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서귀포 추억의 숲길

Chipmunk1 2022. 11. 6. 05:00

2022. 10. 30.

서귀포시 서홍동(산록남로)의 서귀포 추억의 숲길은 서귀포 치유의숲(제1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아름다운 생명상(대상))에 바로 이웃하고 있는 100여년전 이 숲속 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살았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 4시간 정도 여유있게 걷기에 안성맞춤이기에, 건강한 시니어들과 어린 아이를 걸리고 안고 걷는 가족들이 한낮에도 하늘을 덮은 산림들이 햇볕을 막아주고, 솔솔 바람이 불어주니, 특히 여름철 피서에 적합한 숲길일듯 합니다.

숲길 초입에 조성된 데크에 서넛이 둘러앉아 준비해온 점심 도시락을 펼쳐놓고 웃음꽃 피우며 식사하는 모습에서 이제는 코로나 펜더믹이 서서히 극복되어 일상으로 복귀한 듯한 반가운 마음에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감어린 숲속 식사 모습에서, 2017년 봄 아름다운 우리숲길 원정대의 첫 코스였던 동백길에서 참가자들과 삼삼오오 모여서  도시락을 까먹으며 올레길과 한라산 둘레길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 등에 관한 관심사를 나누던 정겹던 시간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소환됩니다.

한라산 둘레길과 여러차례 조우하면서, 매우 익숙한 동백길과도 조우하는 어떻게 보면 지하철의 여러노선이 만나는 환승역과 일맥산통하는 곳이 바로 서귀포 추억의 숲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왕복 9km 남짓한 추억의 숲길 반환점에는 600여 그루의 피톤치드의 보고인 편백나무숲이 반겨줍니다. 온몸을 피톤치드의 산림욕장에 담그고, 입과 코를 활짝 열고 편백나무 군락을 왔다갔다 하면서  최대한 피톤치드를 들이 마시는 호사를 누리다보니 어느새 오후 네시가 가까워 오고 숲속에 비스듬하게 비춰오는 햇살은, 뉘엿뉘엿 넘어가려는 가을 태양이 가뜩이나 빽빽한 산림으로 인해 침침한 숲에 가려져, 벌써 어둠이 내려오려나보다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져서 삼나무군락지가 있는 하산길로 급히 발길을 옮김니다.

삼나무군락지 중간중간의 활엽수들이 곱게 물들어 바쁜 발걸음을 잠시 머물게하니, 걱정스런 하산길이 점점 늦어지고, 편백나무숲으로 오르던 길과는 달리 삼나무군락지를 지나는 하산길은 지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지 익숙한 등산로가 쉬이 나타나지않을 뿐만아니라,  안내리본도 찾기 쉽지않으니, 서귀포 추억의 숲길에 갇혀버리는 것은 아닌지 살짝 두려움이 엄습해와 점점 빠르게 어둠이 짙어지는 숲길을 갈팡질팡 계곡을 따라 뛰듯이 걷다보니, 처음 시작했던 숲길의 입구가 400미터 남았다는 이정표가 반갑게 나타나 잠시 걱정했던 마음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른다더니, 추억의 숲길 탐방이 바로 신선놀음이 아니였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