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15.
나그네가 알고 있는 연꽃의 성지 중 한 곳인 전주의 덕진공원도 계절을 이겨내지 못하고, 텅 빈 연못 위에 화려했던 연꽃 대신 시들대로 시들어 버린 연잎이 연못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풍스러운 연화정도서관이 사시사철 고고한 자태로 덕진공원의 공허한 만추를 바라봅니다.
연지정을 비롯해서 연못 중간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정자들은 계절이 가고 오는 것에는 일도 관심 없는 듯 따사로운 가을볕에 물든 채로 만추의 광활한 덕진공원 연못을 넉넉하게 지켜봅니다.
언제 연꽃으로 가득 채웠었냐는 듯이 여름 내내 속내를 감추고 있던 연못이 활짝 열리고, 연못 바닥을 비추는 늦가을 태양이 눈부시게, 가는 가을을 기꺼운 마음으로 온몸으로 환송하고 있습니다.
애기단풍도 붉다 못해 노란색으로 바뀌어가고, 이제는 가을을 보내줘도 괜찮다고 자위하면서, 성큼성큼 다가오는 겨울을 기꺼운 마음으로 맞이합니다.
어느새 겨울을 이겨낸 듯 산철쭉과 진달래가 계절을 앞서가는 덕진공원의 만추는 시나브로 막바지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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