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05.
언제부턴가 주상절리가 바다 건너 철원과 경주에도 있음을 알게되었고, 제주도에도 수월봉과 차귀오름 해안과 중문색달해안 등에도 주상절리가 산재해 있음을 알게 되었기에, 대포항(대포포구) 북쪽에 있는 주상절리를 그냥 주상절리라 명명하지 않고, 특별히 '대포주상절리'라 부르는 것이 마땅하게 이해가 되었고, 주상절리 중에서도 형태와 규모가 으뜸이기에, 오늘같이 찬바람이 강한 늦은 오후에도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듯 합니다.
올레길 8코스가 대포주상절리공원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어지니, 낮은 담장 너머로 어렴풋이 보이던 대포주상절리(공원)를 지났다는 기억이 새롭지만, 입장료(2,000원)없이 지났다는 기억이외에는 아주 오래전 수차례 왔었던 기억들, 그리고 최근 두어차례 왔었던 기억속에, 오늘 처럼 화창하고 사진을 선명하게 촬영할수 있었던 기억은 거의 없을 정도로 오늘 대포주상절리의 절경은 나의 부족한 어휘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만큼 환상적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바다와 하늘이 한 덩어리가 된듯, 구름과 마라도와 가파도와 송악산과 산방산과 한라산 까지 촘촘하게 경계를 만들고, 찬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도 태양은 어찌 그리 강렬하던지, 대포주상절리의 가을은 겨울까지 품은듯, 해넘이를 기다리다 온몸이 덜덜 떨리는 추위에, 매표소 관리인에게 차에 가서 옷을 더 입고 오겠다고 말하고, 잠시 공원을 빠져나와 털모자와 장갑, 그리고 두꺼운 윈드자켓으로 완전무장해야 했습니다.
태양이 구름을 타고 조금씩 바다로 떨어지면서, 주상절리를 때로는 거무스름한 색으로, 때로는 황금색으로, 때로는 옅은 갈색으로 시시각각 변모시키며 주상절리의 가을에 마술을 걸었고, 나는 자연의 신비에 몰입해 한동안 헤어나지 못하면서, 대포주상절리에 겨울같은 가을을 고스란히 두고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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