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8.
소천지에서 부터 시작해서 조금 아래 바다에서 해넘이를 볼수 있는 보목포구 섶섬 앞까지 달려갔지만, 섶섬에 해가 갈려질지도 모른다는 판단 아래 다시 소천지와 인근 서귀포항 새연교를 스쳐지나 3분 거리의 해넘이 명소로 믿음직한, 몇해 전 겨울에 만났던 멋진 해넘이 기억을 되살려 외돌개 주차장에 도착 하자마자 외돌개해변으로 뛰어 내려가, 외돌개 바로 직전 소나무가 해를 향하고 있는 조금 넓은 장소에 자리를 잡았고, 기다렸다는듯이 해넘이가 시작되었다.
짙은 구름 속에서 서서히 내려오는 장엄한 태양이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며, 한치 아래 옅은 구름 속으로 다시 들어가며 가려진 구름 까지도 붉게 물들이더니, 또 다시 좀더 짙은 수면과 붙어있는 구름 속으로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다.
구름 한점없는 외돌개에서의 해넘이를 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오늘 하늘은 적당히 구름을 겹겹히 내려보내 나의 탐욕스런 해넘이를 허락하지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봄(사월 초) 1,200 ㎍/㎥를 넘다드는 최악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록적으로 제주도 전체를 뒤덮었던 그 때와 견줘보면 오늘의 해넘이는 백점 만점에 삼백점 짜리 해넘이가 아닌가 싶다.
해돋이와 해넘이라는 자연 현상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임에는 분명하지만, 우리의 눈에 관찰될 수 있는 해돋이와 해넘이의 순간포착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않다.
우연한 기회에 만날 수도 있겠지만, 준비되지 않으면 만나기 쉽지않은것이 해돋이와 해넘이 이기에, 어느곳을 여행하든 해돋이와 해넘이를 즐기고픈 마음은 늘 한결같기에 가끔은 완벽하지 않은 해돋이와 해넘이에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순간 순간의 행복을 맛보곤한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마음으로 조금은 부족한듯 싶은 외돌개에서의 가을 해넘이를 다시금 감사하는 마음으로, 또 하나의 오래 남을 추억으로 가슴속에 깊히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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