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09
협재하면 떠오르는 에메랄드빛 청정 바다와 그 바다 끝에 그림같이 외로이 떠있는 비양도, 그리고 야자수가 철에 따라 조금씩 색의 변화가 있을뿐, 언제나 변함없이 협재해변을 포근하게 감싸안고 서 있다.
짧아진 해가 늬엿늬엿 떨어지고 있지만, 차가워 보이는 바닷물에 들어가 무엇을 잡는 것인지, 지난 여름을 아쉬워하며 겨울이 오기전에 발이라도 담글 요량인지 속내를 알수는 없지만 첨벙첨벙 청정바다를 즐긴다.
신비의 섬 비양도의 최고봉인 비양봉에서 바라보이는 협재해변은 한라산 아래 환상의 낙원처럼 보여 누구나 가고픈 마음이 들 정도로 한폭의 그림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협재해변의 진면목은 가까이서 보는 청정의 에메랄드빛 바다와 맑고 푸른 하늘이 하나가 되고, 잔잔하고 청아한 파도소리가 귓가에 닿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누가 시작했는지 알수는 없지만, 하나둘 쌓아올린 돌탑이 아슬아슬 중심을 잡고 비양도를 바라보며,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마음들이 한데 모아지고, 누군가는 그 돌탑들 사이에 서서 인증샷을 남기기도 한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야자수잎도 갈색으로 바뀌고, 언제부턴가 야영족들의 텐트가 빈틈없이 들어선 야자수숲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금능해변 넘어 백년초가 숲을 이룬 월령포구 쪽으로 해가 나른해진 몸을 누이기 시작하고, 이내 해를 쫓아 얼마남지 않은 제주에서의 해넘이를 보기 위해 차귀도가 발아래 보이는 수월봉을 목표로, 제주도 최서단에 위치한 고산기상대로 조급해진 마음을 싣고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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