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야기

제주올레길 완주 에필로그

Chipmunk1 2017. 11. 11. 08:26

 

  작년 1월에 첫 올레를 시작해서, 두달 후인 3월에 첫번째 완주를 하고, 스스로가 얼마나 대견스러웠던지!!!!!

 

  그리고, 친구들과 같이 찾았던 작년 4월에 1-1우도 코스를 시작으로 두번째 올레를 시작했으나, 4인4색이라 했던가? 올레길에 대한 서로의 생각이 다름을 새삼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간간이 비도 내리고 6코스, 7-1코스 등 6박7일 동안 3개 코스를 마치고, 강풍으로 비행기가 결항되는 바람에 하루 더 제주에 머물다 절물자연휴양림을 조금 거닐다 올라왔다.

 

  그리고, 귀촌을 위한 농촌투어와 순창에 집을 마련해서 수리를 하는등, 올레길은 잠시 잊고 지내다, 금년 4월에 선배와 친구와 셋이 의기투합해서 비내리는 날에 제주에 다시 왔다.

 

  작년 4월에 같이 왔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제주올레길이 처음인 두사람들 인지라, 작년 친구들과 같이 했던 불협화음의 시간들이 떠올라 9박10일의 끝이 어떨지 기대와 흥분과 불안이 사뭇 교차되었다.

밤새 세차게 내리던 비가 거짓말 처럼 그치고, 아침 일찍 서귀포 올레시장 부근의 숙소를 출발, 모슬포항에서 가파도의 청보리도 볼겸 10-1가파도 코스를 필두로 첫번 완주때 코스폐쇄로 완전히 밟지 못했던 10코스를 역올레 하고, 다음날은 7코스, 그리고 8코스 까지는 순조롭게 지나는가 했는데, 아들이 신던 운동화를 신고 왔던 친구가 올레길에 대한 회의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끝내는 5코스 역올레와 17코스 역올레로 반만 겨우 걷고, 9박 10일 동안 5개 코스 반 만으로는 다소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이 만족해야만 했다.

 

  그 뒤로 작년에 같이 왔던 친구들과 지난 4월에 왔던 친구로 부터 올레길에 대한 소회 같은 이야기는 아직 까지 별반 없었다. 다만, 지난 4월에 같이 왔던 선배는 올레길에 매료되어 시간만 맞출 수 있다면, 함께 다시 가고 싶다 한다.

 

  금년들어 지난 5월은 ’2017 아름다운 우리숲길 원정대’의 일원이 되어,한라산둘레길의 동백길을 시작으로, 전국의 8개 숲길을 걷는 대장정을 시작하게 되어, 나흘전에 제주로 날아와 18-1 추자올레를 시작으로 17코스를 정올레로 마무리하고, 18,19,20,21,1코스등 6박7일 동안 동백길과 추자도 포함 6개 코스 반을 마무리, 총 15개 코스를 걸었다.

"역시 혼자 걷는 올레가 제 맛이다"라는 교훈을 재삼 상기 시키면서, 여름은 집안의 연이은 우환으로 인해 올레길을 잊고 지내야 했다.

 

  그러던 중, ’추자도 참굴비 축제’가 열리는 9월에 다시 제주를 찾았다.

추자올레는 이미 지난 5월에 갔다 왔기에 이번 완주에는 중복되는 길이긴 했지만, 명분상 굴비축제 참가로 제주에 왔기에, 나바론절벽을 해안에서 샅샅이 감상하기로 마음먹고, 추자도를 포함 11,12,13,14-1코스 까지 4개 코스를 걷고, 나머지 7개 코스는 11월 초에 예정된 ’2017 제주 올레걷기 축제’에 마무리 하기로 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마침내 시월의 마지막날 밤에 두번째 완주의 빠진 퍼즐 일곱개를 마저 채워 넣기위해 제주에 다시 왔다.

16코스 역올레를 필두로, 15(B)코스 역올레, 14코스 역올레, 3코스, 4코스 역올레, 2코스, 9코스를 마지막으로 스물여섯조각 올레 퍼즐을 두번째 완성했다. 2017.11.6.

 

  첫번째 완주때는 1,3월에 두번 방문해서 쌈빡하게 마쳤었던거 같은데, 이번 두번째 완주는 꽤나 지리하게 오래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두번 완주 중에서 4~5개 코스를 제외하고는 놀멍쉬멍하는 올레길의 정신을 벗어난 전투적 올레가 아니였나 싶다.

곰곰히 나를 뒤돌아 보고, 내가 두번 완주한 기간보다 짧은 기간동안에 열번을 완주한 지인 왈"완주 뱃지 수집에 대한 욕심과 경쟁심 때문에 무모한 올레길 완주의 전설이 된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번 완주 후에는 스탬프 없이 걷는다는 어느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결론을 내려본다.

 

  어쩌면 자유롭게 바다와 숲을 지나고 싶었으나, 나도 모르게 완주 스탬프라는 족쇄를 차고 때로는 무거운 발걸음을, 자신과의 싸움이라 생각하고, 무지 속에서 나를 힘들게 한 것은 아니였는지?!

나의 어리석음을 뒤늦게나마, 나 자신에게 속죄하고, 더 이상의 무모한 완주 욕심으로 부터 벗어나, 아무런 구속도 없이 걷고 싶은 숲과 길과 낮은 오름을 즐기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7번의 제주 방문과 70여일간의 제주 올레 여행을 통해 얻은 잊지못할 많은 추억들과, 올레길이 인연이 되어 만났던 좋은 인연들은 두고두고 내 맘 속의 행복 사진첩에 소중하게 간직해서,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하고, 또 다른 나의 삶의 나이테를 만드는 시간을 향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어떠한 굴레도 거부한 채로 자유롭게 맘껏 걷다가, 이 세상에서 소풍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는 너털웃음 시원하게 웃으면서 아쉬움 없이 훨훨 날아 오르고 싶다.

http://blog.daum.net/tglife/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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