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7.
#오블완

"시무책 10조"와 "계원필경"등을 저술한 신라 헌강왕 때의 학자이자 외교문서 작성에 탁월했던 대문장가 최치원 선생이 진성여왕 시절 함양태수로 부임하여, 풍수해로 인한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1,100여 년 전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조림에 의한 숲을 조성한 것이 오늘날의 함양숲으로 천년의 세월을 지켜온 숲은 인공의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고 천년 세월의 천연숲이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없었겠지만, 함양상림숲의 랜드마크처럼 아름다운 연꽃정원에는 봄에는 원앙이 노닐고, 여름에는 연꽃과 수련이 아름답고, 가을에는 수련은 물론이고 빨갛고 노란 물칸나가 연못을 아름답게 수놓습니다.

여름 내내 연못을 지켜 온 각양각색의 수련잎들도 가을의 연꽃정원을 아름답게 꾸며줍니다.

나그네를 기다려준 각종 수련들이 작은 무리를 지어 자칫 허전할 수 있는 가을의 연못을 풍성하게 만듭니다.

연꽃의 가족들 중에서는 가장 작은 어리연 중 하얀 어리연보다는 조금 더 큰 노랑어리연도 연못의 곳곳에 구색을 맞추고 있습니다.

물양귀비도 한쪽 구석에 나름의 군락을 만들어 여름과 가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습니다.

이제 막 대관식을 마친, 연꽃 가족들 중에서는 가장 큰 연꽃 중의 하나인 빅토리아 수련이 곧 있을 후배 빅토리아 수련의 대관식을 준비 중입니다.

부레옥잠과는 달리 수면 위로 쑥 올라와 있는 얼마 남지 않은 매혹적인 보랏빛 물옥잠도 연못의 변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꽃정원 가운데 팔각정 앞 뜰에는 좁은잎백일홍이 수줍게 가을의 정원을 지키고 있습니다.

연꽃정원을 벗어나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밝은 핑크빛 여우꼬리 맨드라미가 금방이라도 뛰어올 듯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국화향 가득한 국화꽃밭이 가을의 정취를 대변합니다.

멀리서 빨간 유혹을 따라가 보니, 대중가요 노랫말이 떠오르는 베고니아가 온통 붉게 물들이며 가을에 마침표를 찍고 있습니다.

더욱이 베고니아 사이사이에서 천진난만하게 환한 얼굴을 내밀고 있는 해바라기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꽃처럼 보입니다.

아리따운 여성들이 유혹하는 빅토리아 블루라고도 불리는 숙근사루비아가 아련해진 옛 추억을 소환합니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아리따운 숙녀들이 숙근사루비아 가운데 모여 가을을 만끽하는 모습 또한 아름다운 상림숲의 가을풍경입니다.

그리스로마시대 까지도 종이의 원료로 사용되었다는 수생식물 파피루스도 있고, 중간중간 팜파스 그라스가 함양상림천년의 숲 속 꽃밭에서 가을꽃들의 파수꾼이 되어 상림숲의 가을을 지켜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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