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3. 10. 06.
비내섬은 충청북도 충주시 앙성면 조천리에 있는 조금은 황량해 보이는 강 가운데에 있는 섬입니다.
한국관광공사가 시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한 여섯 군데 중 한 군데로 선정되었다기에 나그네는 지나는 길에 미리 다녀온 곳이지만, 지난 주말에 축제가 열렸더군요.
비가 많이 내리면 섬의 대부분이 물에 잠기기도 하거니와, 상위 댐의 수문이 열리기라도 할라치면, 섬에 있는 버드나무가 뿌리째 뽑힌 채로 흉물처럼 널브러져 있고, 하늘을 보고 드러누운 버드나무뿌리 사이에는 각종 나뭇가지와 쓰레기들이 바짝 마른 상태로 걸려있는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자연 현상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물억새꽃이 활짝 피어 무르익어가는 은빛 가을이 속절없이 깊어만 갑니다.
생각보다 태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로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모래와 자갈과 버드나무와 물억새가 제법 잘 어울리는 비내섬은 지난여름의 긴박했던 현장을 그대로 간직한 채 또다시 은빛가을을 맞습니다.
가을하늘에 적당히 섞여있는 구름이 뜨거운 저녁 햇살에 회색빛으로 탈바꿈하니, 억새밭 중간중간 우뚝 선 억새꽃에 태양이 걸려있는 모습이 마치 호롱불이 켜진 채로 저녁을 맞는 듯한 비내섬의 전경은 "사랑의 불시착"이란 드라마를 촬영하기에 안성맞춤이었지 싶습니다.
벤치 하나 없고, 흔한 타이어 재생 도로도 없는, 인공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비내섬의 모습에서 가을 해가 점점 떨어져 가는 환경친화적인 물억새와 버드나무와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점점 어둠 속으로 숨어드는 자연의 보고에서 무념무상하며 깊어 가는 가을 속으로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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