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하노이의 아침은 언제나 처럼 활기찬 오토바이 군단의 거리 질주로 부터 시작되었다.
서호 호수 트레킹을 위해 쩐꾸옥 사원앞 까지 호텔 리셉션에서 불러준 그랩택시를 탔다.
봄 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 햇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우수갯소리가 있듯이, 가을 햇살은 견딜만 하겠다는 생각에 모자도 없이 서호 호수에 도착하고보니, 비록 가을 햇살이 순하다곤 하나, 눈을 뜨기 힘들어 4만동(한화 약2,000원)을 주고 빨간 모자를 샀다.
그리고, 트레킹을 시작한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가을 더위에 갈증을 못 이기고 사탕수수즙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한잔에 만동(한화 약500원)이라고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고, 유쾌하게 즙을 짜는 아주머니의 모습에서 행복의 씨앗을 보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서호 호수 둘레길에 대한 실망은 걷기 시작한지 30분경 부터 점차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숲길과 흙길을 기대했던 서호 호수 둘레길은 아스팔트와 위험한 차도가 혼재된 그냥 도심의 평범한 도로라 생각해도 좋을 정도의 그저그런 길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은 호수와 도심의 스카이라인과 간간히 드러나는 가을하늘이 작은 위로가 되었다.
새로산 트레킹화가 화근인지, 걷기 힘겨워하는 아우를 달래가며 서호놀이공원을 지나 카페에서 망고주스로 휴식을 주고, 택시를 불러 타고 롯데마트에 갔다.
하노이의 랜드마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롯데센터의 백화점 지하 1층에 위치한 롯데마트의 엄청난 규모에 놀랐고, 저렴한 베트남산 제품들의 가격에 놀랬다.
머잖아 하노이의 재래시장도 한국의 재래시장 같은 운명이 될것 같은 불길한 조짐이 겹쳐 보였다.
오후 다섯시 반쯤 호텔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한뒤, 금토일에 열리는 야시장을 찾아 이곳 저곳을 기웃 거리다가 깔끔해 보이는 베트남 식당에 들어가서 파인애플볶은밥과 돼지고기볶음, 그리고 어제와 같이 모닝글로리를 주문하고, 베트남 전통 음식중의 하나인 반세(쎄)오를 추가 주문했다.
그리고, 친절한 종업원의 반쎄오 먹는 법에 대한 시범교육을 받고 눈 깜짝할 새에 식사를 마쳤다.
맥주거리와,
야시장의 생기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주말 3일간 자동차없는 야시장은 관광객들에게 하노이의 명소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며 야시장을 다시 한번 돌아 숙소로 돌아와 하노이에서의 두번째 날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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