥 카페에만 앉아 있기는 아쉬..

여름 이야기 2023.08.08

월영교의 야경

2023. 05. 17. 언제부턴가, 안동에 가서 월영교의 야경을 보지 않으면 안동에 갔어도 안동에 가지 않은 듯합니다.이렇게 호반의 도시 안동 월영교의 야경은 안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밤공기도 상큼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인 강변 산책로 왕벚꽃나무 사이사이를 지나 보는 방향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월영교와 그 중심에 있는 월영정을 맴돌며휘황찬란하게 불을 밝힌 노릿 배를 힐끔힐끔 바라보며, 월영교의 밤도 만끽하며, 가는 봄을 아쉬워합니다.

봄 이야기 2023.05.24

보슬비에 흠뻑 젖은 호반의 도시 안동의 봄풍경 스케치

2023. 05. 05.어린이날 전날부터 시작된 쉰 돌을 맞은 안동민속축제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월영교는 한적하고 조용하리라 생각하고 낙동강변을 지나 안동댐 방향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윈도 브러시의 바쁜 움직임을 리듬 삼아 성락교를 지나 월영교 주차장에 이르렀다. 자동차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광경에 입만 쫘악 벌리고 월영교 주차장을 지나쳐 영락교를 건너 시립민속박물관 앞 주차장에 당도하자마자 눈에 띄는 딱 한자리를 발견하고는 재빠르게 주차를 하고 보슬비 속에 물안개가 자욱한 나루터를 시작으로 환상 속의 보슬비 트레킹을 시작했다.물안개가 자욱한 나루터에서 시작되는 나무데크길 산책로를 지나다 왼쪽 정원을 힐끗 바라보니 생각지도 못한 익숙한 빛깔의 꽃을 보고 발걸음은 정원으로 향했고, 비에 젖은 풀밭속도 ..

봄 이야기 2023.05.06

안동 월영교(月映橋)는 계묘년(癸卯年)의 첫 산책길

2023. 01. 23. 눈으로 뒤덮였던 크리스마스의 월영교 위를, 이제는 물안개가 다리 위로 날아와 반질반질 얼어붙어 자칫 미끄러질까 조심조심 걷습니다. 아직은 환상적인 조명 아래 산 너머로 부터 여명이 밝아오는 국내 최장길이의 목교 월영교는 2003년 개통된 이래로 명실상부 안동 최고의 명소 중의 하나로 거듭나, 안동시민들에게는 휴식공간과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안동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먹거리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모아 제공하는, 안동 제일의 관광명소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여명을 뚫고 두 개의 정자를 지나 법흥교까지 아직은 어둑어둑한 호반나들이길을 지나, 내친김에 법흥교 인도교를 건너, 석주 이상룡선생의 생가를 지나 안동소수발전소를 거쳐 월영교까지 5km 남짓한 산책길의 청량하고 맑은 공기와 함..

겨울 이야기 2023.01.24

낙강물길공원 겨울스케치

2022. 12. 25. 안동댐을 가장 가까이에서 올려다볼 수 있는, 가을의 낙강물길공원이 환상적인 유럽의 가을풍경을 제공해 준다면, 겨울의 낙강물길공원은 은은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고즈넉함에 꽁꽁 얼어버린 연못 어디선가 팅커벨이라도 튕겨 나올 것만 같은 신비로움이 숨어있다. 눈앞에 보이는 둔턱에는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고, 쓸쓸해 보이는 은행나무 가지에 걸려 있는 태양이 멀리 보이는 월영교를 환하게 밝혀주는 낙강물길공원에도 서서히 낙조가 드리워진다. 나뭇가지에 걸린 태양이 눈과 얼음이 뒤덮인 연못 위로 길게 그림자를 만들고 낙강물길공원의 겨울은 하릴없이 깊어만 가는데, 시원한 물줄기를 떨구던 인공폭포의 얼어붙은 얼음기둥이 청송의 얼음골 인공폭포를 연상시키며 낙강물길공원의 겨울을 차갑게 만든다. 봄과 ..

겨울 이야기 2022.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