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서귀포 상효원의 가을

Chipmunk1 2022. 11. 2. 05:58

2022. 10. 28.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서귀포 요소요소마다 상효원에 대한 홍보 문구가 눈에 띄게 많아서, 큰 기대를 안고 깊어가는 가을에 상효원(上孝園)을 찾았다.

첫 느낌은 가을꽃의 화려한 전시에 확 끌리는 얕은 맛은 있었으나, 그게 전부였다.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과 오산의 물향기수목원이 머릿속에서 상효원과 비교되고 분석되었다.

한라산 돈내코 탐방로 가까이에 상효원 홈피 인삿말에는 8만평의 부지라 하였고, 백과사전에는 4만평이 채 안된다고 소개하고 있으니, 2만평 남짓하게 조성된 개인 식물원이라 소개한 개장한지 8년 남짓한 신생 식물원이란 상효원 홈피의 소개글이 그럭저럭 상효원의 현주소를 말해주는것 같다.

국화꽃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상효원의 관람로를 따라 걷다보니, 중간 벤치에서의 휴식이 없었다면, 한시간도 채 걸리지않을 아주 작은 그저그런 식물원이었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나마 한라산 자락에 만들어진 식물원이라 파란 가을 하늘과 이국적인 야자수와 윗세오름 백록담 남벽이 있어 나름 멋진 풍경을 찾아볼수 있음이 위안이 되었다.

국화와 핑크뮬리가 상효원의 대표 가을 풍경이라 소개된 홍보 문구가 무색하리 만큼 핑크뮬리는 잘 가꾸어져 있기는 하나, 유구의 무료 개방된 핑크뮬리 정원이나 역시 무료 개방된 장성 황룡강의 핑크뮬리 군락에 비해 소소한 규모에 실망이 컸다.

상효원 만의 특징이 무엇인지 알수없었을 뿐만 아니라, 가성비적인 측면에서 입장료 9천원은 매우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한바퀴 돌고 나오는 길에 혹시 안 가본곳이 있는건 아닌지 안내도를 살펴봤지만, 곶자왈이라고 소개된 곳은 곶자왈은 곶자왈이지만, 곶자왈 흉내만 내고 말았으니, 곶자왈은 상효원이 아니더라도 아직 제주 곳곳에 가 볼만한 곶자왈이 많이 산재해 있기에, 상효원의 곶자왈은 진정한 의미의 곶자왈이 아닌 곶자왈 흉내만 낸 곶자왈이었다.

그래서, 제주도 서귀포시의 상효원은 제주에서 가 볼만한 명소 목록에서는 과감하게 지우기로 했다.

그 누구에게도 권하고 싶지않지만, 몸이 불편한 분들이 관람열차를 타고 한바퀴 돌아보는것은 추천할만하다.
다만, 걷기 힘든 관람객들에게는 무료로 탑승할수 있도록 입장료에 포함된 기본 시설이었으면 어떨까 싶다.
막 관람열차에서 내린 아주머니 한분의 불만에 가득찬 한마디가 여운으로 남는다.

"열차가 빠르게 휙 지나가서 제대로 본게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