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봄날아침 우화정 원앙 두쌍

Chipmunk1 2025. 4. 15. 05:14

2025. 04. 07.

겨우내 동북쪽에서 시작하던 아침해가 동남쪽으로 조금씩 내려오면서 봄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우화정 동편 기슭엔 개나리가 만개하고, 개나리가 피기 시작할 즈음 원앙 두 쌍이 우화정을 유유히 유영하는 모습을 찾아서, 평소에는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우화정에 까지 올라서서 사방팔방 시선을 집중합니다.

순창군 복흥면으로 연결되는 내장산길 단풍고개를 힘겹게 넘어오는 따스한 아침해가 우화정 지붕 위를 환하게 비춰오면 어느덧 어둠 속에서 밝아오는 우화정은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고 물소리 새소리로 시나브로 아침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윤슬이 비추기 시작하는 우화정 연못 동남쪽 가상자리에서  원앙 두 쌍이, 한쌍은 나무 위에서, 한쌍은 신선폭포가 시작되는 동쪽 언저리 쪽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다가, 주위의 시선이 느껴지면, 푸더덕 앞서거니 뒤서거니 잠시 날아갔다 날아오기를 반복합니다.

아담한 우화정을 들락날락하다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원앙을 관찰하기엔 너무 넓다 생각되는 우화정 둘레길을 하릴없이 여러 바퀴 돌면서, 윤슬을 타고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원앙 삼매경에 빠져봅니다.

사랑스럽지만 예민한 원앙 두 쌍이 모두 계곡 아래로 날아가면, 우화정의 행복한 봄날 아침은 중천을 오르기 시작한 선명한 아침해의 데칼코마니가 서서히 우화정을 찬연히 빛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