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봄은 어디쯤 오고 있나요?

Chipmunk1 2023. 2. 9. 00:00

남쪽에서부터 시작된 봄인데
지금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요?

미세먼지는 아직도 극성인데
궁금해진 마음을 가누지 못해
남한강 줄기 도도하게 흐르는
여주 신륵사로 그냥 떠납니다

일주문을 지나면서
구석구석 기웃기웃
혹시라도 어디엔가
매화아씨 하나라도
피어있나 찾는 희망
여지없이 깨어지니
서운한 맘 다독이며
강변 따라 뒷걸음질
입장권의 잉크물이
다 마르기도 전인데
조급해진 작은 마음
영릉으로 향합니다

호젓해진 마음으로
영릉(英陵)을 지나
영릉(寧陵)에 와도
자그마한 봄꽃하나
찾아보지 못하고서
전전긍긍 둘러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천 산수유 마을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말라비틀어진 열매
앙상하게 남은 줄기
노란 꽃은 고사하고
꽃몽우리 하나 없는
거무죽죽한 산수유

아직 봄꽃이 오기엔
봄이 멀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간 동지에 비해
한 시각은 더 길어진
뉘엿뉘엿 지는 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설봉공원에 이르러
해넘이를 맞습니다

설레며 기다리는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