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15.
작년보다 일주일 정도 일찍 찾아온 금산사는 작년 보다도 오히려 가을이 더 일찍 떠나려는 듯싶습니다.
이번 가을만 짧아진 것인지, 아니면 점점 길어지는 겨울을 예견하는 서곡인지 모르겠습니다.
하늘은 아직도 눈이 시리게 높고 푸르건만, 떨어진 낙엽은 어느새 대부분 사라지고, 하나 둘 겨우 매달려 있는 낙엽이 애처롭게 보이는 옷 벗은 나무들이 허전하고 쓸쓸해 보입니다.
그나마 파란 하늘과 따스한 햇살이 수고한 가을을 아름답게 보내주려 애쓰는 모습이 작년 분위기와 비슷한 공원의 넉넉하고 편안한 품에서 잠시 머물다 일주문으로 향합니다.
일주문을 지나고 천왕문을 지나 대웅전과 미륵전을 지나 오 층 석탑이 있는 탑사위로 올라가 석탑 앞에서 잠시 소원을 빌고, 탑사 아래 보이는 웅장한 대웅전과 미륵전과 광활한 경내와 첩첩산중 모악산의 위용에 무념무상 숙연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늦가을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금산사 경내를 돌아 나와 제법 울긋불긋한 산책길을 음미하면서 만추의 김제 모악산 금산사를 또 다른 추억 속의 사진첩에 고이 담습니다.
금산사를 떠받들고 있는 모악산 계곡을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와 온갖 새소리를 들으면서 내년 가을에는 조금 더 서둘러 금산사의 만추를 담으러 와야겠다고, 그때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평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간절한 바람을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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