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사파·닌빈 이야기

하노이 하늘 아래서 베트남의 첫날을 맞다

Chipmunk1 2018. 10. 11. 21:00

우여곡절 끝에 인천공항 스카이허브 라운지에 머물다 탑승 시간에 맞춰서 탑승 게이트로 바쁜 걸음을 재촉했으나, 슬픈 예감은 언제나 적중되듯 30분 연착이 되어, 30분 늦은 새벽 0시 20분에 하노이에 도착했다.

 

새벽 1시가 넘어 호텔에 짐을 풀고 잠들기를 청했으나, 잠자는 시간을 놓쳐서 인지, 거의 뜬 눈으로 지새우다시피하고 아침을 맞았다.

 

 아주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룸의 각종 불편사항을 호텔 매니저를 불러 해결하고 서둘러 호텔을 나섰으나, 이미 11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것은, 불결하게만 보였던 샤워부스의 샤워기 헤드를 호텔 매니저가 한마디 구차한 변명도 없이 즉시 새것으로 교체해 주었으며, 그로인해 남은 4박5일이 깨끗하게 수리된 룸에서 지내게되어 호텔 매니저에게 많이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호텔에서 불과 600m 떨어져 있는 프랑스 식민시절인 19세기에 건축된 성요셉 성당을 제일 먼저 찾았다. 결혼식을 앞둔 선남선녀가 성당 앞자락을 선점하는 통에 멀리서 카메라에 담아야했다.



하노이 하면, 제일의 명소로 주저없이 손에 꼽을 호안끼엠 호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호수의 중앙에 자리잡은 카페에서 호수를 조망하면서 주변 식당들에 비해 3배 가까이 값비싼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해물볶음밥과 오징어 볶음밥, 그리고 망고주스가 약간의 팁을 포함해서 50만동(약 2만5천원)의 거금(?)을 점심값으로 지불했었지만,


호텔근처에 있는 베트남 전통 음식점에서 분짜와 쌀국수와 모닝글로리, 그리고 망고주스를 포함해서 21만동(한화 약 10,500원)으로 만족스러운 맛난 저녁을 해결했으니, 베트남이기에 가능한 기분좋은 경험이었다.

호안끼엠 호수를 한바퀴 돌고, 하노이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동쑤언 시장을 찾아나서다가, 한국 관광객들이 베트남에 오면 꼭 찾는다는 콩카페를 상점들이 즐비한 사거리에서 발견하고, 성요셉 성당앞에 있던 콩카페에 들어가려다 담배연기 때문에 포기했던 그 콩카페를 반가운 마음에 동쑤원 시장 가던길을 멈추고 기쁜 마음으로 들어갔다.

2층으로 안내되어 코코넛밀크 스무디를 주문하고, 특이하게 좌석식 테이블로 채워진 홀을 둘러보다, 아직도 전쟁의 상처들을 빛바랜 사진과 총탄자국이 선명한 벽들에서 발견하고, 지난번 호치민에서 보았던, 전쟁박물관에 전시되어있던 끔찍한 사진들이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우리도 일정부분 베트남에 빚을 진 느낌을 온전히 버릴수가 없었다.

 한참을 콩카페의 분위기에 압도되다가 동쑤언 시장을 찾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 아동복 코너 부터1층 짝퉁 유명메이커 코너 까지 차분하게 둘러보았다. 마치, 옛 동대문 평화시장을 둘러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베트남은 한걸음 한걸음 잰걸음으로 우리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었다.


인도를 점령한 오토바이와 음심점들의 간이 의자에 의해, 정작 인도를 걸어야할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채 차도에서 아찔한 통행을 해야하기에, 졸면 죽는다는 코미디 같은 이야기가 이곳 하노이에서 농담처럼 혼잣말을 하면서 피곤한 발걸음을 호텔로 옮겼다.

그리고, 피곤한 몸을 호텔 스파의 침대에 누이고,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으며 여독을 풀었다.

매번 마사지를 받으면서 느끼는 감정이지만, 누구는 손가락이 마비되는듯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쉬지않고 두시간을 봉사하고, 누구는 단지 돈 몇푼을 포기함으로써 엄청난 혜택을 누릴수 있다는 현실에 늘 마사지사들에게 인간적으로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게된다.


저녁식사후, 발길 닿는대로 한시간 정도 걷다가 호텔로 돌아와서 내일의 서호 트레킹(약17km)을 준비했다.

한무리의 오토바이들이 깊어가는 하노이의 밤거리를 질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길었던 하노이의 첫날을 아쉬움없이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