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02.
내장산 작은 암자로 시작해서 성장한 내장사
천왕문과 정혜루 사이에 작은 연못 하나 파서
화마를 다스리려 한 절심함에도 아랑곳없이
연못에 투영된 내장사 전경이 쓸쓸해 보이고
공허하게 들려오는 염불소리와 산새소리는
청아하게 들려오지만 봄은 아직인 듯싶네요
어처구니없는 방화로 웅장했던 대웅전 자리
작고 초라한 가건물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수년간 재건축의 손길이 닿지 않고 방치된 듯
가까이 다가가기에도 속상한 마음이 커지니
멀리서 바라만 보다 마음 다잡고 다가갑니다
거듭되는 방화로 이제는 나라에서도 손 놓고
가입된 화재보험도 방화 단서조항 때문인지
보험금 한 푼 받을 길이 없다 하니 빼곡히 적어
불자들에게 대웅전 중창에 십시일반 해주길
간곡하게 바라는 마음을 벽면에 적은걸 보고
머잖아 다시 세워질 대웅전을 마음에 새기니
드디어 내장사에도 진정 봄이 오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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