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3. 20.
가 본 곳을 또 간 거냐고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웃기도 하지만
금년에도 어느덧 세번째
습관처럼 찾아온 새연교
서귀포항을 내려가는 찻길에서
멀리 낯익은 불빛이 반짝일 때면
내 마음도 덩달아 설렘으로 가득
주황불빛 융단이 깔린 새연교를 건너면
상큼한 밤공기가 달콤도하고
새로이 단장된 새섬 산책로가
지나간 추억들을 되살려준다
서귀포항의 야경에 취해
무념무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새섬의 중간지점
새섬둘레길 끄트머리에서
현란한 새연교의 밤풍경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부스럭 소리에 놀라 길섶을 보니
새끼고양이도 밤마실 나와있다
아쉬운 새섬 둘레길이 끝나갈 즈음
새연교를 바라보는 반짝이는 눈들
노란 유채꽃이 새연교를 추앙한다
어느덧 새연교가 조금씩 가깝게 보이는 것은
새연교와의 짧은 만남이 끝나고 있다는 반증
오롯이 등 뒤에 새연교를 남겨둔 채로
총총총 깊어가는 봄밤을 빠져나온다
'제주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시리 녹산로에 봄비는 내리고, 설익은 유채꽃 벚꽃은 봄비에 젖어 싱그럽고, 하릴없이 봄은 깊어만 가고...... (8) | 2023.03.28 |
---|---|
휴애리에서 서향(천리향)에 취하고, 봄에 취하다. (10) | 2023.03.27 |
유채꽃이 흐드러진 휴애리 (8) | 2023.03.24 |
유채꽃이 피어 봄인가 싶었던, 우도의 겨울을 대하는 설날 자정 나의 단상(斷想) (12) | 2023.01.22 |
새연교와 서귀포항의 야경, 그리고 새섬 산책길이 다소 새롭기도하고 낯설기도 한 겨울밤 나의 단상(斷想) (10) | 2023.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