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은 생명의숲, 유한킴벌리와 공동으로 제1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를 열어 서귀포 치유의 숲을 대상(아름다운 생명상) 숲으로 선정했다."라는 신문기사가 2코스 대수산봉을 오르다 잠시 쉬며 검색던 내 눈에 띄였다.
제주를 떠나기전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보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첫배로 마라도를 나와 완주증서를 받기 위해 서귀포 올레여행자센터에 가면서 서귀포 치유의 숲 가는 길을 검색했다.
그리고, 올레여행자센터에서 나오자마자 서귀포 치유의 숲으로 무작정 갔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약간의 입장료를 내고, 사전 예약에 의해 주중 300명, 주말 600명이 매 시간 마다 마을해설가 선생님의 안내로 약 두시간 정도, 수령이 약 60년 이상인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주로 빽빽한 숲에서 맘껏 피톤치드로 산림욕을 즐기고, 시간이 된다면, 주변의 다른 오름들과 연계해서 계속 트레킹도 가능한 천혜의 숲이다.
곧게 뻗은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조화롭게 숲을 이루고, 식재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어린나무 부터 수령이 60년 이상된 우람한 나무 까지 연차별로 골고루 분포되어 있어서 균형잡힌 숲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기에 충분했다. 물론, 숲을 자연 그대로 보존해야 하기에 음식물을 숲 속에서 자유롭게 섭취할 수 없음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3일전에 예약하면 지역 주민들이 정성껏 마련한 '차롱도시락'이라는 대나무 바구니에 담긴 로컬푸드를 맛볼 수 있다하니 다음에는 시간여유를 가지고 맘껏 즐겨보리라 마음 먹었다.
나와 같은 기수(물론 소속 지자체는 다르지만, 도농교류촉진법에 근거하여 2015년 부터 양성된 마을해설가)인 마을해설가 선생님이 시이적절하게 맛깔스런 제주 사투리를 섞어 진행하는 숲 해설이 귀에 쏙쏙 들어왔고, 숲길 이름들도 제주 사투리로 명명되어 엄부랑(엄청난) 치유숲길, 가베토롱(가벼운) 치유숲길, 숨비(가뿐숨)소리 치유숲길, 벤조롱(번지르한) 치유숲길 등등에, 정감가고 흥미진진한 해설이 곁들여지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었다.
비도 간간히 내려 가을 더위를 식혀주었지만, 단풍이 아직인 점이 조금 아쉬웠고, 하늘이 우중충해서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릴것 같은 숲이, 본의 아니게 회색 하늘과 불협화음을 이루고 있음이 조금은 아쉬웠다.
벼락 맞아 쓰러지거나, 강풍에 쓰러진 편백나무를 잘게 잘라서 발로 밟고 누워서 힐링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 편백나무 힐링장이 이색적이었다. 오늘은 눕는 체험은 못했지만,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 기회에는 하늘을 보고 누워 보기로 하고 아쉽지만 힐링장에서 발을 뺐다.
앞으로 제주를 찾을때 마다 이곳은 필수 코스가 될듯 싶다. 계절이 바뀔때면 어떤 모습으로 나를 반겨줄 것인지 궁금해서라도 반나절 정도 할애해서 꼭 다녀가지 않을까 싶다.
더우기, 동행해 주신 서귀포시의 마을해설가 선생님과 인증샷을 하고 있는데, 다른 세분의 해설가 선생님들이, 나도 같은 마을해설가라는 얘기를 들으시고는, 내일 한번 더 본인들과도 같이 걷자고 유쾌한 농담을 건내와서, 내일 제주를 떠나야 하기에 내년에 꼭 다시 오겠다 유쾌하게 웃으면서 방문자센터를 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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